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갚아줄 차례 ⓒ gettyimages/멀티비츠

5.0이닝 5K 무실점(2안타 1볼넷)
7.0이닝 7K 무실점(3안타 3볼넷)
7.0이닝 8K 무실점(2안타 1볼넷)

3경기 2승 ERA 0.00, WHIP 0.63, AVG .113

우리의 기억 속에서 샌프란시스코전을 지웠을 때, 류현진(27·LA 다저스)의 올시즌 성적이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류현진은 2007년 궈홍즈(토론토전 1.2이닝 8실점) 이후 처음으로 <2이닝 이하, 8실점 이상>을 기록한 다저스 선발 투수가 됐다. <2이닝 이하, 6자책 이상>으로는 2010년 구로다 히로키(애리조나전 1.2이닝 6실점) 이후 처음이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이닝 6자책을 기록한 다저스 투수는 1985년 제리 로이스(2이닝 6실점) 이후 처음이었으며, 2이닝 8실점은 1988년 오렐 허샤이저(2이닝 8실점 5자책)에 이어 역대 두 번째였다. 그렇다면 그날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악의 경기를 보이게 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일단 류현진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스트라이크를 비교적 많이 던지는 투수다. 류현진의 통산 스트라이크 비율은 64.7%로 같은 기간 메이저리그 평균(63.9%)보다 높다(클리프 리 통산 67.9%). 그러나 그날 류현진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57.9%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을 계산할 때, 맞아나간 안타도 스트라이크로 기록된다. 이에 인플레이된 타구를 제외할 경우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51.9%로, 샌프란시스코전을 전후한 두 경기(59.9%)와 차이가 컸다.

그날 류현진은 또한 불운했다. 다저스는 수비진이 크게 흔들렸고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연결된 것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 상대가 다른 팀도 아닌 샌프란시스코였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닐 수도 있다. 바로 여기에 18일 경기(한국시간 오전 5시)의 해법이 숨어 있는 것이다.

1. SF 타자들은 기다리지 않는다?
그렉 매덕스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자신의 최고 무기로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초구 볼 이후>의 평균 타율이 .269였던 반면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는 .223였다. 그 점에서 지난해 <초구 볼 이후> .245와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46의 피안타율을 기록한 류현진은 신기한 투수였다. 초구 스트라이크 후 볼카운트 0-2로 가는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반면, 초구 볼 이후 2구째 스트라이크를 던지거나 파울을 이끌어내 볼카운트 1-1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출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초구 스트라이크'는 류현진에게도 최고의 무기가 되고 있다. <초구 볼 이후>의 피안타율이 .269인 반면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는 .105를 기록하고 있는 것. 여기에 2구째도 스트라이크를 던져 '볼카운트 0-2'를 만들었을 경우, 지난해에는 .203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17타수 무안타(1볼넷 8삼진)의 피안타율 제로다. 타자 입장에서 기다렸다가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면 더욱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가 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가 류현진을 상대할 때 나머지 팀들과 다른 첫 번째는, 바로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샌프란시스코전 6경기에서 한 타자당 3.61구를 던졌다. 반면 나머지 경기들에서는 한 타자당 3.99구였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보다 빠른 카운트에서, 즉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기 전에 류현진과 승부하고 있는 것이다.

꽉찬 남자 ⓒ gettyimages/멀티비츠

2. SF 타자들은 홈런을 노리지 않는다?
류현진의 샌프란시스코전 평균자책점은 3.89. 나머지 경기들에서의 2.78보다 많이 높다. 그런데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맞은 홈런은 단 1개다(지난해 9월25일 토니 아브레유). 이에 류현진은 나머지 경기들에서 9이닝당 0.71개의 홈런을 허용하고 있는 반면,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0.26개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샌프란시스코전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피안타율이 .300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경기들의 피안타율은 .235다.

야구에서 안타가 될 확률이 가장 높은 공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플레이된 플라이볼의 9.6%, 땅볼의 24.0%가 안타가 된 반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65.7%였다(기습번트 39.1%). 반면 플라이볼은 인플레이된 타구의 9.3%가 홈런이 된 반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3.2%였다. 류현진의 통산 라인드라이브 허용율은 19.1%로 지난 2년간 ML 평균인 21.0%보다 낮다. 그러나 지난 샌프란시스코전에서의 허용율은 무려 46.2%였다.

그렇다면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류현진을 만나면 일부러 라인드라이브를 노리는 타격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5일 경기를 포함하더라도 류현진의 샌프란시스코전 통산 라인드라이브 허용율은 19.3%로 통산 전체 기록(19.1)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샌프란시스코전의 플라이볼 비율과 땅볼 비율 역시 다른 경기들과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이에 지난 경기의 '라인드라이브 폭탄'은 단지 높게 제구된 공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3. SF 타자들은 체인지업 공략법을 알고 있다?
<팬그래프>의 구종 가치(pitch value)에 따르면,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패스트볼 공략을 가장 잘한 타자는 추신수였다. 그리고 체인지업은 크리스 데이비스였다(슬라이더 크리스 데이비스 / 커터 미겔 카브레라 / 커브 카를로스 고메스 / 스플리터 맷 위터스). 팀으로 보자면 체인지업에 가장 강한 팀은 클리블랜드였다. 샌프란시스코도 이 순위에서 ML 12위라는 비교적 높은 순위에 올랐지만, 그렇다고 '체인지업 킬러' 팀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범위를 <류현진 체인지업>으로 좁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류현진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통산 .171로(게임데이가 구종 분류를 하지 못한 호주 개막전을 제외), 역시 류현진이 던지는 공 중에서 가장 좋다(패스트볼 .293, 슬라이더 .209, 커브 .304). 그러나 나머지 경기에서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150인 반면,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그보다 1할 이상 높은 .263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차원에서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을 가능성을 높인다. 구종 가치로 봤을 때도, 류현진은 나머지 경기에서 경기당 0.72의 구종 가치를 기록한 반면,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0.22에 그쳤다. 애리조나가 지난 경기에서 류현진 체인지업을 상대로 7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이번 대결에서 샌프란시스코 타자드에게 혼란을 주기 위해서는 체인지업을 줄이거나, 던지는 패턴을 평소와 다르게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공이 올시즌 피안타율 .077(13타수1안타)로 체인지업(.250보다도 좋은 슬라이더다. 지난 샌디에이고전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공도 바로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이끌어낸 슬라이더였다.

4. 가장 확실한 해결책
땅볼은 투수들의 친구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보다 안타가 될 확률이 낮으며, 홈런이 될 확률은 아예 제로다(장내홈런은 땅볼이 아니라 라이너 타구들이다). 병살타 유도도 땅볼을 가지고 한다. 그리고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구종보다는 구위가, 구위보다는 제구가, 땅볼 유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샌프란시스코가 어떤 공략법을 들고 나오더라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역시 철저히 낮은 제구로 땅볼을 양산해내는 것이다(아쉽지만 결국은 뻔한 이야기다).

류현진이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가장 놀라운 점은 같은 실수를 두 번 연속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다음 경기에서 해결해 버리는 놀라운 적응력을 선보여 왔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도 류현진이 '낮은 스트라이크'을 가지고 타자들을 몰아붙이는 데 성공한다면, 샌프란시스코의 <류현진 공략 매뉴얼>은 다시 쓰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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