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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강민성 칼럼니스트] ‘역대 최고의 대진을 가지고 중박을 친 대회’. 적어도 지난 13일(이하 한국 시간)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벌어진 UFC 205의 메인 카드는 중반부까지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물론 앞서 열린 언더카드의 여섯 경기들은 나무랄 데 없는 진행과 멋진 결과를 낳았다. 무관의 제왕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그라운드에서 마이클 존슨을 무장해제 시키며 탭을 받아냈다. 동시에 코너 맥그리거를 ‘아일랜드 치킨’이라고 도발하며 악역을 자처했다.

프랭키 에드가는 자신보다 훨씬 큰 제레미 스티븐스를 상대로 마치 그로기 면역 백신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벌떡 일어섰다. 다윗과 골리앗의 묵직한 대결 구도에 뉴욕 팬들이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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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의 주인공, 크리스 와이드먼의 참극

하지만 메인 카드는 시작 전부터 불발됐다. 예정대로라면 2 경기에서 켈빈 가스텔럼을 상대했어야 할 도널드 세로니는 상대의 계체 실패로 ‘UFC 205의 관객’이라는 엑스트라가 됐다. 각오와 노력만으로 항상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했던 미샤 테이트는 경기 직후 자책감을 느끼며 은퇴를 선언했다. 뒤늦게 UFC205에 승선한 뉴욕의 아들 크리스 와이드먼은 홈그라운드에서 참극의 희생양이 됐다.

로메로의 약점은 체력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어쩐 일인지 와이드먼의 체력이 먼저 고갈됐다. 체력의 저하는 집중력의 감소로 직결된다. 3라운드 초반 로메로의 페인트에 속아 결정타를 허용한 와이드먼은 고향 팬들의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다만 로메로가 경기 과정에서 물기를 닦으며 이번에도 어김없이 스톨링(의도적으로 시간을 벌기 위한 행동)으로 의심되는 행동을 거듭한 점은 못내 아쉽다. 비단 로메로만의 문제는 아니다. 의도적인 스톨링으로 판단될 시 레프리가 감점을 가할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로메로의 승리가 결정 된 후 잠시 동안 비스핑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 비스핑은 소리가 아닌 수신호와 동작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로메로는 마이크를 잡고 말을 했지만, 그는 비스핑을 사랑한다느니, 전에 레슬링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냐는 둥 중구난방의 대화를 이어갔다. 비스핑의 몸짓보다 의미 파악이 어려웠다.

만일 로메로에게 타이틀샷이 주어진다면 호나우도 ‘자카레’ 소우자가 복통으로 사망할 수도 있겠다는 그림도 그려졌다. 사상 초유의 종이 챔피언으로 인식되며 ‘도전이 곧 타이틀 획득’이라는 인식이 미들급 톱 랭커들 사이에 퍼져있는 상황. 이제는 누가 도전자 대기줄의 맨 앞에 서느냐가 미들급의 핵심이 됐다. 과연 매치 메이커 션 셸비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지 많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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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 소극적이 된 예드제칙과 판정 논란의 여지를 남긴 코메인 이벤트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 요안나 예드제칙은 투혼의 여신 같은 파이터다. 그녀가 보여주는 기본기와 적극성, 경기에 대한 대비, 정신력 등이 많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된다. UFC는 웬만한 남성부 경기의 밀도를 능가하는 챔프 예드제칙을 주요 이벤트의 핵심 카드로 배치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팬들의 기대감에 아주 살짝 미치지 못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예드제칙의 경기는 전반적으로 적극성이 다소 감소한 느낌이다. 이번 경기를 대비해 예드제칙은 아메리칸 탑팀으로 캠프를 옮겼으나, 앞서 주니어 도스 산토스 때와 흡사 비슷한 양상이었다. 맥그리거는 어느 체육관에 시설이 어떻고 스파링 파트너가 어떻고 그런 것에 단 한번도 한눈을 판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예드제칙은 도스 산토스의 케이스를 참고하고, 맥그리거의 조언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웰터급 챔피언인 타이론 우들리는 본인이 얼마나 과소평가 받고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이 경기에 무승부라는 판정이 나온 건 라운드별 채점제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하나의 중대한 사례다. 우들리는 호박 두개를 가져갔고 톰슨은 참깨 세알을 챙겼다. 그런데 이걸 동등하다고 본다면 확실히 문제가 있다.

복싱에서는 우세한 선수에게 10점을, 다른 선수에게 9점을 채점해도 변별력이 충분히 생긴다. 타이틀전이 3분 12라운드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5분 5라운드인 종합격투기에서 10대 9 채점 방식은 변별력에 대한 포기 행위다. 그로기, 녹다운, 백마운트, 마운트 내주고 파운딩 연속타 허용 등의 절대적 위기를 맞아도 10대 8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반면 어떤 경우에는 이게 왜 10대 8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판정도 나온다.

