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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조형규 기자] 김동현(35, 부산 팀매드/ ㈜성안세이브) 은 한국 격투기의 살아있는 역사다. 대한민국 UFC 1호 파이터로 국내 파이터들의 옥타곤 입성을 위한 물꼬를 튼 개척자다. 동시에 국내 격투계를 지탱하는 맏형이기도 하다. 그가 UFC 내에서 펼치는 행보 하나하나가 모두 새로운 기록이 된다.

오는 31일(이하 한국 시간) 김동현은 또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다. 2016년 UFC의 마지막 이벤트인 UFC 207에 출전하여 타렉 사피딘(30, 벨기에)과 일전을 벌인다. 만약 이 경기를 승리하게 되면 오카미 유신(35, 일본)이 세운 UFC 동양인 파이터 최다승 기록인 13승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현재 UFC 207에서 사피딘과의 일전을 앞둔 김동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사피딘과의 경기를 코앞에 두고 있다. 느낌이 어떤가.
- 백수였는데 직업이 생긴 것 같아 기쁘다(웃음). 2016년이 가기 전에 꼭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경기가 두 번이나 취소돼서 '올해는 운동선수로서 단 한 번도 뛰지 못하는 건가' 싶어 아쉬웠다. 그래도 결국 올해 마지막 날에 이렇게 경기를 하게 되어 위로가 된다.

▲ 일단 사피딘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스트라이크포스의 마지막 챔피언이었고, UFC 웰터급에서 김동현처럼 오랜 시간 공식 랭킹에 이름을 올린 강자다. 어떻게 생각하나.
- 임현규를 이겼던 선수다. 로킥이 강하고 킥복싱 타격도 좋다. 하지만 그 이상의 특별한 점은 없다고 본다.

▲ 어떤 연유에서?
-상당히 탄탄하고 다부진 느낌을 가진 파이터다. 하지만 어차피 UFC 상위 랭커라면 누구나 다 그렇다. 모두 똑같이 힘도 세고 다부지고, 체력도 좋고. 어쨌든 나에겐 괜찮은 상대다. 경기 내용도 재미있게 나올 것 같다.

▲ 사실 사피딘도 좋은 선수지만 취소된 지난 경기 대진이 좋아서 개인적으로도 아쉬웠을 것 같다. 닐 매그니는 정말 원했던 상대 중 한 명이었고, 거너 넬슨은 북아일랜드 대회의 메인이벤트 기회였다.
- 격투기 자체가 워낙 부상이 많은 종목이라서 언제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매그니전은 내가 다쳐서 취소됐고, 넬슨전은 상대가 다쳤다. 벌써 두 번이나 취소가 된 마당에 더 이상 가릴 처지가 아니다(웃음). 그리고 사피딘도 충분히 할만한 상대라서 기쁘게 시합을 뛰려고 한다. 

▲ 그렇다면 올해 성사됐던 세 명의 상대 중 가장 싸우고 싶었던 파이터는 누구였는지. 솔직하게 말해달라(웃음).
- 역시 매그니다. 시기상으로도 가장 빠른 대진이었고 랭킹도 나보다 높은 데다가, 승리를 거둔다면 데미안 마이아와 싸울 명분까지 쌓을 수 있는 좋은 상대였다.

▲ 어쨌든 그래도 2016년이 가기 전에 이렇게 경기를 치를 수 있어 다행이다. 그나저나 같은 팀의 함서희부터 작은 김동현, 최두호까지 모두 12월에 연달아 경기를 가졌다. 자연히 양성훈 감독도 뒤늦게 라스베이거스에 합류했는데.
- UFC 파이터가 많아지면서 경기가 많아진 점은 좋지만 아무래도 감독님께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선수들이 스스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긴다.

▲ 사피딘전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양성훈 감독과의 스케줄 부분이 아무래도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았는지.
- 괜찮다. 나는 안 좋은 상황이 오면 그보다 더 안 좋았던 경험을 떠올린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도 많았기 때문에, 그런 기억들과 비교하면 지금은 충분히 좋은 여건이다. 그래도 'UFC가 배려를 해줬더라면 같은 대회에 모두는 아니더라도 두 명씩 묶어서 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싶은 생각도 들고(웃음).

▲ 이런 살인적인 일정을 선사한 UFC 측에 한마디 남긴다면(웃음).
- 왜 이렇게 한 명 한 명씩 모두 다른 대회에 투입했는지 매치메이커 조 실바와 한번 개인 면담을 해봐야겠다(웃음).

▲ 그래도 그만큼 국내에서 점점 더 UFC 파이터가 많이 탄생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 아니겠나.
- 물론이다. 이번 사피딘전을 멋지게 이기고 더 많은 후배들이 UFC에 진출했으면 좋겠다. 그런 흐름이 이어져야 좋은 선수도 꾸준히 나온다. 그러기 위해선 역시 한국에서 아시아 최초의 UFC 챔피언이 빨리 나와야 하지 않을까.

▲ 후배들을 위한 격투 맏형의 씀씀이가 느껴지는 답변이다. 아무쪼록 사피딘전 필승을 기원한다.
- 고맙다. 그리고 다른 스포츠에 있는 선수들도 혹시 기회가 된다면 격투기에 도전해줬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더 큰 격투 강국이 되지 않을까(웃음). 어쨌든 꼭 승리하고 돌아오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사진] 최웅재 작가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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