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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스터짐 ] 지난 3월 22일, 뉴욕주 의회에서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프로 종합격투기(MMA) 경기에 대한 규제 철폐안이 통과되면서 수많은 격투 팬들이 염원하던 MMA 대회의 뉴욕 개최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이윽고 4월 14일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해당 법안에 서명을 마쳤다. 마침내 뉴욕 주를 마지막으로 미국 전역에서 종합격투기 대회 개최가 가능한 시대가 됐다.

오는 11월 13일(한국 시간) 개최되는 UFC 205는 뉴욕 주의 종합격투기 대회 개최 합법화 법안이 통과된 후 열리는 첫 대회다. 하지만 실제로 UFC 205가 뉴욕 주에서 사상 처음 열리는 대회는 아니다. 이미 지난 1995년 UFC 7이 뉴욕 주 버팔로에서 개최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범위를 주가 아닌 시 단위로 좁혀보면, 이번 UFC 205는 뉴욕시에서 개최되는 첫 대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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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년 만에 뉴욕으로 다시 돌아온 종합격투기, 그리고 UFC

뉴욕 주는 지난 1997년부터 프로 종합격투기 대회를 금지해왔다. 당시 종합격투기는 주 체육위원회의 관리하에 있는 종목이 아니었고, 통합룰도 제정되어 있지도 않았다.

변화는 2001년 복서 지망생이었던 데이나 화이트가 자신의 동창이자 카지노 재벌인 로렌조와 프랭크 퍼티타 형제를 설득하여 UFC를 사들인 직후 시작됐다. 이후 대대적인 룰 개정이 이루어졌고, 종합격투기를 본격적인 스포츠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이미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종합격투기 대회 개최가 가능해졌다.

대신 마지막 남은 뉴욕 주가 쉽사리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7년간 뉴욕 주 상원은 매해 종합격투기 규제 철폐안을 의회에 상정해왔다. 하지만 주의회가 항상 시간을 끌어 (의도적으로) 처리시한을 넘겼다. 당시 뉴욕 주 하원의장이었던 쉘던 실버가 지속적으로 종합격투기 대회 개최 합법화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1월 쉘던 실버가 체포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실버는 로펌들의 뒤를 봐준 댓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으며, 이를 계기로 해당 법안이 극적으로 하원을 통과했다. 물론 이후로도 다니엘 J. 오 도넬을 비롯한 몇몇 주의회 의원들은 극단적 발언까지 이어가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결국 지난 4월 14일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해당 법안에 서명을 마치면서 드디어 종합격투기가 다시 뉴욕에 상륙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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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의 어마어마한 땅값만큼이나 비싼 스포츠 관람료

뉴욕시는 미국 뉴욕 주의 동부 연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이하 설명은 위키피디아 참조) 인구는 약 850만으로 미국 최대를 자랑하며, 광역권으로 넓혀 보면 약 2천만 명에 달한다. 면적은 1214평방 km로 세계 금융의 핵 월가가 있으며, 뉴욕시의 연간 총생산은 2012년 기준 1.39조 달러였다. 만약 뉴욕을 하나의 국가로 본다면 경제규모 12위의 대국 수준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자연히 땅값도 그만큼 비싸다. 뉴욕시의 대지 평균가는 10평에 12억 원으로, 방 두 개 딸린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가 월 6백만 원에 가깝다. 하지만 생활비 기준으로 본다면 부동산과 꽤 큰 갭이 있다. 맥주, 커피 등의 음료 값은 도쿄나 베이징, 서울보다도 저렴하며, 생활비 높은 도시의 리스트를 작성했을 때 평균 12위에서 15위권에 속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부동산에 비해 저렴한 생활비만큼, 스포츠 관람료도 동일할까.

안타깝게도 스포츠 관람료는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 MLB로 눈을 돌려보자. 뉴욕 양키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선 두 사람 기준으로 109달러가량의 티켓값을 지불해야 한다. 150달러가 넘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116달러의 시카고 컵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NFL에서도 마찬가지다. 뉴욕 자이언츠의 경기 관람료는 112달러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에 이어 세 번째로 비싸다. 마지막으로 뉴욕 닉스는 NBA에서 가장 티켓가가 비싼 팀이다. 그리고 그 뉴욕 닉스의 홈 코트는 바로 이번 UFC 205가 열리는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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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트 입장 수익은 이미 UFC 역대 최고 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자연히 UFC 205의 티켓가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현재까지 재판매 티켓 평균가가 가장 높았던 이벤트는 지난 7월 열린 UFC 200인데, 1천136달러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이번 UFC 205는 화려한 대진표와 함께 뉴욕의 높은 스포츠 관람료를 보란 듯이 반영(?)하며 1천368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내 티켓가의 데이터베이스를 집계하는 '시트긱(Seatgeek)'에 따르면, UFC 205의 재판매 티켓 평균가가 MLB 월드 시리즈의 최고가인 1천205달러보다 150달러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즉 티켓 가격으로만 따진다면 UFC 205의 현장 관람 가치가 MLB 월드 시리즈 단일 경기보다 더 높다는 소리다.

이미 상황이 상황인 만큼 UFC 205 대회는 게이트 입장 수익부터 역대 최고 기록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UFC의 최다 게이트 입장 수익 기록은 조르주 생피에르와 제이크 쉴즈의 대결이 펼쳐진 UFC 129가 가지고 있었다. 당시 캐나다 토론토에 5만5천 명의 관객이 운집하며 새롭게 기록한 게이트 입장 총수익은 1천2백만 달러였다.

물론 UFC 205가 펼쳐지는 메디슨 스퀘어 가든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최대 수용 인원도 현저히 낮다. 채 2만 명이 들어가기가 힘든 곳이다. UFC 129의 개최 장소였던 토론토 로저스 센터의 최대 수용 인원 6만 명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하지만 차원이 다른 티켓가가 상황을 역전시키고 있다. 1천368달러로 형성된 높은 평균 티켓가가 만석을 기록한다면, 게이트 입장 수익은 총 2천736만 달러가 된다. 5년 묵은 UFC 129의 기록 경신도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일 출고 예정인 2부에서 이어집니다.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들] 뉴욕주 MMA 합법화를 반대한 의원들의 말말말

"두 명의 잘 빠진 남자가 벌거벗고 뒹굴며 상대를 제압하려는 이 행위는 결말이 다를 뿐, 게이 포르노와 다를 바 없다." (다니엘 J. 오 도넬)
-그렇다면 아마추어 레슬링 선수들에게는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속된 표현이지만,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법이다. '음란 마귀'가 씐 사람의 눈에는 세상 만물이 음란하게 보일 터.

"단기적 경제 성과를 위해 시민들의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등한시한 결정이다. 특히 뇌손상 부분이 우려스럽다."
-안타깝게도 뇌손상 문제는 종합격투기보다 미식축구, 프로레슬링, 복싱 등 다른 종목에서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 타 스포츠 종목에서 일어나는 뇌손상 사례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해 보인다.

"슬픈 날이다. 만약 MMA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라면, 이와 같은 행동을 교화시키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아니라 이런 행동 자체가 우리 사회를 더 정확히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MMA는 무규칙 발리투도 시절에서 탈피한지 오래. MMA는 규정된 룰과 레프리의 경기 진행 하에 두 명의 준비된 프로 선수가 맞붙는 컴뱃 스포츠다.

[사진] ⓒWME-IMG / 위키피디아
[기사] 강민성 칼럼니스트
(press@monstergroups.com)
[편집]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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