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커브스의 유격수 스탈린 카스트로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 투수 리키 로메로가 8월 첫 주의 양대 리그 MVP에 각각 선정됐습니다.
카스트로는 지난주 커브스의 뒤늦은 6승1패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5할1푼5리에 7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동안에 기록한 17안타와 10득점, 25루타수 등은 모두 빅리그 1위였습니다. 2홈런에 장타율 .758을 기록하며 7타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시즌 첫 번째 주에 이어 통산 2번째 수상입니다.

AL에서는 로이 할러데이의 후계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토론토 구단의 희망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로메로가 지난 주 2승에 1.69의 평균자책점으로 생애 첫 주간 MVP에 선정됐습니다. 26세 좌완 로메로는 16이닝을 던지면 단 5안타만 내주고 삼진 12개에 볼넷 4개로 탬파베이와 볼티모어 등 조 라이벌을 차례로 꺾었습니다. 10승(9패)에 2.94의 탄탄한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커브스의 희망으로 급성장하는 유격수 스탈린 카스트로)

오늘은 그중에 커브스의 희망으로 자라고 있는 카스트로를 소개합니다.
커브스의 카스트로가 국내 팬에게도 익숙한 것은 마이너 시절부터 이학주(탬파베이)와 종종 비교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발 앞서 작년 중반 빅리그에 데뷔하더니 기대 이상의 놀라운 활약으로 지난 수년간 '비틀거리는 커브스'의 거의 유일한 즐거움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주 3경기 연속 3안타 경기, 4타점 경기 등의 활약과 함께 카스트로는 시즌 3할1푼4리에 NL 최다인 150안타를 치고 있습니다. 211안타를 칠 기세입니다.

1990년 3월 24일 도미니칸 공화국 북쪽의 작은 바닷가 도시 몬테 크리스티에서 태어난 스탈린 데헤수스 카스트로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무명의 마이너리거에 불과했습니다. 2만5000명이 사는 이 도시에서 그의 아버지 디오게네스는 아침 6시면 일어나 바다로 나갔습니다. 스탈링도 야구를 하지 않았으면 분명히 어부가 됐을 겁니다.

그러나 많은 도미니카의 사내애들처럼 그도 7살부터 우유 박스로 만든 글러브와 나뭇가지를 방망이로 야구를 했습니다. 투수라 되라는 아버지의 소망과 달리 이 작은 체구의 꼬마는 온종일 땅볼을 잡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2006년 16세 때 카스트로는 삼촌과 함께 테스트를 받겠다며 도미니카의 커브스 캠프를 찾았습니다. 커브스 스카우트는 작고 가냘픈 소년에게서 전혀 파워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가 친 공은 담장 근처에도 가지 못했고, 송구도 힘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 소년은 패스트볼은 물론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모든 구질을 제대로 받아쳤습니다. 그리고 수비에서는 편안하면서도 재빠른 움직임에 송구 동작도 아주 매끄러웠습니다.

스카우트가 관심을 보이자 삼촌이 요구한 계약금은 6만 달러였습니다. 커브스의 답은 3만5000달러, 삼촌은 그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뒤에 인디언스에서 트라이아웃을 할 것임을 안 커브스는 4만5000달러를 제안했고, 카스트로는 커브스 소속이 됐습니다. 그리고 1만 달러, 약 1100만 원을 더 쓴 것이 커브스에게는 그야말로 대박이 되리라곤 사실 아무도 몰랐습니다.

도미니카리그에서 1년을 뛰고 2008년 처음 미국 땅을 밟은 그는 루키리그에서 3할1푼1리의 타격으로 관계자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습니다.
다음 해 2009년 시즌을 하이 싱글A에서 시작한 카스트로는 조금 이르다 싶게 더블A로 올라갑니다. 만 19세의 나이에 더블A는 버거울 것이 당연했고, 구단 관계자들은 타율 2할2푼대에 수비만 어느 정도 해주면 성공작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카스트로는 곧바로 3할대를 치더니 플로리다 스테이트리그 올스타에 뽑히고, 퓨처스 게임에도 뽑히는 등 아무도 예상치 못한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리그 올스타전에서는 장내 홈런 포함해 4타수 4안타로 MVP에 선정되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카스트로는 순식간에 커브스 최고 유망주 자리를 꿰찼습니다.

빅리그 데뷔는 더욱 인상적입니다.
2010년 5월 7일, 커브스는 카스트로를 더블A에서 곧바로 빅리그로 부르는 모험을 단행합니다. 1990년대에 태어난 선수로는 최초로 MLB 무대를 밟는 선수가 됐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데뷔전을 치릅니다.
신시내티 레즈와의 데뷔전 첫 타석에서 카스트로는 호머 베일리를 상대로 3점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커브스 사상 6번째이자 빅리그 사상 106번째로 데뷔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선수가 됐습니다. 그리고 경기 후반 주자 일소 3루타를 보태며 6타점을 기록, 빅리그 데뷔전 최다 타점의 기록도 만들어냈습니다.

공수에서 빈틈이 많다며 반짝스타가 되리라는 비관론도 있었지만, 카스트로는 125경기에서 정확히 3할에 출루율 3할4푼7리, 장타율 4할8리를 기록하며 3홈런에 41타점을 올렸습니다. 신인왕 투표에서는 5위에 그쳤지만 각 매체에서 뽑는 루키 올스타팀 유격수에 빠지지 않고 선정됐습니다.
빅리그 사상 6번째로 20세에 3할을 기록한 타자가 된 카스트로의 기세는 2011년에도 수그러들 줄 모릅니다. 4월 그의 타율은 3할4푼8리, 18득점으로 빅리그 유격수 최고에 40안타는 전체 2위였습니다. 그리고 2년차로 올스타전에 선정되는 영광도 맛봤습니다. 전통의 커브스 사상 최연소 올스타였습니다.

