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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반재민 기자] 2015년 발매된 여성 래퍼 제시(Jessi)의 ‘쎈언니’라는 곡엔 이런 가사가 수록되어 있다.

“이미 승자가 정해진 Competition, 이젠 남자들도 쫄지 Ronda Rousey”

‘론다 로우지(Ronda Rousey)’, 이렇게 노래 가사에도 그녀의 이름이 들어갈 정도로 론다 로우지가 여성 격투기, 세계 격투기에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그런 론다 로우지가 우리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로우지는 오는 12월 3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가스 T 모바일 아레나에서 펼쳐지는 ‘UFC 207’의 메인이벤트 카드로 출전, 현 밴텀급 챔피언인 아만다 누네스와 운명의 타이틀전을 펼칠 예정이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불우한 과거를 딛고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 그리고 UFC에 여성 체급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격투 여제에 오르기까지 론다 로우지는 엄청난 노력을 감내해야만 했다.

하지만, 옥타곤 안에서는 ‘전사의 심장’을 가진 로우지가 옥타곤 밖에서는 어떤 사람으로 변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은 ‘당신이 모르는 론다 로우지에 대한 사실 네 가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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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우지를 최고의 파이터로 만든 어머니

‘앤마리아 드 마스(AnnMaria De Mars)’ 1984 비엔나 세계유도선수권 56kg급 금메달리스트이자 미국 유도를 풍미했던 유도선수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녀가 론다 로우지를 키워낸 어머니라는 사실이다.


로우지가 8살이 되던 해 시한부 판정을 받은 친아버지는 가족에게 해가 되기 싫다는 이유로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지난해 베스 코헤이아 전에서 로우지가 유래없던 전의를 불태운 이유도 바로 코헤이아가 로우지에게 '자살(Suicide)'이라는 단어를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아버지를 떠나보낸 로우지에게는 어머니 뿐이었다. 로우지는 11살이 되던 해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한 건물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건물에 들어간 그녀 앞에는 유도매트가 깔려있었고, 그 한 번의 이끌림이 그녀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유도를 시작한 로우지에게 그녀의 어머니는 온 정성을 쏟아 그녀를 가르쳤고, 특히 어머니가 가르쳐준 정석적인 암바는 그의 격투기 인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정도로 앤마리아가 로우지에게 끼친 영향은 엄청나다.

비록 로우지의 친부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는 1997년 데니스 드 마스와 재혼해 현재까지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 로우지의 동생인 줄리아 드 마스는 친아버지는 다르지만, 지난해 11월 UFC 193을 앞두고 공개된 UFC 공식 프로모 영상에 어린 로우지 역으로 나왔을 만큼 둘의 사이는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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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는 딸이 격투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걱정스러울 수도 있다. 지난해 몬스터짐과 가졌던 인터뷰에서도 앤마리아는 로우지에 대해 "내 혈압이 정상치로 돌아온 게 아마 몇 주 만일 것이다. 물론 론다가 최고의 트레이닝을 받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는 것도 알지만 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라며 걱정어린 한마디를 건냈다.


하지만, 가족들은 현재까지 로우지가 이뤄놓은 업적에 대해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어머니와 동생은 로우지의 경기가 있을 때 마다 경기장을 찾아 로우지에 응원을 보내고 있으며 이번 경기에서도 응원을 보낼 것이다. 로우지에게는 가족의 힘이 어느 것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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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레슬링 마니아 로우지


론다 로우지의 프로레슬링에 대한 사랑은 매우 유명하다. 어렸을 적부터 프로레슬링에 빠져 각종 기술들을 연마한 로우지는 본격적으로 격투기에 입문하면서부터 프로레슬링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현 프로레슬러인 제사민 듀크와 현 격투기 선수인 셰이나 베이즐러, 마리나 샤피르와 결성한 ‘The 4 Horsewomen’은 현 WWE 명예의 전당 헌액자이자 전설적인 악역 그룹 포 호스맨에서 따왔다.

