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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트=조형규 기자] 현재까지 UFC를 거쳐간 한국인 파이터는 총 11명이다. 그중 10명이 아직도 UFC 소속의 현역 파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그 10명의 파이터 가운데 무려 절반에 해당하는 5명이 모두 부산 팀매드 소속이다.

대한민국 UFC 파이터의 절반을 이끄는 팀매드의 수장 양성훈 감독은 곧 위대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한국 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01에 출전하는 함서희(29, 부산팀매드/(주)성안세이브)를 필두로 김동현B(28, 부산팀매드/(주)성안세이브), 최두호(25, 부산팀매드/사랑모아통증의학과), 김동현(35, 부산팀매드/(주)성안세이브)까지 총 4명은 얼마 남지 않은 2016년 내에 모두 경기를 갖는다. 현재 강경호가 군 복무로 전열에서 잠시 이탈한 것을 감안하면 팀매드의 UFC 파이터가 총출동하는 셈이다.

한 달 사이에 호주에서 미국, 캐나다를 오가며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별다른 보조 코치 없이 혼자서 모든 선수들의 전략과 훈련을 수립하는 양성훈 감독으로서는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판이다. 일주일 간격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이동 중에도 수없이 상대 선수들을 대비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하지만 2016년이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그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한다. 연말에 예정된 네 선수의 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겠다며 자신했다. 이미 지난 18일 함서희의 경기를 위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한 양성훈 감독은 부산 팀매드의 위풍당당한 연말 월드투어 출사표를 던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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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살인적인 일정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한 달 사이에 한여름의 호주부터 무난한 미국, 추운 캐나다까지 돈다. 준비할 게 많을 것 같은데.
그래서 일부러 짐은 최대한으로 줄이려고 한다. 그리고 대회 출전 일정이 있으면 의류는 UFC 측에서 모두 제공한다. 심지어 양말도 준다. 매번 받다 보니 그렇게 쌓인 옷도 많아서, 이번에는 패딩 하나만 들고 가려고 한다(웃음).

작년 김동현B 급 오퍼도 그렇고 이번 김동현도 두 번의 경기 취소 후 갑자기 타렉 사피딘과 경기가 잡혔다. 항상 급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시달렸는데 부담이 되진 않나.
어차피 종합격투기라는 운동 자체가 둘 중 한 명이라도 다쳐버리면 시합이 취소되거나 급하게 바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니 충분히 감안하고 있다. 그냥 그 상황에 맞게 남은 시간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가장 먼저 함서희가 경기를 치른다. 상대인 다니엘 테일러는 KOTC 출신이기도 한데 어떤 상대인가.
아시다시피 다니엘 테일러가 KOTC(King of the Cage, 킹 오브 더 케이지) 챔피언 출신이다. 심지어 KOTC 활동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높은 체급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여성 52kg 스트로급에서는 한 방으로 끝나는 경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데, 테일러는 그 체급에 없는 한방을 가진 선수다. 

확실히 신장은 함서희보다 작지만 위험한 선수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한 방 펀치로 상대를 때려눕힌 경험이 많기 때문에 테일러가 최대한 주특기를 쓰지 못하도록 그 부분에 맞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함서희의 바통을 작동, ‘마에스트로’ 김동현이 이어받는다. 항상 처절한 경기 끝에 패배하곤 해서 많은 팬들이 1승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걱정을 덜 수 있을까.
이번 경기에서 작동은 기술적인 부분을 상당히 보완해서 나올 것이다. 그 부분을 이번 브랜든 오라일리와의 대결에서 확실하게 보여준다면, 오히려 앞으로 UFC 내에서 더욱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본다.

작동에게는 어떤 것을 주문했나.
타격과 레슬링에 초점을 맞췄다.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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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타자로 최두호가 대기 중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제일 핫한 챔피언이 있는 코너 맥그리거의 체급이라(웃음).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최두호와 맥그리거가 싸울 일은 없을 것 같다. 일단 맥그리거는 이제 더 이상 페더급으로 내려오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생각하는지.
페더급이라는 체급에 비해 신체 사이즈가 너무 크다. 이미 웰터급과 라이트급 경기를 경험한 이상 더 이상 페더급 수준으로 감량이 어려울 것이다.

