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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인연이 아니다. 이미 두 번이나 대결이 추진됐다가 취소된 바 있는 최두호(24·구미MMA/사랑모아병원) 대 샘 시실리아의 대결이 또 성사됐다.

UFC는 1일(한국시간) '오는 11월 28일 열리는 UFN 79에 최두호 대 샘 시실리아의 페더급매치가 추가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상이라면 둘은 당초 지난해 5월 말 열린 'UFC 173'에서 맞붙었어야 했다. 당시 경기는 최두호에겐 데뷔전이었고, 1승 3패를 기록 중이던 시실리아 입장에선 생존이 걸려있던 중요한 일전이었다. 허나 최두호가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으며 대결이 취소됐다.

그리고 발목이 다 나아가던 순간 시실리아와의 대결 요청은 또 들어왔다. 지난 7월 열린 'UFN 71'에 출전해 샘 시실리아를 상대하라는 것이었다. "상대 역시 타격가인 만큼 좋은 그림이 만들어질 것 같았는데 너무 아쉽다"고 했던 최두호는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 허나 이번에는 갈비뼈 연골 골절이 발목을 잡았다.

시실리아와의 대결을 그토록 반겼던 최두호였지만, 이미 두 번이나 취소된 만큼 맘을 비우기로 했다. 무엇보다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시실리아 역시 "최두호의 몸은 유리가 아닐까 싶다. 이젠 그와의 경기에 응하지 않겠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본인의 잘못이었던 만큼 최두호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거짓말 같은 일이 1일 새벽 발생했다. 최근 한국대회 출전이 확정됐다는 연락을 받고 상대가 정해지기만을 기다리던 최두호는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하기에 앞서 팀 동료들과 함께 야유회를 떠났다. 한동안 운동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잔을 기울였다.

그렇게 밤을 지세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새벽 2시경, 그때 최두호는 UFC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취기가 얼근히 올라온 상태였지만, 전화를 받는 순간 정신이 바짝 들 수밖에 없었다. 샘 시실리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의외의 상대와 대결 제안이었다. 아울러 UFC 매치메이커의 고집도 느껴졌다.

최두호는 엠파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실수로 인해 경기를 두 번이나 펑크냈기 때문에 시실리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이번엔 정말 경기 전 뼈가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싸울 생각이다. 부상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지만, 차마 더 이상은 못 빼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최두호와 처음 맞붙을 당시만 해도 시실리아는 퇴출 위기였다. 1승 3패의 상태인데, 상대는 UFC 기대주인 최두호. 최두호의 데뷔전 승리와 함께 시실리아는 UFC와 작별을 고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최두호와의 대결이 두 차례 취소된 과정에서 오히려 3승 1패를 기록하며 되살아났다.

이에 대해 최두호는 "시실리아의 최근 분위기가 좋다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변함없다. 내가 더 강하다고 확신한다"며 "두 번의 경기를 준비하면서 모든 파악은 끝났다. 상대가 강점을 나타내는 스탠딩에서 정면 타격전을 벌여 이겨주겠다. 타격으로 타격가를 쓰러트릴 것"이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편 데뷔전에서 물개박수로 유명세를 탔던 최두호의 트레이너 이창섭 감독은 "상대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미 전략을 몇 번이나 짰고 맞춤 전술훈련을 수없이 했다. 이번에는 많은 스파링보다는 기술훈련 위주로 준비하겠다. 두호는 무조건 앞으로 나가는 미친 경기를 펼치겠노라고 다짐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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