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히스가 왕좌에서 내려온 미스터 올림피아, 조 웨이더 트로피는 연속으로 같은 선수가 트로피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2020년 미스터 올림피아의 주인공은 '빅 라미' 맘두 엘스비아이였다.

맘두 엘스비아이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올랜도의 오렌지 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펼쳐진 2020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압도적인 근매스와 세퍼레이션, 완벽한 포징을 바탕으로 전년도 우승자인 브랜든 커리, 올림피아 7연패의 주인공 필 히스를 모두 제치고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유력한 우승 후보였음에도 어깨부상으로 인해 미스터 올림피아에 출전하지 못했던 엘스비아이는 이번 올림피아에서 그 한을 풀어내며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든 보디빌딩 세계를 평정할 수 있는 선수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2012년 이집트 출신의 빅 라미가 등장했을 때 전세계 보디빌딩 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근매스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데뷔부터 인상적인 근매스와 근질로 2013년 뉴욕 프로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미스터 올림피아 본선무대에 오르며 2010년대 최고의 보디빌더로 우뚝섰다.

무엇보다도 빅 라미가 2010년대 보디빌딩을 선도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보디빌딩 역사상 처음으로 300파운드(136kg)를 넘는 체중을 갖고 올림피아 오픈 보디빌딩 무대에 올라섰고, 그의 기록을 넘어선 선수는 현재까지 아무도 없을 정도로 빅 라미가 갖고 있는 피지컬은 엄청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비록 근매스에 비해 컨디셔닝이나 포징에 대한 약점이 있어 번번히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지만 올해에는 이 약점들을 완벽에 가깝게 보완해내면서 미스터 올림피아의 주인공이 되었다.

한편, 대한민국 오픈 보디빌딩 역사상 처음으로 미스터 올림피아에 출전한 대한민국 보디빌딩의 대들보 이승철은 16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2위에 오르며 자신의 올림피아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지난해 몬스터짐 프로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후안 디젤 모렐이 이번 올림피아에서 16위에 그친 반면 6위를 차지했던 이승철이 모렐을 뛰어넘는 성적을 올리며 1년 사이 이승철의 몸 컨디션이 많이 끌어올려졌음을 알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되고 있다.

이승철의 올림피아 여정은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지난해 몬스터짐 프로와 재팬 프로에서 최고의 몸을 가지고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여야만 했던 이승철은 올해 펼쳐진 몬스터짐 프로에서 '나이지리아의 사자' 삼손 다우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값진 올림피아 티켓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첫 올림피아 무대를 위해 이승철은 자신의 몸을 갈고 닦았고, 12위라는 성적을 올리며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미국에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212 보디빌딩 부문에서는 숀 클라리다가 전년도 챔피언인 조지 피터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숀 클라리다는 엄청난 근매스와 상하체의 밸런스를 바탕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천명의 나이임에도 몬스터짐 프로 우승을 차지해 2년만에 올림피아 무대에 오른 김준호는 비록 순위권 밖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노익장을 과시하며 많은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되었다.



클래식피지크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강자 크리스 범스테드가 우승을 차지했다. 2위는 지난 2018년 방한하며 국내팬들에게도 익숙한 테렌스 러핀(러프 디젤)이 차지했으며 3위는 전통의 강호 브레온 앤슬리가 차지했다. 한국 선수인 송재필과 함서진은 나란히 순위권 밖의 성적표를 기록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쟁이라는 값진 경험을 얻었다.



비키니 부문에서는 지난해 올림피아를 차지했던 엘리사 페치니가 6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자넷 라유가 1위를 차지하며 비키니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지난해 몬스터짐 프로 우승으로 올림피아에 진출한 최사라는 40명의 참가선수 가운데 15위에 오르며 출전한 3명의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최사라는 거의 1년 가까이 미뤄진 대회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첫번째 올림피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절대강자 제레미 부엔디아가 사라진 남자 피지크 부문에서는 브랜든 핸드릭슨과 레이몬트 에드먼즈가 우승을 나눠갖기 시작했다. 2018년 핸드릭슨, 2019년 에드먼즈에 이어 2020년에는 핸드릭슨이 다시한번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핸드릭슨은 이번에도 에드먼즈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조금의 컨디셔닝 차이로 심사위원들은 핸드릭슨의 손을 들어주었다. 

2020 미스터 올림피아는 절대 강자란 없다는 스포츠의 진리를 다시 한번 보여줌과 동시에 대한민국 선수들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사진=NPCNEWSONLINE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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