일단 컵 스완슨과의 경기에 초점을 맞춰보자. 이기면 톱 10 진입은 확실할 것이고, 만약 승리할 시 타이틀샷까지 몇 경기가 더 남았다고 보나. 
중요한 건 컵 스완슨과의 경기 결과보다 그 내용에 따라 그다음 과정이 결정될 것 같다. 이번에도 또 KO로 이긴다면 그 후 바로 딱 한 경기만 이겨도 타이틀샷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조금 더 걸리겠지만.

스완슨과의 경기에서 특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정말 그 어느 때보다도 전략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세우고 있다. 이미 지금까지도 세 번 정도 전략을 수정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 4~5번까지 더 수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타자가 대한민국 MMA의 맏형 김동현이다. 그런데 거너 넬슨과의 경기가 취소되고, 연말에 급작스럽게 타렉 사피딘과의 시합이 잡혔다. 김동현 선수 반응은 어땠나.
김동현 본인은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더라. 그런데 나는 일단 시합이 잡힌 것 자체가 너무 기뻤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왔는데 벌써 두 번이나 취소가 돼서··· 이렇게라도 잡힌 게 참 기쁘고 다행이다(웃음).

이 경기야말로 가장 부담이 클 것 같다. 급작스럽게 상대가 바뀌었는데 하필이면 넬슨과 사피딘이 극과 극의 성향인데.
어차피 UFC 웰터급 공식 랭킹에 올라있는 선수라면 누구나 다 어렵고 강한 상대다.

넬슨전이 취소되기 전까지 경기 준비는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이었나.
거의 2달간 진행됐다. 전략과 훈련을 비롯해 거의 대부분이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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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넬슨과 비교해서 이번 사피딘전은 어떤 부분에 차이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는지.
아직 그 부분에서 디테일한 전략을 짜지 못했다. 호주로 넘어간 이후에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 같다.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일이 많을 것 같다. 어쨌든 현재 이렇게 팀매드에 다양한 선수들이 있고, 그들마다 모두 장단점과 스타일이 다르다. 선수와의 호흡이라는 부분도 중요할 텐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나.
실제로 내 성격이 거의 대부분 선수들에게 잘 맞춰주는 편이다. 어떤 선수는 기술적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경우가 있고, 또 어떤 선수에게는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그냥 힘을 돋아줄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선수도 있다. 이렇게 선수들마다 그 지점이 모두 다르다. 각각의 선수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맞춰야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팀매드의 수장으로서 중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사실 장기적인 목표는 없다. 그보다도 먼저 당장 앞에 놓인 것들에 무조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살인적인 일정에 시달리면서도 혼자서 모든 작전을 수립하며 코칭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미국식 러닝메이트 시스템처럼 함께 팀을 꾸려나갈 수 있는 코치나 지도자가 필요하지 않나.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그 문제야 항상 생각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무리 복싱 세계 챔피언이라 해도 복싱 타격과 종합격투기 타격이 완벽하게 다르고, 주짓수나 그 외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실 내가 생각하는 ‘MMA 지도자’로서의 역할에 정확히 부합하는 인물을 아직까진 찾지 못했다. 다만 최근에는 레슬링 쪽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레슬링 코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세계적으로 종합격투기가 고속 성장 중에 있다. 우리나라도 열악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좋은 선수가 계속 수급되면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이 인기를 폭발적으로 늘리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어떤 스포츠 종목이건 간에 그 안에서 스타가 탄생해야 인기가 많아진다. 종합격투기에서는 역시 UFC 챔피언이 나와야겠지. 그런데 이제 곧 그 스타가 나올 것 같다(웃음).

그 스타가 누군지는 굳이 물어보지 않겠다(웃음). 인터뷰 고맙다. 연말 팀매드 4인방의 승전보 기대하겠다.
고맙다. 좋은 소식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엔 아마도 내년에 돌아올 것 같다(웃음).

[사진] 최웅재 작가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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