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17번 홀 쿼드러플 보기, 쾌진격의 고진영을 일순 얼어붙게 만든 치명적인 실수 두개로부터 비롯되었다.

고진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네개를 기록했지만 보기 한개에 쿼드러플 보기 한개로 다섯타를 잃어 중간합계 6언더파 공동 3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15번 홀까지 보기없이 버디만 세개를 낚으며 순항하고 있던 고진영은 16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절호조의 감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진영은 마의 17번 홀을 맞았다.

 

17번 홀 티샷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세컨샷에서 공이 개울가 쪽으로 들어가면서 악몽이 시작되었다. 

고진영은 벌타대신 직접 해결을 택했고 어프로치를 시도했지만 콘크리트 벽은 너무나 높았고 결국 두번의 시도를 모두 실패했다. 벌타를 받고 새로운 구역에서 샷을 한 고진영은 간신히 그린에 올렸고 이 홀에서만 네타를 잃었다. 고진영에게 있어 다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실수였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라운드를 마무리했지만, 고진영의 순위는 공동 선두에서 공동 3위로 하락했다. 보통의 선수라면 멘탈이 흔들릴 법 했지만, 고진영은 진정한 프로였다.

3라운드를 마치고 몬스터짐 카메라 앞에 선 고진영은 덤덤한 표정으로 17번 홀 상황을 설명했다. "해저드에 빠진 상황에서 칠 수 있을 것 같아서 쳤는데 안되더라, 내가 봤을 땐 칠 수 있었던 상황이었고 잘 친다면 넘어갈 수 있다고 해서 선택을 했다."라고 이야기하며 벌타를 받지 않고 샷을 한 것이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이야기했다.

고진영은 덧붙여 "이게 골프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항상 잘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한다면 된다고 생각하고 17번 홀이 아쉽긴 하지만 후회가 없다."라고 이야기하며 극한의 상황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서 "다섯타차 선두나 다섯타 뒤져서 따라가는 거나 똑같은 마음으로 플레이 하려고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하루가 더 남았기 떄문에 최선을 다하고 싶고,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라고 이야기하며 남은 마지막 라운드의 선전을 다짐했다.

자신의 골프 인생에 있어 첫 쿼드러플 보기를 범했던 이날, 고진영의 자세는 말 그대로 프로였다.

사진,영상=미국 LA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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