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필드 위에 다시 설 수 있다는 것 : LPGA 프로 전지원의 이야기
전지원, 골프를 자주 본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이 선수의 이름을 쉽게 들어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KLPGA 출신도 아니고 학창시절부터 유명했던 선수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벌써 LPGA 3년 차가 된 프로골퍼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골프를 시작한 전지원은 중학교 시절까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 2012년 세한대총장배 주니어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호주 유학의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호주에서의 시간은 그의 골프 운명에 큰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호주에서 그의 인상적인 플레이를 눈여겨 본 호주 힐스 국제 학교에서 전액 장학금을 지원했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2017년 미국 주니어 대학 최우수 선수에 오르는 등 점점 두각을 드러냈다.

그리고 2019년 LPGA Q-스쿨에 참가한 그는 당당히 16위를 차지하며 LPGA 풀 시드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에게는 장밋빛 미래만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2020년 LPGA 출전을 목표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코로나 19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그의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성적은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2020년 출전한 7개 대회에서 다섯 개나 컷오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에도 9개의 대회에 출전해 퓨어실크 챔피언십과 메이어 LPGA 대회를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컷 탈락을 당했다. 특히 7월 발론티어 오브 아메리카 대회 이후 부상이 악화되면서 재활에 매달려야 했고 그렇게 2021년을 보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지금, 전지원은 그동안 자신을 옥죄어왔던 부상에서 회복해 다시 골프채를 잡고 희망의 스윙을 날리고 있다. 2022년 자신의 첫 대회인 JTBC 클래식에서 무려 10개월 만에 컷 통과에 성공하면서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성적은 좋지 않을 지는 몰라도 전지원은 8개월 만에 뛰는 필드가 무척이나 행복하다.
"부상을 입고 8개월 만에 LPGA로 복귀를 하게 되었는데 너무나도 기쁘고, 이렇게 많은 좋은 선수들과 함께 투어를 다시 뛸 수 있게 되어 영광스러워요 앞으로도 많이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전지원의 현재 성적은 1오버파 공동 72위, 컷 통과를 한 선수들 가운데에는 하위권의 성적이지만, 지난 대회 거의 대부분이 컷오프였던 전지원에게는 1차적으로 성공한 라운드라고 볼 수 있다.

"오늘 전체적으로 이렇게 막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어요 퍼팅이 생각보다 잘 안돼서 좀 더 나은 결과가 있기를 바랐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잘 세이브 할 것을 세이브하고 잘 마무리했던 것 같습니다."

 "잔디가 까다로워서 오후가 되면 공이 많이 튀기 시작해요. 그래서 스트로크를 할 때 좀 더 때리는 느낌으로 쳐야 공이 튀지 않고 잘 굴러가는데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플레이는 하는 데 실력보다는 운에 맡기는 것 같아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그를 지탱해주는 힘은 든든한 후원사다. 자신의 잠재성을 높이 평가하고 아낌없는 후원을 하고 있는 KB금융그룹에 전지원은 감사함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KB금융그룹에서 후원하는 언니들이 모두 다 세계적인 선수이다 보니까 저 또한 LPGA를 뛰는 한국 선수로서 KB금융그룹의 후원받는 그런 자긍심을 가지고 골프에 임했던 것 같아요. 저는 후원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영광스럽고, 아무래도 이 무게감이 저한테는 아주 좋은 영향으로 끼칠 것 같아서 앞으로 또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그에게는 마지막 1라운드가 남았다. 1차 목표인 컷 통과를 달성한 그에게 남은 과제는 지난 2020년 마라톤 클래식에서 기록한 공동 34위를 넘는 것이다. 그의 표정에는 커리어 하이를 위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내일 한 경기 남았는데 오늘 부족했던 부분 잘 보완하면서 내일도 그냥 여태 쳐왔던 것처럼 과정에 집중하면서 플레이를 하고 싶습니다."

스물 넷, 본격적인 날개를 펴기 시작하는 전지원의 힘찬 스윙이 시작된다.
사진, 영상 = 미국 칼스배드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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