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제니퍼 송(한국명 송민영)에게 있어 이번 Q-시리즈는 우정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크게 느끼는 뜻깊은 대회가 되었다.

지난주를 끝으로 기존 캐디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Q-시리즈를 치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캐디가 필요했던 제니퍼 송은 프로페셔널한 캐디보다는 자신을 잘 아는 친구를 캐디로 기용하길 원했지만, 캐디를 구하는 과정은 어려웠다.

가까운 친구에게 내밀었던 제니퍼 송의 제안은 번번히 거절 당했고 줄어드는 대회 날짜와 캐디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에 빠지고 있을 때 즈음, 양희영이 선뜻 제니퍼 송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절망의 순간 속에서 내민 양희영의 손은 제니퍼 송에겐 그 어떤 손보다 따뜻했고, 힘이 되는 손이었다.

지옥의 레이스, 6일 동안 둘은 선수와 캐디로서 함께 필드를 누볐고 기나긴 6라운드를 큰탈 없이 무사히 마쳤다. 친구와 함께 있으니 두려움도 사라지고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올 시즌 조건부 시드로 한정적인 출전에 그쳤었던 제니퍼 송은 이번 대회에서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무리하며 20위 안에 들어 LPGA 풀 시드권을 다시 따내는 데 성공했다. 다시 LPGA 무대로의 본격적인 복귀다.


대회를 모두 마무리하고 몬스터짐 카메라 앞에 선 제니퍼 송과 양희영은 함께 담소를 나누며 대회의 마무리를 자축하고 있었다. 제니퍼 송은 대회를 마무리한 소감에 대해 "이제 대회가 끝나게 되어 너무 후련하다. 너무 긴 시즌이었고 오랜 인내심 끝에 이렇게 마무리 되어 홀가분하고 감사함을 느낀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6라운드 내내 정신적인 피로감을 극복하려 노력했던 제니퍼 송은 "머릿 속으로 끝까지 기다리자 침착하자 외친 것 같다. 그리고 긴장이 되는 순간이나 실수를 할 때 옆에서 친구가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 해준 것이 큰 응원이 되었고 집중을 잘할 수 있었다."라고 캐디 양희영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곁에서 그를 지켜본 양희영은 "제니퍼 송이 워낙 열심히 준비해 왔던 것을 알고 있고, 이번주에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생각하면서 잘 도와주고 싶었다."라고 제니퍼 송의 골프백을 멘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다행히 민영이가 조그마한 골프백을 갖고 나와서 생각보다는 멜만 했고 메는 것보다 선수들 신경을 써줘야 하는 부분을 어렵게 느꼈다. 나의 캐디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던 한 주였다."라고 캐디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제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계획도 세웠다. 제니퍼 송은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나중에 할머니가 되었을 때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하면서 추억을 말할 소재가 생긴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진짜 눈물이 나고 감동적이었던 한 주였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양희영 역시 제니퍼 송의 반응에 화답했다. 양희영은 "앞으로도 계속 친구로 지내면서 7~80대가 된다면 함께 여행도 다니고 그런 사이가 될 것 같다."라고 웃어보였다.

이제 둘은 함께 전지훈련을 한 후 2024 시즌에 돌입한다. 1월에 플로리다에서 드라이브 온 대회를 시작으로 2024년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힌 둘은 동반자로서 고난과 역경을 함께 헤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제니퍼 송은 팬들에게 "6라운드를 잘 마무리했다. 풀 시드를 딴 만큼 좋은 모습으로 뵙겠다.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으며 양희영 역시 "1주일 동안 민영이와 나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이제 올랜도에서 열심히 훈련해서 1월 대회부터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각오을 밝혔다.

1%의 우정을 쌓은 제니퍼 송과 양희영, 둘이 함께 있기에 LPGA의 큰 무대는 이제 두려움이 아닌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무대가 되었다.

사진,영상=미국 앨라바마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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