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운동만 하던 사람입니다. 1년 가까이 제 삶의 터전은 폐허가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운동도 못하고 있으니 저는 진짜 살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헬스장 폐쇄조치로 일용직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프리랜서 트레이너의 푸념이다.

지난해 피트니스 업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최악' 그 외의 단어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피트니스 업계는 힘든 2020년을 보냈다.

2월부터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책으로 인해 많은 피트니스 센터들은 잠시 문을 닫아야했고, 트레이너들 역시 수입이 없는 불안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야만 했다.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8월과 11월에 있던 대유행 웨이브에 피트니스 업계는 연속적으로 치명타를 얻어맞았고, 해가 바뀌었음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2020년 피트니스 업계의 매출규모는 작년대비 21%의 하락이 아닌, 21% 규모로 축소되었다. 피트니스 업계가 얼마나 코로나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피트니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운동기구나 보충제 등 운동과 관련된 사업의 매출도 급락했다.

무엇보다 우려가 되는 점은 11월에 발생한 3차 웨이브가 지난 1,2차 웨이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데 있다. 1차와 2차 웨이브의 경우에는 지역감염의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나마 빠르게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번 3차 웨이브의 경우에는 전국에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며 특히 사람이 가장 많은 수도권에 감염자가 집중되어 있어 쉽사리 진정을 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11월 말부터 2.5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보를 높인 데 이어 12월에는 서울 및 수도권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강도높은 조치를 취했을 정도로 강력한 제재 조치를 가했다.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피트니스 센터의 경우에는 당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간이 끝나는 지난해 12월 말에 오픈이 될 예정이었으나 감염자가 오히려 더 늘어나게 되면서 거리두기가 연장, 해를 넘겼음에도 재개장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거리두기 연장 논의 및 3단계 돌입까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피트니스 업계는 사업장을 언제 열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하는 상황에서 만약 거리두기가 연장이 될 경우 피트니스 업계가 위기를 넘어서 완전히 고사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유지비에 있다. 대부분의 피트니스 클럽들은 건물에 세들어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월세 및 관리비가 매달 고정으로 지출된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수입이 사실상 제로가 된 상황에서 월세에 유지비, 인건비 등이 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최악인 현재의 피트니스의 상황이다.

헬스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삶의 터전을 일은 트레이너들은 배달 등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통해 겨우겨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으며 유명 보디빌더들 역시 재정난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을 정도로 현재 피트니스 업계가 처한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피트니스 관계자들의 심정은 슬픔을 넘어 이제는 분노로 바뀌고 있다. 마스크를 한정적으로 벗는 카페나 식당, 종교시설 등에 비해 방역도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마스크가 없이는 입장 조차도 허용되지 않고, 때마다 환기도 이뤄지고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 대해 초기 G.X 트레이닝에서 집단 감염자가 나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부가 너무나도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인들의 성토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인들의 주장에는 어느정도 근거가 있다.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네이처지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19 감염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음식점, 숙박시설, 종교시설, 병원, 카페, 피트니스 센터, 식료품점 순으로 이어지는데 마스크를 자연스럽게 벗는 빈도가 높은 장소일수록 감염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월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파 예방을 위한 물리적 거리 두기, 마스크 및 눈 보호구’ 논문에 따르면 비감염자가 N95 등 마스크를 쓴 채 확진자에게 노출될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보다 감염 위험이 8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마스크의 착용은 코로나 19 예방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여러 연구결과로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의 피트니스 센터의 경우에는 입장부터 퇴장까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꼼수인 턱스크마저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트레이너 및 직원들이 마스크 착용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으며 시간마다 환기 및 방역도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감염확률이 높은 장소들 가운데 피트니스 센터만 완전 폐쇄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한 수용인원을 20% 정도로 줄였을 때 80% 이상의 감염율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이용자가 분산되어 경제적인 타격을 최소화하면서 감염율도 줄일 수 있음에도 내린 완전폐쇄 명령은 너무 가혹한 결정이 아니냐는 것이 주류 의견이다.

기약없는 기다림에 지친 헬스장 관장들은 당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종료일인 1월 4일에 맞춰 헬스장을 오픈하는 집단적인 행동을 예고하고 있으며 만약 회원들에게 신고나 민원이 들어올 경우 관장들이 책임지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을 정도로 피트니스 업계인들은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다.

한 피트니스 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항상 정부나 관련 기관의 지침에 따라 행동했으며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도 지침이기 때문에 그대로 따르고 수칙을 지켰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거리두기 연장과 헬스장 폐쇄였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우리 생존에 걸린 문제가 너무나도 크다. 피트니스 센터를 오래 열면 오히려 인원이 분산되어 오히려 거리두기가 수월하다. 제발 피트니스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밀지 말아달라."라고 절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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