이처럼 부심의 주관 개입 여지가 너무 많은 것이 현 MMA 통합룰 채점 기준이다. 기계적인 배점 기준이 정립되어야 판정에 대한 적절성을 판명할 수 있다. 현재는 그럴 여지가 그리 높진 않다. 녹다운과 그로기, 치명적 포지션 허용 등에 대한 기준배점 적용을 비롯해 어떤 방식이라도 인간의 주관과 오류가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규정 개정이 시급하다.(경기 후 인터뷰에서 데이나 화이트는 두 선수의 2차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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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역사상 최초의 두 체급 동시 정복의 장애물, 에디 알바레즈

이런 과정을 거쳐 메인이벤트만을 남긴 시점이 됐다. 전 세계 팬들도, 특히 많은 비용을 지불한 사람일수록 기대했던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 때쯤이었다. 전체 지분을 매각하고 손을 뗀 구경영진도, 무려 5조원에 가까운 인수대금으로 지불한 WME-IMG도 두 명의 헤드라이너들이 상황을 반전시켜 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버티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 도시는 내 선조들에 의해 세워졌다”며 그들을 대신해 뉴욕을 접수할 것이라 큰소리를 친 아일랜드의 자존심 코너 맥그리거가 마침내 UFC 205의 마지막 무대에 올랐다. 상대는 상위 체급의 챔피언이자 오랜 시간 언더그라운드의 제왕으로 인정받아온 에디 알바레즈. 타격과 레슬링이 모두 우수하다. 또한 쉽게 보기 힘든 컨디셔닝과 내구력을 십분 활용해 라운드가 깊어질수록 공세를 더욱 강화하는 집요한 성향으로 명성이 높다.

알바레즈는 2003년부터 32전을 치르는 동안 보독 파이트 웰터급 쳄피언 시절 닉 톰슨에게 당했던 KO 외에는 단 한 차례도 KO패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 즉시 경기 중단 선언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만한 강타를 적중당해도 흔들리는 건 잠시 뿐이었다. 그로기에서 이내 돌아온 뒤 이자를 듬뿍 얹어 채무를 상환하는 신용 1등급 파이터였다.

그런 알바레즈를 페더급의 파괴력으로 쓰러뜨린다는 가능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게다가 그는 고교 시절 레슬링으로 올 아메리칸에 오르며 격투계에 발을 들여 놓은 만큼 테이크 다운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길버트 멜렌데즈와 앤서니 페티스를 상대로 그 부분을 거듭 증명하기도 했다.

결국 경기의 중대한 변수는 알바레즈의 전략이 레슬링과 타격이라는 이지선다 선택의 문제였다. 또한 맥그리거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체력과, 알바레즈의 진정한 강력함은 챔피언십 라운드에서 나온다는 상대성도 간과할 수 없었다. 상위 체급까지 동시에 정복하려는 UFC 역사상 최초의 도전은 마치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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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너 맥그리거 vs 에디 알바레즈, 경기 중요 기점 분석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을 최대 변수는 대부분의 전문가와 현역 파이터들이 지적한 바와 같았다. 맥그리거의 입장에서는 알바레즈가 레슬링 위주로 접근한다면 피곤해진다. 그가 타격전으로 덤비는 게 좋다.

필자는 알바레즈가 레슬링으로 가려 할 것이고, 그렇다면 처음 세 번의 공격 안에 분명 인사이드 레그킥이 나온다고 예상했었다. 타격으로 맞불을 놓을 것처럼 연기를 해 맥그리거 진영을 들뜨게 들고, 이후 테이크 다운이나 혹은 펜스로 붙여놓고 힘을 빼는 방식이 적절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물론 굉장히 뻔한, 예측 가능한 운영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전략 전술은 정석이라는 뻔한 형태로 구사된다. 정석적인 전개는 상대가 ‘설마 그렇게 하겠어?’라는 의심에 빠지는 순간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맥그리거의 입장에서는 첫 3수 안에 알바레즈의 인사이드 레그킥을 카운터로 캐치 한다면 초반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알바레즈가 선공을 잡은 세 번의 공격에서 모두 인사이드 레그킥이 나왔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맥그리거는 레그킥에 대한 카운터 의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즉 안사이드 레그킥을 맞받아친다는 건 캠프의 전략에 없었다는 것. 대신 맥그리거는 특수한 유인책을 활용해 알바레즈가 본인이 원하는 선택, 즉 타격전을 하도록 조종했다. 다음은 경기의 시간대별로 분석한 내용이다.

