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프로가 하고 싶었지만, 집안의 반대로 인해 프로의 꿈을 늦게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홍태식, 그는 자신의 딸이 프로 골프 선수가 되어 자신의 한을 풀어주길 바랐고, 어린 시절부터 골프장에 데리고 다니며 골프와 친해지게 만들려 노력했다.

하지만, 초등학생이었던 홍태식의 딸, 홍예은은 골프에 흥미를 가지지 않았다. 정적인 운동,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골프라는 스포츠는 활발하게 돌아다녀야 할 어린이가 하기에는 어려운 스포츠였기 때문이었다. 홍예은도 그랬다.

"처음에는 정말 하기가 싫었어요. 연습장에 가기도 싫었고, 연습장 타석에서 계속 연습한다는 것이 싫었어요. 저에게 골프장이란 정말 지루한 곳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맹모삼천지교라고 했던가,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간 골프장에서 홍예은은 점점 골프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주변에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만들어줬다. 잘 놀아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그래서 좋은 기억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 홍예은이 골프에 흥미를 느끼게 된 계기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천방지축이었다. 공을 너무 빨리 치고싶은 마음에 삼촌들이나 아버지가 블랙티에서 치고 있으면 이미 레드티에서 어드레스를 잡기도 했고, 전반 홀만 치겠다고 떼를 쓰던 아이였다. 염불보다는 젯밥인 젤리에 더욱 관심을 갖기도 일쑤였다. 하지만 10년 후 그는 어엿한 LPGA 프로가 되었다.

홍예은도 10년 전의 자신을 떠올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주변분들이 아직도 그걸 기억하고 놀리는데 지금은 18홀, 4라운드를 완주하는 프로가 되었다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라고 웃어보인 홍예은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골프를 하며 힘들었던 때를 회상했다.

"항상 힘든 것 같아요. 크게 보면 슬럼프가 왔을 때가 힘들다고 하지만, 18홀 안에서도 희비가 갈리기 때문에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는 게 골프인 것 같기도 해요. 사실은 몇주 동안 계속 다운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예선탈락도 하고 경기도 잘 안풀렸는데, 이렇게 전화위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 골프인 것 같아요."

홍예은 만의 멘탈 관리 비법은 있을까? 그는 "쉽게 이야기를 하는 편은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경기를 풀어나가려 하고 있고, 연습도 하지만, 최대한 멘탈적으로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그에겐 쉬운 길도 있었다. 국내 무대도 있고, 일본 무대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과감하게 LPGA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를 먼저 뛰는 것을 택했다. 그는 "KLPGA나 JLPGA 등 모든 선수들의 목표는 LPGA라고 생각한다. 선수라면 프로라면 뛰고 싶은 무대일텐데 그 무대를 돌아가지 않고 직면해서 부딫혀 보자는 생각이 있었고 부모님이 생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LPGA에 먼저 도전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LPGA에 도전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을까? 그는 이 물음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와 산전수전 겪으며 LPGA 카드까지 거머쥔 홍예은, 후배들에게 건네는 조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요즘 LPGA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환경도 좋고 오기만 하면 최고의 대우를 받고,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환경 속에서 경기할 수 있으니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고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

사진,영상=미국 캘리포니아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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