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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화끈한 공격력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했던 그 때 그 롯데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는 것일까. 한층 업그레이드된 대포로 무장한 롯데가 2010년의 영광 재현에 나서고 있다. 적어도 홈런을 보면 그에 근접할 가능성이 보인다.
롯데는 5일 현재 14승12패1무(.538)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넥센과는 3경기 차이지만 아직 오밀조밀하게 붙어있는 순위표라 치고 나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 근거로는 역시 강력한 선발진이 손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포의 힘도 하나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한 번 불이 붙으면 무섭게 터지는 화력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장타의 부활은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5일까지 롯데의 팀 타율은 2할8푼2리로 넥센(.289), SK(.284)에 이은 리그 3위다. 전반적으로 타고투저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리그 평균(.278)보다도 높다. 주목할 만한 것은 홈런의 증가다. 롯데는 27경기에서 총 28개의 홈런을 때려 팀 홈런에서 넥센(38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당 1.04개 꼴의 홈런이다. 팀 장타율(.433) 역시 넥센(.479)에 이어 2위다.
롯데의 팀 홈런 추이는 2010년을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다. 2008년 93개, 2009년 121개로 상승 곡선을 그리던 롯데의 홈런포는 2010년 절정을 찍는다. 2010년 롯데는 133경기에서 총 185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팀의 기념비적인 한 해를 보냈다. 2위 두산(149개)과의 차이가 꽤 컸다. 그러나 2011년 111개로 떨어지더니 2012년(73개)과 2013년(61개)은 평범하다 못해 리그 평균 아래로 추락했다. 그런데 바닥을 찍고 반등할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2010년은 말 그대로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했다. 이대호가 44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쇼를 주도했고 외국인 선수 카림 가르시아, 그리고 모범 FA였던 홍성흔이 26개씩을 치며 뒤를 받쳤다. ‘홍대갈 트리오’의 손에서 96개의 홈런이 나왔는데 당시 리그 투수들이 가장 진땀을 흘리는 코스였다. 그 외 강민호가 23개, 전준우가 19개, 손아섭이 11개를 치며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쉬어갈 틈도 없이 홈런이 쏟아지곤 했다.
올해도 비슷한 구조다. 현재 히메네스와 강민호가 6개씩의 홈런을 때리고 있고 전준우가 5개를 거들었다. 손아섭 최준석 박종윤도 3개씩의 홈런을 친 상황이다. 역시 6명 이상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타선이다. 히메네스가 이대호의 몫을 대신한다면 당시와 비슷한 폭발력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에 초반 부진한 최준석이 살아난다면 금상첨화다.
삼진의 덫은 주의해야겠지만 화끈한 장타 한 방은 경기를 뒤집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런 이미지가 구축되면 상대 마운드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관중동원에서 고전하고 있는 롯데다. 팬들을 다시 사직구장으로 부를 수 있는 요소로 홈런만큼 좋은 것도 없다. 롯데의 홈런포가 어디까지 뻗어나가느냐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