1. 1라운드 0:59~1:02

맥그리거는 1라운드 초반 자신의 주포인 왼팔을 앞으로 훌쩍 뻗는 꽤 흥미로운 자세를 취했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좌우의 중요도 비율이 6.5:3.5, 혹은 6:4 정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왼손잡이들은 보통 주포에 대한 비중이 80%에 육발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그런 왼손을 허공에 오랫동안 대기 상태로 두는 건 상당한 전력 손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동작을 취한 것은 마치 ‘내가 왼손 한수 먼저 접어줄게. 그래도 레슬링을 할 건가? 이 정도면 한 번 들어와도 괜찮지’같은 뉘앙스다. 이 장면은 경우에 따라서 2라운드에 맥그리거가 뒷짐을 진 것보다 더 자극적인 도발일 수도 있다. 그리고 알바레즈는 덥석 미끼를 물었다.

떡밥을 문 알바레즈는 타격에 응수하면서도 ‘저게 앞으로 그냥 나왔을 리는 없고, 저걸로 미끼로 뭔가 노림수를 쓸 것이다’싶은 계산 또한 있었을 것이다. 맥그리거의 왼손이 회수되는 시점을 주시하다가 오른손이 나오면서 뒷발이 앞으로 나올 때, 즉 록백을 못 쓰는 타이밍을 노려 반스텝 전진하며 라이트를 냈다. 그러나 알바레즈의 스텝은 너무 얕았고, 체중이동은 과했다. 맥그리거는 기습적인 라이트를 포착하고 아웃사이드 슬립으로 알바레즈의 펀치를 자신의 오른 쪽으로 흘렸다. 

방어에 성공한 맥그리거는 즉각 반격 태세를 취한다. 그리고 이 순간 알바레즈의 몸은 방어로 전환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체중이 앞으로 쏟아져 있고 머리가 무릎 앞에 위치해있었다. 맥그리거의 입장에서는 타격목표가 제 발로 다가온 셈이고, 그는 친절하게 숏 레프트 카운터로 화답해준다.

그런데 이후 알바레즈는 뒷발이 앞으로 나오면서 앞손이 된 라이트로 훅을 한 차례 더 시도한다. 이것은 댄 하디의 ‘인사이드 더 옥타곤’에서 알바레즈가 가지고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스위칭 라이트 더블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즉 첫 스텝이 얕았어도 뒷발이 앞으로 나가면서 전진 기동이 계속 이루어졌기 때문에 두 번째 라이트도 힘이 실린다는 점이다. 경험이 풍부한 알바레즈가 왜 얕은 스텝으로 첫 라이트를 냈는지, 그리고 체중이 왜 전방으로 그렇게 까지 쏠려 있었는지 설명이 된다.

안타깝게도 이 선택은 좋지 못했다. 콤비네이션의 첫발이 빗나가고 카운터를 맞았는데, 만약 두 번째가 제대로 꽂힌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라이트도 제대로 박히지 않았고, 맥그리거의 왼손 찍어 치기 카운터는 알바레즈의 턱을 정조준 한다. 결국 알바레즈는 첫 다운을 허용한다.

2. 1라운드 1:58~2:11

물론 앞선 상황에서 알바레즈는 모두의 기대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즉각 회복해 일어났다. 하지만 맥그리거도 충분히 예상했다는 듯,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잽과 프론트킥을 툭툭 던진다. 그렇게 몇 차례 공방이 이어지다가 맥그리거는 다시 한 번 왼손을 슬쩍 내밀었다. 그 왼손이 회수될 때 알바레즈는 또 다시 스위치 라이트 더블을 내며 돌진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맥그리거가 자신의 특기인 록백 레프트로 잘라 먹었고, 알바레즈는 두 번째 다운까지 내줬다. 물론 이 때도 알바레즈는 금세 털고 일어났지만, 맥그레거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정면에서 레프트 단발에 이어 라이트 잽을 던졌다. 단발은 스쳤고, 잽은 짧았는데, 이 부분에서 맥그리거의 오른쪽 다리가 스텝인을 시도한다. 동시에 다음 잽이 하나 더 나오는 것처럼 페인트를 준다. 알바레즈가 보기에 이건 더블잽을 내면서 접근하는 동작처럼 보였을 것이고, 이를 아웃사이드 슬립으로 흘리려 했다.

