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의 포스트 시즌이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아시아 시리즈라는 마지막 대회가 남았습니다. KBO는 21명의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선수의 명단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스토브리그(SL)가 막을 올렸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당장 초미의 관심은 과연 MLB에 포스팅한 류현진(25)에게 적합한 액수의 포스팅 금액이 나와 MLB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인지, 혹은 팀과 선수의 자존심을 살리기에는 부족한 액수에 그쳐 2013시즌에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인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미국 현지의 류현진에 대한 평가가 이리저리 엇갈리며 다소 혼란스런 분위기입니다. 류현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현지 언론 기자가 많지 않으니 간접 취재에 의한 제각각의 주관적인 평가가 어지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프로야구에서 직접 뛰면서 류현진이 투구하는 것을 보고 또 맞대결을 펼치기도 한 외국인 선수들의 눈에 비친 류현진은 어느 정도의 투수일까요? 어쩌면 그들이 어떤 미국의 스카우트 이상으로 류현진을 파악하고 알고 있을 수 있습니다. 라이언 사도스키는 3년간 국내에서 뛰어 가장 객관적이고도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셰인 유먼은 '유먼진'이라는 별명을 들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인 비슷한 왼손 투수에다가 류현진을 평소에도 관심 있게 지켜본 선수입니다. 더스틴 니퍼트 역시 2년간 한국에서 뛴 경험과 수차례 맞대결을 펼치는 등 류현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덕 클락은 류현진의 동료로 또 적으로 상대해본 경험도 있는 타자입니다. 팀 동료로 뛰기도 했고 또 상대 투수로 맞상대를 벌이기도 한 외국인 선수들의 류현진에 대한 평가와 조언은 긍정적이면서도 또 상당히 솔직하고 세밀하기도 합니다. 성공 가능성과 어떤 리그나 팀이 나을지, 혹은 부정적인 면은 없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셰인 유먼- 빅리그 투구가 될 모든 것을 갖춰


류현진은 성공적인 빅리그 투수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MLB 팀에서 투수로 기여할 수 있는 체격과 태도, 그리고 구위까지 모두 갖췄다. 내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것은 그의 공격적인 자세다. 그리고 그는 스트라이크를 아주 많이 던지는 투수이며 마운드에서 당당하다. 그 모든 점들이 빅리그 투수로서 속색이 없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류가 반드시 명심해야하는 점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리그나 팀은 그에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디트로이트 로테이션의 중간에서 던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기는 하다. 우완 강속구 투수 일색인 그 가운데 류현진이 나서면 멋진 조화를 이룰 것이다. 그렇지만 그가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으며 그가 MLB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라이언 사도스키-강팀에서도 3선발 정도가 가능


미국의 팀이 원한다면 내가 그들에게 줄 정보를 그대로 이야기해보겠다. 류는 미국 프로에서 던질 수 있는 모든 역량을 갖춘 투수다. 특히 그의 체인지업은 당장이라도 미국에서 최고 수준임을 입증할 것이다. 제구력도 전반적으로 아주 뛰어나고 커브와 슬라이더도 쓸 만하다.
가장 부정적인 측면은 홈런이 될 것이다. 삼진이 아닌 그의 아웃은 대부분 뜬공이 많고 그러면 홈런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커진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많은 이닝을 던진 그의 팔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수많은 이닝을 던졌고 2010년부터 강속구의 구속이 조금 떨어지고 있다. MLB 팀은 적어도 3년에서 5년 정도의 투자를 해야 그와 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류가 자신의 정상급의 모습을 보인다면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전력의 팀에서 3선발 정도를 담당할 수 있다. 물론 문화적 충격이 있을 테지만 충분히 빅리그에서 뛸 수 있다. 아마도 3,4선발 정도는 무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스틴 니퍼트- 미국에서 더욱 좋은 투수로 발전할 것


류현진은 미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리그도 가든 상관이 없다고 본다. 그를 획득하는 팀은 한국에서 미국 야구로 정착하는데 최선을 다해 그를 도울 것이다. MLB에는 선수들을 개발하고 발전시킬 다양한 자원과 방법이 대단히 풍부하다. 25세의 투수로는 이미 아주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는데다 MLB에서 뛰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미국 야구에 적응해가면 분명히 성공적인 투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행운을 빈다.

◆ 덕 클락-강속구와 변화구 모두 좋아


충분히 투수로 빅리그에 도전해볼만하다. 지난 2년간 못 봤지만 여전히 한국 야구를 압도하고 몸 상태가 좋다면 빅리그에서 효과적인 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춘 투수다. 좌완 투수로서 투구 동작도 좋은데다 구속도 수준급이고 제구력이 아주 좋다. 강속구를 스트라이크존 안팎으로 던질 수 있으면 구속 변화에 능하고 체인지업과 커브 등 변화구 구사력도 뛰어나다. 그 정도의 능력을 지닌 왼손 투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느 팀에 가도 당장 선발 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류현진을 직접 보고 대결을 펼친 외국인 선수들의 의견은 일치합니다. 충분히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선발 투수라는 것. 과연 2013시즌에 그 기회가 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