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의 펭귄은 날 수 있다 : 2022 LPGA 루키 최혜진의 이야기
올 시즌 본격적으로 LPGA 생활을 시작한 최혜진의 별명은 펭귄이다. 학창시절 펭귄을 닮았다는 이유로 불렸던 별명인데 프로에 데뷔한 이후로도 펭귄이라는 별명이 널리 쓰이고 있으며 그의 팬클럽 이름도 펭귄이다.

자신은 펭귄처럼 귀엽지 않다며 손사레를 치는 최혜진이지만 그는 펭귄과 닮은 구석이 있다. 어떤 시련이 와도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골프를 해나가는 최혜진을 보면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나 자신의 길을 가는 펭귄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현실의 펭귄은 날 수 없지만 골프장에서의 펭귄은 자신의 날개를 활짝 펼고 날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더욱 큰 무대로 날아가 자신의 골프를 마음껏 펼칠 준비를 하고 있는 '펭귄' 최혜진의 이야기다.

최혜진은 Q스쿨을 통해 LPGA에 입성했다. 어려운 고비도 있었지만 2주간 펼쳐진 8라운드를 잘 버텨냈다. 그리고, 2022년 더욱 넓은 무대에서 최혜진은 선전을 펼치고 있다. 첫 출전 대회였던 게인브릿지 LPGA 대회부터 공동 8위에 오르며 탑텐을 기록한 최혜진은 이어서 펼쳐진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15위를 기록하며 루키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후 아시안 스윙에서 휴식을 가지며 본격적인 미국 본토 대회를 준비한 최혜진은 미국 본토로 돌아온 이후 첫 대회인 JTBC 클래식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다섯 개를 잡아내며 공동 2위에 올라있다. 그야말로 연착륙이다. 최헤진도 본인의 활약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라운드 오전조에서 경기하면서 좀 일찍 나간 덕분인지 그린 컨디션도 굉장히 좋아서 좀 더 퍼팅도 잘 됐던 것 같고, 샷도 전체적으로 굉장히 좋아서 좋은 컨디션으로 잘 마무리한 것 같습니다."

"처음 여기에서 치던 때에는 LPGA 멤버로 출전한 게 아니었어서 마음이 편했었고, 또 코스도 좀 저랑 잘 맞는 편이라 즐겁게 잘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이번 주 경기할 때는 예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똑같이 좀 즐거운 마음이고 좀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넓은 무대에 온 만큼 적응은 필수다. 한국에서는 보통 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가깝다고 말할 정도로 엄청난 이동거리를 자랑한다. 때문에 이동거리에 대한 부담은 알게 모르게 최혜진의 체력을 갉아먹는 한 요소가 되고 있다. 최혜진도 이에 대해 경계했다.

"지난 두 개의 대회를 했을 때는 좋고 힘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막상 이번 주 경기를 시작하고 나니까 정말 일년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어요. 그래도 좀 코스에서 경기하는 동안에는 분위기도 마음에 들고 편한 것 같아서 잘 적응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 같은 경우는 차로 다 이동할 수 있는 곳이어서 시차도 없고, 하루 쉬면 정말 회복이 금방됐는데, 이곳은 비행기를 타고 이동을 하고, 또 시차도 있다 보니까 적응을 빨리 해야할 것 같아서 최대한 연습할 때 집중해서 한 후에 최대한 휴식을 취해주면서 빨리 적응하려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모든 것이 다 낯설고 처음인 최혜진을 지탱해주는 힘은 바로 동료 선수들이다. 특히 지난해 Q스쿨에서 함께 경쟁을 펼쳤던 안나린, 홍예은 등 여러 동료 선수들과 정보를 교환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첫 시즌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

"Q스쿨에서 같이 경기했던 한국 선수들도 많이 있어서 더 편한 것 같고, Q스쿨이 끝나고도 같은 지역에서 연습을 많이 해서 얼굴도 많이 봤기 때문에 더욱 반가우면서도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작은 좋다. 하지만, 골프장의 펭귄이 더욱 날개를 달기 위해서는 그린의 효과적인 공략이 필수적이다. 1라운드에서는 잘 되었지만, 골퍼들의 저승사자로 불리우는 포아 애뉴아 그린이 2라운드부터 무슨 변덕을 부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최혜진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하루하루가 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오늘은 컨디션이 좋았고 특히 최대한 그린으로 잘 공략을 해서 좀 크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남은 라운드도 최대한 그린 세이브를 하면서 좀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러프가 긴 부분들로 공이 가게 된다면 파세이브 하기가 힘든 상황들이 생겨서 최대한 폐어웨이를 유지하려고 집중해서 연습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 다음 샷을 하기 위한 코스 매니지먼트를 할 때 좀 더 안정적인 곳으로, 위험한 쪽 보다는 더 찬스를 낼 수 있게 그쪽으로 공략하는 게 좋아요"

귀여운 매력을 가지고 올 시즌을 당차게 시작한 골프장의 펭귄 최혜진, 자신의 별명을 딴 팬클럽의 응원으로 올 시즌 신인왕을 향한 힘찬 날갯짓을 시작하려 한다.

"한국에서는 최근에 갤러리가 없어서 코스에서 많이 허전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렇게 올해 다시 갤러리 분들도 만나고 또 타지에서 이렇게 한국분들이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더 편하고 화이팅 넘치게 쳤던 것 같습니다."
 
"현지에서나 한국에서나 많이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이번 루키시즌 좀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테니까 많이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진, 영상 = 미국 칼스배드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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