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의 시작이 될까. 현재 공식전 2연승을 거두며 그간의 부진에서 탈출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제주유나이티드가 수원 삼성을 상대로 최대 고비였던 4월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할 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의 3연승이 가능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과감한 전술적 선택과 최적의 로테이션을 앞세운 남기일 감독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능력, 그리고 이창민이 복귀가 있기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시즌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제주는 4월 9일(일) 강원을 상대로 올 시즌 리그 첫 승(1-0 승)을 거둔 데 이어 4월 12일 FA컵 3라운드에서 창원시청축구단까지 제압(2-1 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장 최영준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 암초를 만나면서 잠시 흔들렸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특히 남기일 감독은 물음표로 가득했던 4월 원정 3연전을 느낌표로 지우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을 관리하는 동시에 서진수, 임동혁, 김근배 등 최적의 로테이션으로 선수단의 동기 부여까지 높였다. 또한 그동안 부상으로 신음했던 이창민의 복귀가 제주에겐 큰 활력소로 착용하고 있다.

그 효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서진수는 강원 원정에서 교체 카드로 출전해 결승골을 터트렸다.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수트라이커' 임동혁은 창원시청전에서 압도적인 제공권과 어시스트 능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베테랑 골키퍼 김근배도 FA컵에서 선방쇼로 팀을 지켜냈다.

자연스레 기존 선발로 나섰던 선수들의 역량도 살아나고 있다. 김주공은 창원시청전에서 전반 40분 이창민의 프리킥 찬스 기점에서 임동혁의 헤더 패스를 받아 올 시즌 마수걸이포를 가동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김주공은 수원 원정에서 리그 첫 골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김주공은 지난해 3월 1일(화) 수원 원정에서 제주 데뷔골이자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바 있다.최전방 공격수 유리도 창원시청전에서 교체 투입 후 구자철의 극적인 결승골을 이끌어내는 시발점 역할을 해내며 빠른 적응을 보이고 있다. 

구자철은 주장단으로 그라운드 위에서 내부결속을 이끄는 동시에 자신의 클래스까지 여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구자철은 강원 원정에서 팀내 최다 슈팅(3개), 팀내 최다 패스(48개), 팀내 2번째 공중볼 획득 성공(9개) 등 각종 지표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FA컵에서는 1-1로 맞선 후반 22분 교체 출전해 경기 종료 직전 극장골까지 터트리며 FA컵 16강행 티켓까지 안겨줬다. 이렇게 레전드 구자철이 솔선수범하자 팀 에너지 레벨이 올라올 수 밖에 없다.

다가오는 수원 원정 역시 모두 머리를 맞대 잘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크다. 남기일 감독은 "모두가 힘들다고 생각했던 원정 3연전을 연승으로 이어가면서 자신감을 더 갖게 됐다. 선수들도 힘들지만 계속 이겨내고 있다. 우리가 설정한 목표를 향해 가는데 있어 결국 우리가 더욱 강해져야 한다. 위기와 시련이 지난 뒤 더 팀이 단단해지고 있다. 나 역시 경기력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 및 출전 시간 배분 등 모든 면에서 더욱 업그레이드시키겠다."라고 말했다.

과연 구자철의 이야기대로 제주는 수원 삼성을 잡아내고 가장 큰 고비인 3연전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진=제주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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