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는 숙녀가 필요로 할 때 떠나지 않는다'

지난 2006년 칼치오폴리로 인해 유벤투스는 세리에 B로 강등당했다. 파비오 칸나바로, 패트릭 비에이라, 릴리앙 튀람 등 주축선수가 이적하는 엑소더스 상황 속에서도 유벤투스의 혼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는 이 명언을 남기고 파벨 네드베드와 함께 팀에 잔류했고, 그는 당당히 팀을 세리에 A로 올리며 유벤투스의 레전드가 되었다.

대한민국에도 델 피에로와 같은 선수가 있다. 팀은 강등되었고 K리그1의 오퍼들이 있었지만, 수원만을 생각하며 팀에 남은 판타지스타, 카즈키 코즈카가 그 주인공이다. 카즈키가 수원삼성에서 K리그1 승격을 위해 다시 뛴다.

카즈키는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24년에도 수원삼성과 함께하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하며 재계약 사실을 알렸다. K리그1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카즈키였기에 축구계 관계자들도 모두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반응이었다. 카즈키는 당초 수원과의 계약이 내년까지로 되어있었지만 팀이 강등되면서 그의 미래는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불안정한 위치에 있던 카즈키에게 많은 팀들의 제의가 왔다. 

그 중에서는 K리그1에서 상위권에 오른 팀들의 이적제의도 있었고, 조건도 좋았다.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수원보다 조건이 좋은 팀에서 뛸 수 있었다.

 



하지만, 카즈키는 수원의 잔류를 결정했다. 염기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카즈키를 반드시 잡아달라 요청했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카즈키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카즈키의 잔류에는 수원팬들에 대한 애정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수원더비에서 퇴장을 당하며 시즌 최종전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도 한켠에 있었기에 카즈키는 수원의 승격을 위해 한 시즌 더 뛰기로 결정했다고 축구 관계자들은 이야기했다.

구단도 잔류를 결정한 카즈키에게 특별히 대우했다. 비록 팀에 들어온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파격적으로 부주장단에 임명했다. 카즈키 특유의 책임감이 팀을 깨울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제 카즈키는 수원 삼성의 부주장으로 K리그1 승격을 향해 달려야한다.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서 "수원삼성과 함께 승격해서 K리그1에서 더 큰 도전을 하고 싶다. 반드시 수원삼성을 원래의 자리에 되돌려 놓겠다."라고 이야기하며 승격에 대한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이어서 "염기훈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그리고 선수단 모두 하나가 되어 K리그1 승격 하나만을 생각하고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마무리하며 승격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

카즈키는 12일 전지훈련지인 태국 방콕으로 떠났다. 팀이 강등당하면 선수들이 떠나는 엑소더스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팀을 남는 선수가 보여주는 낭만은 축구팬들의 가슴을 울린다.

카즈키는 과연 그는 17년 전의 델 피에로처럼 잔류를 결정하며 수원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과연 카즈키는 부주장으로서 팀을 당당히 1부리그로 올려놓을 수 있을까? 2024년 그의 플레이가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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