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의 에이스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인 이소영이 인삼공사에서 새로운 배구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소영은 12일 인삼공사와 연봉 4억 원 옵션 2억 5천만 원을 포함해 6억 5천만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인삼공사의 이소영 영입은 구단 역사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선수들이 가지 않는다는 관념을 깨고 최고의 선수가 가는 구단으로 변모한 것, 그리고 외국인 선수 공격이 주로 이루어졌던 기존의 몰아주기 배구가 이소영의 가세로 바뀔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환 포인트가 그것이다.

몰아주기 배구의 역사는 프로원년 KT&G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KT&G는 토종 공격수가 상당히 좋은 팀이었다. 프로 원년인 2005년 최광희와 박경낭 임효숙 등이 주 공격수로 활약하며 도로공사를 꺾고 원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가 문제였다. 팀에게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슈퍼리그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했던 최광희는 이미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었고, 임효숙은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당시 홍미선과 박경낭이 팀을 이끌어나가야만 했다.

06-07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영입이 시작되면서 KT&G도 외국인을 영입했고 그 주인공은 브라질 선수 루시아나 아도르노였다. 하지만 루시아나는 시즌초반 십자인대 부상을 입으며 시즌 아웃을 당했다. 시즌 중 하켈리를 데려왔지만 최하위를 피하지는 못했다. 도로공사의 리베로로 활약하고 있는 임명옥이 윙 스파이커 포지션으로 뛰었던 때가 바로 이때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김의성 감독이 사퇴, 박삼용 감독 부임과 함께 김사니 세터가 FA자격으로 이적하면서 본격적인 인삼공사 몰아주기의 역사가 시작된다.

김사니는 상당히 외국인 공격수에 특화된 토스를 올려주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김사니가 도로공사 소속이던 시절 레이첼 벤메터가 2007년 당시 한경기 최다득점 43득점(2점 백어택이 두번 가능하던 시절)을 몰아넣는 등 상당히 외국인 위주의 경기 운영을 펼쳤고, 김사니의 영입은 외국인 선수 중심의 팀이 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다. 게다가 김사니를 데려오면서 보상선수로 임효숙을 내주게 되어 공격진 구성에도 차질을 빚게 되었다.

KT&G도 토종 공격수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최대어 배유나를 사실상 1순위로 낙점했지만, 구슬의 선택은 GS칼텍스였다. 배유나 대신 데려온 청소년대표팀 공격수 출신 이연주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기엔 부족했다. (이연주의 커리어 하이는 외국인이 없다시피 했던 12-13 시즌에 기록한 334득점이다)

결국 이러한 것들이 모두 맞물리면서 인삼공사는 외국인에 의존하는 배구로 성적을 내야만 했다. 07-08 시즌 페르난다를 시작으로 몰아주기 배구를 시작한 인삼공사는 08-09 시즌 그나마 외국인의 몫을 나눠가지던 박경낭이 FA를 통해 현대건설로 이적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박경낭이 떠나면서 홍미선도 떠나버렸고 결국 한수지의 언니로 알려진 한은지, 그리고 박경낭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백목화를 활용하며 버텨야했다.

이후 09-10 시즌 V리그 여자부를 뒤흔들 외국인 선수 몬타뇨가 왔고 몬타뇨와 김사니의 호흡 그리고 이연주와 백목화가 주전으로 도약하며 어느정도 받쳐주는 모습으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여전히 파워있는 토종 공격수에 대한 문제는 여전한 고민거리였다. 특히 11-12 시즌을 앞두고는 당시 해외진출 실패로 휴식기를 가지고 있던 한유미를 무상 트레이드 형식으로 데려왔을 정도로 윙 스파이커 기근은 여전했다.

결국 11-12 시즌을 끝으로 몬타뇨가 터키로 떠나고 대체 외국인 선수 드라간이 태업한 12-13시즌 인삼공사는 백목화와 이연주로만 팀을 꾸리기엔 역부족, 결국 여자배구 최다 연패인 20연패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이 당시 백목화는 '백타뇨'로 불리우며 412득점을 기록했고 2013년 1월 1일 도로공사를 상대로 역대 한경기 최다득점을 기록하는 30득점을 올리는 등 고군분투했지만, 백타뇨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08-09 시즌부터 시작된 백목화-이연주 보조공격수 조합은 15-16 시즌까지 이어졌고, 배구단 사정에 관심이 없던 구단의 냉대까지 맞물리며 인삼공사는 최악의 암흑기를 보내게 된다. 백목화-이연주를 보내면서까지 키우려 했던 지민경은 기대만큼 크지 못했고 16-17 시즌 영웅 김진희가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지만, 곧바로 GS칼텍스로 트레이드 되는 얄궃은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서남원 감독 부임이후 활발한 트레이드를 통해 고민지, 채선아 등을 데려오고 한송이를 윙스파이커로 활용할 방안으로 데려왔지만 결국 결론은 알레나의 몰아주기 배구로 귀결되었고, FA로 최은지를 데려왔던 18-19 시즌에는 알레나의 부상으로 팀 역사상 두번째 최다연패인 19연패를 당하는 등 여전히 이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았다.

인삼공사는 외부 공격자원을 수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영입은 쉽지 않았다. 기업은행 소속이었던 박정아에 큰 배팅을 하기도 했고, 이소영과 고예림 등 여러 자원들을 데려오기 위해 제의를 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운도 좋지 못했다. 이재영을 뽑을 수 있었던 13-14 시즌 인삼공사는 조이스의 활약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그 기회를 놓쳤고, 강소휘를 뽑을 수 있었던 15-16 시즌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 지명권이 유력했음에도 GS칼텍스에 1순위를 빼앗기며 최고의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다. 인삼공사의 몰아주기 배구는 세대교체 실패와 드래프트 운도 따르지 않은 종합적인 결과로 결론내릴 수 있을 것이다.

토종 공격수 갈증에 목마른 인삼공사는 그동안 최하위를 하며 긁어모은 유망주들을 계속해서 실험했다. 이예솔부터 시작해서 고의정, 고민지, 지민경, 채선아, 최은지, 이선우 등 무려 일곱 명의 레프트를 돌려가며 실험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레프트는 고의정이었다. 십자인대 부상으로 사실상 지난 시즌이 첫 레귤러 시즌이었던 고의정은 파워있는 공격으로 올 시즌 111세트에 출전해 170득점을 기록하며 최은지와 함께 인삼공사의 윙스파이커진을 이끌어나갔다. 

그리고 시즌 후 인삼공사에게는 큰 전력보강을 만들어냈다. 이소영이라는 최고의 공격수를 FA로 데려오며 드디어 프로 전환 이후 목말랐던 토종 거포에 대한 갈증을 드디어 풀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수비가 되는 리시빙 윙스파이커라는 점이 고질적인 리시브 불안으로 외국인 선수 위주로의 공격이라는 선택지로 좁혀야했던 인삼공사의 공격 선택지도 더욱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내년 시즌 인삼공사는 몰아주기 배구였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조화를 이루는 분배배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인삼공사의 앞으로가 주목된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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