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짐] 6월 18일 벌어졌던 한국 대 러시아의 월드컵 조별예선 H조 경기에 대한 ESPN의 해설을 돌아봅니다. BBC의 경우는 해설자와 캐스터가 한국선수들의 풀네임(성과이름)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발음도 비교적 정확했고 항상 '쿠자촐이 중거리에서 때립니다' 라든지, '팍주유엉의 움직임이 좋았습니다'라고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해설진이 사전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반면 ESPN은 한국선수들을 거의 성으로 지칭했습니다. 아래의 내용에 축구 해설의 종가이자 최고봉인 BBC와 이번 월드컵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고 하는 도전자 ESPN간의 미묘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해설의 내용을 감히 평가할 주제는 못돼지만, 어느 방송이 더 성의있게 준비했는지는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캐스터 다니엘 만: 영국, 유럽지역의 거대 케이블 네트워크 SKY TV에서 축구 전문 캐스터로 활동하다 ESPN으로 자리를 옮김
해설자 케이시 켈러: 미국 출신 골키퍼중 최초로 분데스리가, EPL, 라리가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 월드컵 4회 출전. 미국 대표팀 주장을 가장 오래 역임한 선수.
[애국가 종료 후]
만: 한국은 8회 연속으로 월드컵에 출장했고 그들의 국가가 이젠 제 귀에 익었습니다. 한국의 서포터들이 러시아 서포터를 숫자로 압도하고 있네요. 골키퍼는 이고르 아킨페예프이고 바실리 베라주스키가 주장입니다. 로만 시로코프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미들필드에서 데니스 글루샤코프에게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놀랍게도 알렉산더 코코린이 피니셔의 포지션을 맡게 되었어요. 경험이 풍부한 알렉산더 케르자코프는 러시아가 12년전 본선에 진출했을 당시 대표팀으로 부터의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켈러: 베라주스키와 이그나세비치가 러시아 수비진의 두 기둥입니다. 빠르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들은 게임을 알고 서로서로를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만: 네스토 피타나가 오늘의 레프리입니다. 오늘 그는 39세 생일을 맞았는데 그가 잘 해내길 바랍니다. 한국팀의 골키퍼 정성룡은 지금 해외 이적을 준비하면서 정밀한 검증를 받고있는 중이죠. 한국팀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바이어 레버쿠젠의 손흥민이 왼쪽 공격수로 나서고 아스날에서 방출된 박주영의 선발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켈러: 러시아는 초반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약간 자유로운 플레이를 보일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방어태세를 강화할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박주영과 손흥민에게 기대를 걸고있죠, 그들이 전방에서 활발하게 공세를 펴면서 러시아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험많은 러시아의 포백라인을 돌파하기위해 노력해야겠죠.
만: 11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파비오 카펠로감독이 화면에 잡히고 있습니다. 그는 러시아팀과 장기적인 계약을 체결했죠. 그는 4년 후 러시아에서 월드컵이 벌어질 때 까지 러시아 대표팀 감독을 맡을 것입니다. 홍명보, 그는 한국 대표팀 경기 최다 출장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인중 누구도 그만큼 월드컵 경기에 출장해 보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흰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섭니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에서 그들은 자국 이외의 국가에서 벌어진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습니다. 러시아는 12년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무대에 섰고 4년후 자국 대회의 개최전에 뭔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어합니다.
[전반 8분 50초경 이청용의 침투패스 시도]
만: 기(성용)가 공을 잡았습니다. 그는 중원에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 내는 선수죠. 이(청용)~~ 뒤에서 달려오는 공격수를 통해 득점을 노립니다!! 약간! 아주 약간, 기회가 있었지만 흘러나가버렸습니다. 박이 쫒아가지 못했네요.
켈러: 멋진 플레이였습니다. 약간 오프사이드 같은 느낌도 있었는데요. 박이 달려나옵니다만, 패스가 조금 강했습니다. 오늘 경기중 지금까지 한국팀이 보여준 최고의 움직임이었습니다.
만: 박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습니다. 최근 그에게는 별로 긍적적인 상황이 없었습니다. 지난달에 아스널에서 방출되기도 했고요.
켈러: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을 준비하지 못한다는건 참 괴로운일이죠. 챔피언십 대회에 나오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경기감각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한국 대표팀에 선발되었다는 사실이 조금 놀라운 것이죠. 그 점을 놓고 추리해보면 그만큼 한국 공격진에 선수자원이 부족하다는 의미도 됩니다.
[전반 10분경 손흥민의 슛]
만: 구의 러블리 터치입니다, 손으로 연결되었고요~ 손이 발 뒷꿈치를 세우고 달립니다! 좋은 기회!! 본인의 힘으로 좋은 찬스를 만들었지만 피니쉬가 좋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분위기를 잘 끌어올려주었네요.
[후반 22분 34초 이근호 선제골]
만: 한국의 공격, 스트라이크 프롬 리근호오오오!!! 아킨페예프에게는 끔찍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최고의 순간이네요!! (한국팀과 한국 관중석, 아킨페예프와 러시아 관중석 화면에 잡힘) 놀라운 감정의 대비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킨페예프의 핸들링은 오늘 경기 내내 문제가 있었어요.
켈러: 전직 골키퍼로써 이런 장면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봐야겠죠, 한국선수들은 중거리에서 슛을 때리는데 자신감이 넘치고 있어요, 왜냐하면 아킨페예프가 경기 내내 매우 불안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수비해야 하는 슛이었어요. 그렇지만 이런 경우를 위해 '실수'라는 단어가 존재하는거죠. 아킨페예프는 집중력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이번에도 두번째 시도에서 거의 처리 해 낼뻔 했습니다만... 이 골이 러시아 선수들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만: 경고등은 이미 켜져 있었고 이근호가 도박을 걸었으며 그의 운이 통했습니다.
[후반 28분 30초 러시아 동점골]
만: 예센코, 자고예프에게로 다시, 공간이 부족합니다! 케르자코프!!! 놀랍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즉각적인 임팩트입니다. 교체되어 들어온 선수가 동점골을 터뜨렸습니다. 한국의 페널티 에이리어 안에서 벌어진 혼돈을 그가 정리했습니다.
켈러: 측면에서 슛이 이루어졌고 골키퍼가 방어했지만 공이 정면으로 튕겨져 나갔어요. 에센코가 수비수가 걷어내는 공을 가슴으로 받아 케르자코프에게 연결했습니다. 러시아팀의 반응속도가 엄청났군요. 케르자코프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세요, 하지만 팀에서 가장 기쁜 선수는 그가 아닌 아킨페예프일겁니다. 이제 경기의 흐름이 어떻게 될까요.
[경기 종료]
만: 오프닝 매치에서 한국과 러시아가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교체되어서 들어온 이근호가 아킨페예프의 무시무시한 실수를 틈타 선제골을 기록했고 역시 교체되어 들어온 케르자코프에 의해 동점이 이루어졌습니다. 초반 다소 느린전개로 시작되었지만 후반에는 상당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몬스터짐 월드컵] 다음경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