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첫 판에서 의외의 복병 네덜란드에 덜미를 잡히며 궁지에 몰린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이제 그야말로 '진인사대천명'입니다.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해 승리를 거두고 2라운드 진출 여부는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대만 타이중 현지에 나와 있는 MLB 스카우트들의 평가를 빌면 일본에서 벌어질 다음 라운드 진출이 불가능은 아니지만 녹록치가 않습니다. 한국은 능력을 회복할 것이지만 대만이 예상보다 더 강하다는 평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호주는 충분히 제압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만과의 마지막 경기는 한국의 근소차 우세 예상 속에 접전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타이중 구장에는 MLB 스카우트가 대거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국-대만전은 한국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라운트 진출은 안개속입니다. 사진=스포츠조선 김경민 기자>

익명을 요구한 이 스카우트는 한국과 대만, 네덜란드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오래 스카우트 경험이 있는 그는 우선 한국 팀에 대해서는 "첫 경기에서 너무 긴장한 것 같았다. 최근에 공격력이 점수를 못 낸 것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을 했는지 긴장해서 수비도 안 되고 투수진도, 공격도 너무 굳어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좋은 경기를 한 번 하면 풀릴 것이다. 본연의 경기만 하면 호주는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날씨가 안 좋고 상당히 추운데 오히려 한국이 그런 상황에는 가장 강한 팀 아닌가. 오늘 호주 경기에서는 한국 타선이 폭발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네덜란드에 대해서는 "메이저와 마이너의 타자들이 많이 포진한 타선은 강한 반면에 솔직히 투수진은 강한 편은 아니다. 그래서 한국 타선이 첫 경기에서 말린 것이 아쉬운 점이다."라며 "한국 타자들이 여유 있게 대처했더라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투수진이었다."라고 평했습니다.

문제는 대만입니다.
그는 "대만은 아주 강하고 짜임새가 있다. 타자들도 여유가 있고 1번부터 9번까지 끈질기게 방망이를 돌린다. 전력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한데다 홈필드의 이점과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으로 야구할 맛이 날 것이다.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경기를 하는 것이 대단히 인상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두 경기를 본 대만의 야구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타선이야 전통적으로 힘이 있는 대만이지만 타자들의 변화구 대처 능력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타석에서의 자신감과 끈질김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특히 눈을 끈 것은 수비입니다. 땅볼 전문 왕첸밍이 선발로 나선 1차전 호주와 대결에서 대만은 3개의 병살을 깔끔하게 성공시켰고 무실책의 수비력을 보였습니다. 네덜란드와 2차전에서도 병살 하나가 있었고 외야에서 한 번 실책이 나왔습니다. 과거에 비해 훨씬 탄탄해진 내야 수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대해 이 스카우트는 한국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한국이 이길 것 같다. 네덜란드전은 타선의 부담으로 투수진은 점수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 수비는 실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경기가 안 풀렸다고 본다. 호주를 얕보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한국보다 약하므로 호주에 이기면 긴장도 풀릴 것이다. 국제대회를 보면 한국은 늘 벼랑 끝 승부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라고 평했습니다. 그는 특히 이날 아침 스카우트끼리 모인 자리에서도 대만과 한국전 이야기가 나왔다며 "대만의 투수진보다 한국 투수진이 강하다. 대만 투수진은 구위는 보통인데 앞선 두 경기에서는 훨씬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 타선이 풀린다면 공략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2라운드에 누가 진출할지는 정말 예측할 수 없다며 "세 팀이 2승1패가 될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복잡한 타이브레이커 규정을 따라야 한다. 그러면 오히려 네덜란드가 유리하고 대만과 한국 중에 한 팀이 탈락할 수도 있어 1점 1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타이중에는 MLB 30개 팀에서 모두 스카우트가 파견된 상태입니다. 팀 별로 많게는 4명까지 스카우트를 파견해 각 팀의 선수 파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스카우트는 "특정 선수를 보러 온 것은 아니다. WBC는 각 나라의 최고 선수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라서 MLB의 모든 팀에서 이곳 타이중은 물론 일본과 미국 등 WBC 예선 대회가 열리는 모든 곳에 스카우트를 파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새로운 유망주의 발굴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다른 팀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해서도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자리다. 나중에 트레이드나 외국 선수 영입에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특별히 눈여겨보는 한국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에는 좋은 선수가 늘 많다."라며 미소로 직답을 피했습니다.

일단 대한민국은 한국시간 오늘 4일 오후 7시30분부터 벌어지는 호주전에서 확실한 승리와 함께 컨디션을 회복한 후 5일 대만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처지입니다. 다행히 선수단의 경직됐던 분위기는 오히려 1차전 충격패 이후에 많이 풀어진 상태입니다. 남은 두 대결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며 큰 점수차로 승리해야 하는 힘겨운 과제가 남았습니다.

긴장감은 풀되 집중력은 초l고조로 높이는 고도의 '게임 페이스'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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