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카 마사히로의 포스팅이 시작됐습니다.
라쿠텐 골든이글스로서는 새롭게 변한 포스팅 시스템으로 인해 커다란 금전적 손실을 보게 됐습니다만 본인의 의지와 여론 등에 밀려 결국 포스팅을 허가했습니다. 포스팅은 종전의 무한 경쟁이 아닌 최고 2000만 달러를 원 소속팀에 지불하는 것으로 변경됐습니다. 일방적으로 MLB에 유리하게 바뀐 규정으로 라쿠텐은 24승 무패의 에이스를 내주면서 기대했던 적어도 50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머니는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 포스팅이 확정되면서 과연 어느 팀이 이 한 시즌 무패 투수를 영입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Wikimedia Commons >

MLB 팀에겐 크리스마스 선물로 타나카 포스팅이 확정되면서 수많은 추측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타나카 측도 케이시 크로스를 에이전트로 선임하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물론, NY 양키스가 가장 먼저 접촉을 했다는 예상대로의 시나리오도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통산 12월 말은 MLB의 각 팀 관계자들로 모처럼의 휴가에 돌입하는 시기이지만 올 연말연시는 각 팀의 단장과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대단히 분주하게 됐습니다.

타나카를 원하는 팀, 필요한 팀, 가능한 팀

타나카 급의 선발 투수라면 원하는 팀은 MLB 30개 팀 전부하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 중에 타나카가 꼭 필요한 팀을 꼽으라고 해도 적어도 10개 팀 이상은 됩니다. 뉴욕 양키스와 LA 에인절스, 다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카고 커브스 등이 공개적으로 타나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영입에 나설 전망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타나카를 영입할 수 있는 팀을 꼽으라면 명단은 확 줄어듭니다. 우선은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팀이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타나카 자신이 뛰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합니다. 휴스턴이 아무리 돈을 많이 풀어도 타나카를 잡을 가능성이 희박한 것은 빅리그 최악의 전력인 팀 재건에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또한, 스몰 마켓의 팀은 포스팅 머니와 몸값을 합쳐 1억 달러를 상회할 것이 거의 확실한 이번 전쟁에 뛰어들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양키스

- 카노를 떠나보냈고 추신수 영입도 실패한 양키스는 선발진에 에이스급 투수가 꼭 필요한데다 재정적인 능력이 있어 영입 후보 0순위인 것은 분명합니다. CC 사바시아가 내년이면 34세이고 2선발 구로다는 39세에 지난 시즌 막판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미 양키스가 활발한 접촉을 시작했음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총력을 기울일 것은 분명하고, 양키스가 총력전을 펼치면 대부분 목적을 달성합니다. 팀이 전체적으로 노쇠현상을 보여 25세의 타나카 영입은 여러 가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에인절스 -

오프 시즌 에인절스는 타일러 스캑스와 헥토 산티아고 등의 선발을 보강했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해결됐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제러드 위버와 C.J. 윌슨의 원-투 펀치 후에는 임팩트 있는 선발이 부족한데 타나카는 당장 로테이션의 상위에 올릴 수 있습니다. 스토브리그에서 같은 조의 오클랜드, 텍사스, 시애틀이 모두 전력 상승을 이룬 마당에 에인절스는 초조합니다. 푸홀스, 해밀턴의 방망이에 엄청난 돈을 퍼부었다가 기대 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한 시즌 24승 무패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25세 젊은 투수라면 위험 부담은 적을 수 있습니다.

다저스 -

다저스는 이미 커셔-그레인키-류현진의 막강 1,2,3선발에 댄 하렌을 영입했고 조시 베켓도 스프링에 맞춰 돌아올 예정입니다. 빌링슬리도 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타나카를 영입한다면 대번 MLB 최고의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는 유혹이 있고, 그리고 근래 보여준 씀씀이라면 타나카 영입의 재정적 부담도 크게 어려울 것도 없어 보입니다.
커셔의 커브에 그레인키의 커터,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하렌의 싱커 그리고 타나카의 포크볼까지 가세한다면 가장 다양하고 가장 강력한 로테이션이 완성돼 다른 팀 타선을 공포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노모 히데오를 시작으로 일본 선수들이 많이 거쳐 간 팀이고 일본 선수들의 선호도도 좋습니다. 요즘 시장에서 다저스를 제외할 수는 없습니다.