하지만 맥그레거는 두 번째 잽을 내다 말고 레프트 스트레이트로 옵션을 교체했다. 페인트를 써서 알바레즈의 방어동작을 유도했고, 그의 머리가 이동한 곳을 향해 뒷손 강타를 적중시킨 것이다. 상대의 헤드워크가 좋다면 이런 식으로 오히려 콤비네이션 간에 하나를 접어 공방의 리듬을 반전시키는 테크닉의 활용이 중요한데, 역시 흥분하지 않아야 하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상황에 맞는 옵션을 정확히 꺼내 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맥그리거에게 디아즈와의 1차전 패배는 좋은 공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레프트 단발에 라이트 잽-잽 페인트-레프트 스트레이트를 연결시킨 맥그리거의 공격 중 마지막 스트레이트에 정타를 허용한 알바레즈는 다시 한 번 다운을 당한다. 아무리 알바레즈라도 이번에는 엉덩방아를 찧을 때 데미지가 축적된 기색이 역력했다. 맥그레거는 곧장 상위 포지션을 잡고 파운딩을 몇 차례 내리꽂았다.

3. 1라운드 후반~2라운드 마무리

이미 세 번째 다운을 허용한 시점부터 알바레즈라는 고성능 폭발물의 뇌관은 완벽하게 제거됐다. 반사 능력을 상실하며 움직임이 뻣뻣해진 알바레즈는 맥그리거가 쏘아대는 독침 같은 왼손 숏 크로스에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클린치를 잡아도 테이크다운을 완성시킬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모처럼 적중되는 펀치도 스냅이 부족해 맥그리거의 턱을 흔들기란 역부족이었다.

2라운드의 알바레즈는 더이상 9라운드에 걸쳐 마이클 챈들러와 유혈사태를 벌이던 독종이 아니었다. 길버트 멜렌데즈와 앤서니 페티스를 상대로 전략적인 운영을 가지고 나온 베테랑 웰라운더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사정없이 두들겨 12년간 전 세계를 무대로 쌓아올린 본인의 업적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던 알바레즈는 찰나의 영광을 여기서 접어야 했다. 새로운 시대가 탄생하던 날, 역사에 조연으로 기록된 것에 만족해야 했다.

2라운드 3분경 알바레즈의 라이트 단발이 다시 한 번 목표와의 거리를 남긴 채 도달하지 못하자, 레프트로 시작된 맥그리거의 좌우 4연타 펀치가 모두 얄미울 정도로 홀인원을 기록했다. 쓰러진 알바레즈를 향해 맥그레거의 파운딩이 쏟아지자, 주심 존 맥카시는 즉각 경기를 중단시키고 맥그리거의 TKO승을 선언했다.

1라운드에 왼손을 앞으로 느릿하게 뻗는 동작이 첫 두 번의 다운을 가져왔다. 그 동작으로 알바레즈가 레슬링 전술을 망각하게 된 것에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 추측한다. 그러나 맥그리거가 그것을 미끼로 알바레즈를 타격전으로 끌어들인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우연히 나온 결과라면 승부의 신이 맥그리거를 선택 한 것이고, 그 조차 의도적이었다면 팬들은 그를 통해 더욱 괴상한 경험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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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역사의 MMA···맥그리거 이전과 이후로 시대가 나뉜다

종합격투기(MMA)의 역사는 이제 맥그리거의 등장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거 이전의 MMA는 숱한 시련을 통해 종목이 가진 가능성을 시험받았던 무대였다. 그리고 그의 등장과 함께 MMA는 초고소득의 글로벌 슈퍼스타를 배출하는 지구촌 메이저 스포츠로 본격적인 성장 엔진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199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에반 더 홀리필드와 레녹스 루이스가 세운 입장료 수익 총액 기록은 1만350만 달러였다. 맥그리거와 알바레즈는 1만770만 달러로 종전 기록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조르주 생피에르가 캐나다에서 5만5천의 관중을 동원해 작성했던 1천2백만 달러의 게이트 수익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참고로 UFC 205의 관중은 고작(?) 2만 여명이었다.

포브스는 맥그리거의 2016년 총 수익을 4천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모든 지구촌 스포츠 스타가 기록한 2016년 연봉 소득 중 최고액이다. 광고 수익 합산액에서는 15~20위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파엘 도스 안요스와의 타이틀전에서 15만 달러를 받았던 에디 알바레즈는 이 경기로 수백만 달러를 손에 쥐었을 것이라 내다봤다. 한 매체에 따르면 이 대회의 타이틀 매치에 출전한 모든 챔피언들도 대전료와 여러 수당을 합쳐 최소 100만 달러의 파이트머니를 보장 받았다고 한다.

맥그리거는 이제 UFC의 주주가 되길 원하고 있다. 그는 언제나 원하는 것을 손에 넣어왔다. 과연 이번에도 맥그리거는 자신의 말을 현실로 이뤄낼 수 있을까. 현재까지 공약 이행률 100%를 자랑하는 이 MMA의 대통령은 끝을 모르고 하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 ⓒWME-IMG/크리스 와이드먼 인스타그램
[기사] 강민성 칼럼니스트(press@monstergroups.com)
[편집]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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