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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동행한 친구가 해독 주스 이야기를 꺼냈다.

싱싱한 채소들을 삶아 과일과 함께 갈아 마시면 몸속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가 빠지고 암·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는 물론 변비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서재걸 박사가 텔레비전 아침 프로에 나와 알려준 방법이고, S라인 종결자 김사랑도 즐겨 마신다니 영 허투루 하는 소리는 아니지 싶었다. 

 

이미 어항물 맛이 나던 ‘양배추 삶은 물’, 속이 쓰린 ‘레몬 주스’, 레시피가 번거로운 ‘마녀 수프’를 거친 터라 해독 주스는 만들기도 쉽고 맛도 좋을 것 같았다. 거기다 이렇게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모태 변비인 데다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은 시점이라 귀가 팔랑댔다.

 

곧바로 한 달 마실 분량의 채소와 과일을 구입했다(그래 봐야 커피 10잔 값 정도). 위에 적힌 레시피를 그대로 따르니 딱 주스 두 잔이 만들어졌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한 잔 마시고 집에 일찍 들어가는 날에는 저녁에도 들이켰다. 아, 마신다는 표현보다는 되직해서 꿀떡꿀떡 삼켜야 한다는 표현이 맞겠다. 

 

하지만 맛은 생각보다 좋아 토마토나 사과 주스 맛이다. 친구는 하루 한 번 가던 화장실을 3번이나 갔댔지만 내 경우엔 하루 이틀 동안 잠잠했다. 문제는 가스였다. 방귀대장 뿡뿡이도 아닌데 쉴 새 없이 가스가 찼고 또 뿜어져 나왔다. 

 

재미있는 건 해독 주스를 마신 후에는 가스 냄새가 비슷해진다는 점이다. 함께 해독 주스를 마신 친구는 새침한 얼굴로 가스를 살포하고 모르는 척했지만, 특유의 냄새 탓에 나는 늘 귀신같이 알아챘다.

 

1주일쯤 장복하니 뿡뿡이를 벗어날 수 있었고 화장실 가는 횟수도 서서히 빈번해졌다. 변비에 좋다는 모든 종류의 유산균 요구르트를 마셔봤기 때문에 장담컨대, 해독 주스 효과가 제일 좋았다. 그 덕에 칙칙하던 얼굴빛이 살짝 맑아졌고 운동이나 식이요법 없이 2kg을 감량할 수 있었다. 

 

한 달 만에 해독 주스 전도사가 된 건 흡수율이 80~90%에 달하는 채소와 과일 효과를 눈으로, 코로, 몸으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 해독 주스를 마실지 묻는다면 당연히 ‘yes’, 더 말해봐야 입만 아프니 직접 원샷해보길 바란다.

 

 

INGREDIENTS PER 2 PERSONS

broccoli 1/2, carrot 1/2, cabbage 1/4, tomato 1/2 (cherry tomatoes 5),

 

A RECIPE FOR DETOX-JUICE

1.  깨끗이 씻은 브로콜리, 당근, 양배추를 깍둑썰기 한다. 
2.  손질한 재료와 방울토마토를 냄비에 넣고 잠길 듯 물을 부어 끓인다. 
3.  약 10분간 삶아준 후 냉장 보관해 식힌다. 
4.  삶은 채소와 채소 삶은 물을 사과, 바나나와 함께 믹서에 간다.(단맛이나는 다른과일도 가능) 
5.  취향에 따라 소주 반 잔 정도의 매실액이나 요구르트를 함께 갈면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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