여전히 두 가지 점에서 카스트로에게는 의문 부호가 따라붙습니다.
타격에서는 그의 거칠고 큰 스윙은 빅리그 투수와 스카우트에게 간파당하면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있었습니다. 183cm에 그나마 살과 근육이 붙어 85kg이 된 카스트로는 '프리 스윙어'입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들어온 공에 대한 스윙 비율이 30%가 넘을 정도이고, 타석당 3.5개의 공을 보는데 그쳐 200위권입니다. 그런데도 시즌 초반까지는 삼진 비율이 리그 두 번째로 적을 정도였지만 점차 삼진 비율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커브스는 카스트로의 크고 공격 일변도인 스윙을 놓고 지난봄 코칭스태프와 수뇌부가 회의를 할 정도였습니다. 당시 결론은 '아직 어리고 힘도 기술도 좋아질 것이므로 일단을 손을 대지 말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카스트로는 10일 현재 3할1푼3리의 타율로 그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홈런 5개, 2루타 28개, 3루타 8개에 52타점, 66득점, 12도루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125경기에서 올린 성적보다 올해 112경기에서 올린 성적이 거의 전부분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작년에 카스트로는 27개의 실책으로 팀 최다, NL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한 이닝에 3개의 실책을 범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그러나 18개로 실책을 확 줄이고 있습니다. 구단은 겨우내 특별 코치까지 붙여 수비 훈련을 시켰고, 눈앞에서 성장하는 것이 보인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워낙 민첩하고 글러브질이 좋은데다 어깨도 강해서 공수를 겸비한 최고의 유격수가 되리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관계자들은 흡족해합니다. 특히 동네 야구하듯 편하게 플레이하는 강심장이 큰 강점으로 칭찬을 듣습니다.

만약 남은 시즌 카스트로가 3할 타율을 지켜내면 또 하나의 대단한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MLB 역사상 세 번째로 20-21세 연속으로 3할을 치는 타자가 되는 것입니다. 명예의 전당 멤버인 아키 보한이 1930년대에 피츠버그에서 처음 그 기록을 세웠고,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1990년대 시애틀에서 두 번째로 20-21세 연속 3할을 기록했습니다. 지금 같아서는 어렵지 않게 그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3년 전 전혀 무명일 때 처음 미국 땅을 밟은 카스트로는 마이너에서 유니폼을 받으며 몇 번을 달고 싶으냐는 질문에 몇 번이 비었느냐고 물었습니다. 13번이 있는데 미국에서는 불운의 번호라고 하자 카스트로는 미소를 지으며 "그래요? 진짜 그런지 한번 보죠."라며 13번을 달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저지의 등번호는 13번입니다.

중남미계 코치와 선수들은 그를 여전히 잔쿠도(zancudo: 모기)라는 별명으로 부릅니다. 워낙 작고 가냘팠기 때문에 붙은 별명입니다. 그러나 스탈린 카스트로는 이제 MB에서 제일 지독하고 오랜 저주에 시달리고 있는 커브스의 가장 큰 희망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배울 것이 많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 장래가 기대되는 카스트로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0 [영상] '놀라스코 12승' LAD, 6연승 행진 야동전문업로더미리탱● 2013.09.04 2692
889 [mlb.com]자니쿠에토vs류현진 file 삼대오백 2014.05.25 523
888 한화vs두산 야구. 초심 2013.01.09 1219
887 .Lawn Like a Pro Baseball Field | At Home With P. 머슬두~ 2013.01.25 504
886 Ryan Braun 2011 Highlights 야동전문업로더 미리탱● 2013.02.13 414
885 Carlos Pena 2012 Highlights 야동전문업로더 미리탱● 2013.03.15 452
884 류현진의 타격코치.GIF 야동전문업로더 미리탱● 2013.04.15 665
883 24S - 류현진 5승, 프로야구 관전포인트(05/23) marine4801 2013.05.23 413
882 [프로야구] 씁쓸한 판정.. (06.15) . nakkozzang 2013.06.16 417
881 롯데 히메네스 스탯 file 삼대오백 2014.04.26 515
880 이번주 미국 야동 : 가랑이 사이로.swf 야동전문업로더 미리탱● 2013.07.10 1950
879 [영상] [프로야구] 넥센 : 두산 경기 다시보기 (08.07) marine4801 2013.08.09 1477
» [민기자 리포트]커브스의 희망 ‘잔쿠도’ 카스트로 (2011.08.11) 팀몬스터짐 2013.10.01 1122
877 [민기자 수첩]박찬호, 기나긴 도전의 종착역 (2011.12.14) 팀몬스터짐 2013.10.22 875
876 결승홈런·개인 최다 타점 모창민의 '어느 멋진 날' 딥풀업스콰트 2014.04.12 956
875 [민기자 MLB 리포트]류현진의 잇단 호투와 빌링슬리의 커브 (2013.03.24) 팀몬스터짐 2013.10.24 6046
874 [민기자 코리언 리포트]용맹한 류현진과 구속의 맹점 (2013.04.27) 팀몬스터짐 2013.10.24 811
873 박찬호 삼진 스페샬~1 [5] gotjddn1 2013.11.03 619
872 우에하라, 류현진과 한솥밥?… LAD행 가능성 제기 file 주한아부지 2014.07.10 520
871 '역대 최다 관중' 후끈 달아오른 광주의 야구 열기 삼대오백 2014.03.15 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