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세호 기자] 불과 2년 만에 리그 전체를 먹어치울 것인가. 

LA 다저스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24)가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올 시즌 성적 3할4푼8리 11홈런 40타점 OPS 1.074로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5월 들어 홈런 8개를 쳤고, 타율은 4할1푼 OPS 1.278로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이다. 

지난 시즌까지 푸이그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날뛰는 야생마 같았다. 하드웨어상으로는 모든 것을 다 갖췄으나 경험이 없었고, 약점이 분명했다. 타석에 올랐을 때는 인내심이 부족했고 바깥쪽 변화구 공략에도 애를 먹었다. 수비에선 송구시 과욕을 부리다 에러를 저질렀다. 주루플레이 또한 도루 11번 성공에 실패가 8번에 달할 만큼, 자신이 지닌 스피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곤 했다. 

올 시즌은 도루를 제외한 모든 게 향상됐다. 지난 시즌 내내 볼넷 36개를 얻었는데 올 시즌에는 이미 볼넷 26개를 기록할 정도로 타석에서 인내심이 좋아졌다. 바깥쪽 변화구 또한 이제는 얼마든지 밀어서 넘길 정도로 가볍게 대처한다. 지난해 5개를 기록했던 에러는 지금까지 단 하나도 없고, 8개였던 보살이 벌써 4개다.   

다저스 매팅리 감독이 푸이그를 두고 “리그 최고 우익수”라 칭한 것도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가 우익수에 있으면 1루 주자는 함부로 3루까지 못간다”며 푸이그의 어깨가 상대 주자를 묶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2014시즌을 앞두고 미국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푸이그가 “MVP가 될 수도 있지만, 타율 2할대 그저 그런 타자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예측할 범위가 너무 넓은 선수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는 전자에 가깝다. 트로이 툴로위츠키(콜로라도),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과 함께 MVP 3파전 구도를 형성 중이다. 무엇보다 최근 기세는 셋 중 푸이그가 가장 뛰어나다.  

물론 MVP 수상을 위해선 팀 성적도 필요하다. 원맨쇼를 하는 것보다 동료들과 공존하며 다저스가 디비전 우승을 차지하는 게 푸이그의 수상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 될 듯하다. 그만큼 다저스 타선이 푸이그와 디 고든의 의존도에서 빨리 탈피할 필요가 있다. 

한편 올 시즌 푸이그가 MVP를 수상한다면, 다저스 구단은 1988년 이후 26년 만에 첫 MVP를 배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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