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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트=조형규 기자] UFC 측의 기행에 참다못한 챔피언이 분노를 터뜨렸다.

현 UFC 플라이급 챔피언인 드미트리우 존슨(31, 미국)이 마침내 폭발했다. 상황에 따라 말과 태도를 바꾸는 데이나 화이트 대표를 향해 "모두 끝났다. 데이나 화이트가 나를 X 먹이고 있다"며 원색적인 욕설까지 서슴지 않고 독한 말을 쏟아냈다. 

존슨은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북미 종합격투기 전문 매체인 'MMA 파이팅'의 아리엘 헬와니 기자가 진행하는 'MMA 아워'에 출연하여 'TJ 딜라쇼와의 대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플라이급을 폐지하겠다'며 협박하고 나선 UFC와 데이나 화이트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얼핏 보면 밴텀급 랭킹 1위이자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낮춰 챔피언에 도전하고자 하는 딜라쇼의 도전을 존슨이 피하는 모양새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여태까지 UFC 플라이급을 둘러싸고 진행되어 온 상황의 퍼즐 조각들을 맞춰 본다면 존슨에게는 대단히 억울한 일이다.

현재 존슨은 지난 4월 UFC 온 폭스(UFC on Fox) 24에서 펼쳐진 윌슨 헤이스와의 타이틀전을 3라운드 암바 서브미션승으로 장식하며 플라이급 타이틀 10차 방어에 성공했다. 이 기록은 종전에 앤더슨 실바가 세운 미들급 타이틀 10차 방어와 타이기록이다. 신기록이 목전이다. 한 경기만 더 승리하면 11차 타이틀 방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물론 존슨도 상위 체급 강자와의 슈퍼파이트를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과거에도 존슨은 플라이급에서 도전자들을 연파하며 연전연승하던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밴텀급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나 코디 가브란트와의 드림매치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하지만 UFC 측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존슨이 희망하는 매치업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슈퍼파이트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존슨 또한 목표를 바꿨다. 지난 4월에도 "당장 눈앞에 다가온 10차 방어에 성공한다. 그 후 11차 방어에 성공해 신기록을 작성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굉장히 달콤할 것이다"라며 슈퍼파이트를 구걸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다가온 신기록 작성을 탐냈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했다. 오는 7월 UFC 213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밴텀급 챔피언 가브란트와 도전자 딜라쇼의 대결이 가브란트의 부상으로 취소된 것이다. 이 경기가 취소되자마자 딜라쇼는 기다렸다는 듯이 존슨을 물고 늘어졌다. 딜라쇼는 "플라이급에서 싸울 수 있다. 존슨과의 타이틀전을 원한다. 존슨은 매번 큰 돈을 벌고 싶다며 떠들던데 나와 싸우면 문제가 해결된다"라며 으름장을 놨다. 화이트 대표도 여기에 맞장구를 쳤다. 존슨을 경기에 나서도록 강하게 압박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결국 존슨이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MMA 아워' 인터뷰에서 UFC 측의 부당한 대우와 협박들을 모두 폭로하고 나섰다.

"다 끝났다. X 같은 상황이다"라며 입을 연 존슨은 "이건 딜라쇼의 커리어가 아니라 나의 커리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존슨은 "나는 11차 방어전 상대로 서지오 페티스를 원했다. 그가 더 큰 빅네임 파이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UFC는 레이 보그를 상대하라고 요구했고, 나는 기꺼이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존슨은 가브란트와의 대결이 취소되자 바로 플라이급 챔피언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딜라쇼의 발언에 선을 그었다. 그는 "딜라쇼는 플라이급에서 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 챔피언도 아니다. 그가 체중을 맞출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 UFC는 '만약 딜라쇼가 계체량을 맞추지 못하면 그때는 대기 중인 레이 보그와 바로 싸우면 된다'고 하더라. 이런 아마추어 같은 짓이 말이 되는가? 우리가 종합격투기라고 부르는 것들의 방향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며 열변을 토했다.

뒤이어 존슨은 최근 매치메이커인 믹 메이나드로부터 UFC 측의 협박성 발언을 전해 들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나는 UFC의 발언을 존중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봐, 우리는 그 망할 플라이급을 폐지할거야. 그러니 빨리 딜라쇼와의 경기를 받아들여'라고 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내 대답은 이거야. 그래, 그 망할 체급을 없애버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플라이급을 없앤다고요? 그렇다면 딜라쇼와의 대결을 받아들이죠'라고 말하진 않을 거다. 절대 그럴 일은 없다. 이건 제대로 된 처리 방식이 아니다. 지난 5년 동안 내가 이 체급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모르는가? 난 플라이급을 세계 최고의 전장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전에 없던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존슨은 "어떤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말해줄 수 있다. 난 절대 다른 밴텀급 파이터와 싸우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뿐"이라며 딜라쇼와의 대결을 일축했다.

[사진] ⓒZuffa, LLC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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