레인저스 -

추신수를 영입한 레인저스가 설마 타나카까지 원할까 싶기도 하지만 우승할 수 있을 때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미 다르빗슈와 홀랜드, 해리슨, 오간도 등의 선발진도 탄탄해서 큰 걱정은 없는 팀이지만 지난 3년간 두 번이나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한을 풀기 위해서라면 타선의 추신수에 이어 투수진에 타나카 영입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일단 영입전에는 뛰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레드삭스 -

추신수 영입전에서도 의외로 조용했던 레드삭스는 타나카와 관련해서도 이상할 정도로 침묵하는 분위기입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여유라기보다는 현재 전력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질만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레스터-래키-벅홀츠-피비-뎀스터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은 분명히 탄탄합니다. 그러나 부상 전력이 있는 투수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위험을 안고 있기에 타나카를 영입한다면 아주 좋은 보험이 될 수 있습니다. 곧바로 2선발로 올릴 수도 있습니다.
당장은 야수 보강이 더 필요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간과할 수 없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양키스에게는 줄 수 없다!'라는 점입니다. 안 그래도 FA 엘스버리가 양키스와 계약해 레드삭스 팬들의 심기가 대단히 불편한데 타나카가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펜웨이파크에서 역투를 펼친다면 그들에겐 참을 수 없는 일이 됩니다.

매리너스 -

올겨울 의외의 큰손인 시애틀 매리너스는 로빈슨 카노 영입으로 팀의 위상을 확실히 끌어올렸지만 아직 우승 전력은 분명 아닙니다. FA 추신수 계약은 그들에겐 트레이드 실패를 자인하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겠지만, 이제는 외야수 넬슨 크루스와 함께 타나카를 아주 심각하게 따져볼 순서입니다. 스즈키 이치로를 시작으로 많은 일본 선수들이 활약했던, 일본기업이 구단주인 팀으로 일본에서의 선호도도 아주 좋습니다. 현재 이와쿠마도 킹 펠릭스에 이어 2선발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형 중계료 계약을 앞두고 투자에 인색함이 없는 여유도 있습니다. 만약 타나카가 시애틀로 간다면 AL 서부조는 AL 동부조 이상으로 치열하고 흥미로운 격전지가 될 것입니다.

그 외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카고 커브스 등도 타나카 영입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올겨울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심지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움직임이 있습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신시내티 레즈도 관심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 규모나 현재와 짧은 미래의 전력 등 이런 저런 이유로 타나카를 영입할 수 있는 팀의 규모는 좁혀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 거리가 있는 팀이 가능성이 높이려면 몸값을 높게 부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커브스 같이 재건에 박차를 가하는 팀이 장기적으로 에이스 영입을 꾀하며 거액을 투자한다면 의외의 승자가 나올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양키스나 다저스, 매리너스 등이 선두 주자로 보입니다. 과열 현상으로 이어진다면 타나카의 몸값은 당연한 상승 효과를 볼 것입니다.

타나카의 포스팅은 한국시간 1월25일 마감일입니다.
달라진 제도로 포스팅을 하는 팀은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한 2000만 달러의 포스팅 머니로 낼 이유가 없으니 일단 포스팅에는 많은 팀이 나서겠지만 실제로 협상을 진행하면서 빠르게 윤곽이 드러날 것입니다. 당분간은 타나카 뉴스가 요란하게 언론을 장식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 기사는 espn.com, MLB.com, baseballreference.com, Wikipedia, baseballprospectus.com, Bleacher Report, minkiza.com 등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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