로우지의 레슬링 사랑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UFC 171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CM 펑크에게 처음 만났음에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며 프로레슬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심지어 2015년 3월 펼쳐진 ‘레슬매니아 31’에 더 락(드웨인 존슨)과 함께 출연해 상대인 트리플 H를 메치고, 스테파니 맥맨을 제압하는 등 프로레슬링에서도 뛰어난 퍼포먼스로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이유로 로우지는 격투기 무대 은퇴 이후 WWE 진출에 대한 러브콜을 꾸준히 받고 있다. 현재 WWE에서 여성 디비전이 이전보다 활발해진 만큼 WWE 디바스 챔피언십(현 WWE 위민스 챔피언십이 대신) 획득이 꿈인 로우지의 바람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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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가장 바빴던 격투선수

지난 2014년 익스펜더블 3와 2015년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 출연하면서 엔터테인먼트 적인 면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던 로우지의 2016년은 다이나믹 그 자체였다. 지난해 11월 UFC 193에서 홀리 홈에 당했던 충격의 KO패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누구보다 더 바쁘게 움직였다.

1월 미국의 대표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SNL)에 출연하고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화보 촬영에 시간을 보낸 로우지는 이미 예전부터 계약되어 있었던 영화 ‘마일22’와 ‘로드 하우스’를 찍으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현재 두 영화는 미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로우지의 복귀전은 계속해서 연기되어왔다. 지난 3월 복귀를 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8월로 연기되었다가 11월로 다시 연기되며, 복귀를 기다리는 격투 팬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게다가 7월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항간에는 로우지가 격투계를 완전히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게 깔렸지만, 12월 30일 아만다 누네스와의 타이틀전이 결정되면서 로우지의 복귀를 고대하던 격투팬들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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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우지의 아픈 손가락 케일러 해리슨

당차고 강인한 성격의 로우지이지만, 당연히 아픈 손가락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그의 친구이자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케일러 해리슨이다. 이미 세계 최고의 유도선수의 자리게 오른 해리슨이지만 그에게는 남모를 엄청난 아픔이 숨어있다.

해리슨은 그녀가 17세에 불과하던 2007년,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언론에 폭로했다. 당시 용의자는 그녀의 코치였던 대니얼 도일이었다. 13세부터 코치의 학대를 받은 해리슨은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고, 자살까지 시도했을 정도로 그녀의 상처는 매우 컸다. 다행히 친구의 도움으로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며, 해리슨은 간신히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후 해리슨은 새로운 코치 지미 패트로를 만나 악몽에서 벗어나 제 기량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로우지와 해리슨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출신인 로우지는 당시 훈련 파트너였던 해리슨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해리슨은 한 인터뷰에서 로우지에 대해 "로우지는 내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경제적으로 궁핍했을 때 여러 차례 음식을 사주기도 했다. 언제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로우지에 대한 감사를 표시했다.

로우지도 해리슨과의 친분을 자랑스러워한다. 그녀의 SNS에는 가끔씩 해리슨과 같이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하며,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당시 해리슨과 같이 찍은 사진과 함께 “해리슨의 올림픽 2연패를 축하한다.”라고 축하의 인사를 건낼 정도로 둘의 사이는 각별하다.

현재 해리슨은 유도선수 생활을 마치고 미국 종합격투기 단체 월드시리즈 오브 파이팅(WSOF)과 계약해 친구와 똑같은 종합격투기의 길을 걷고 있다. 해리슨을 '적이자 친구(frenemy)'로 표현한 로우지와 해리슨의 만남이 성사될 수 있을까? 만약 로우지가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나가게 된다면 일어나지 못할 일은 아닐 것이다.

로우지의 복귀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과연 돌아온 로우지는 우리에게 어떤 경기력으로 흥분을 감동을 선사할까 그녀의 1년만의 복귀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사진= 론다 로우지 SNS, ZUFFA LLC, 몬스터짐 DB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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