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FC의 스트라이커 세징야, 항상 밝은 모습의 그였지만 광주 FC와 가진 원정경기에서 그는 무언가 기분이 좋지 않은 듯 굳은 표정이었다. 플레이도 무언가에 쫓기는 듯 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김대원과 데얀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이 3대2로 앞선 후반 42분 데얀의 로빙 패스가 날아오자 그대로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팀의 승리를 확정짓는 네번째 골을 터뜨렸다. 세징야는 골을 터뜨린 직후 카메라로 달려가 유니폼을 들어올렸다.
'DESCANSE EM PAZ Cidico' (Rest In Peace Cidico) 누군가를 추모하는 문구였다. 이 문구를 카메라에 보여주며 기도를 한 후 묵묵히 자기 진영으로 복귀했다.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세징야는 최근 브라질에 사는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세징야는 자신의 유니폼 안에 그 친구를 추모하는 문구를 넣고 경기에 임한 것이었다.
가장 친했던 친구를 가슴에 묻고 나서는 경기였기에 더욱 비장했던 세징야, 친구에게 골을 바치기 위해 종횡무진 뛰어다녔지만, 좀처럼 골은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세징야는 후반 막판 멋진 발리슈팅으로 하늘로 떠나버린 친구에게 바치는 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세징야는 경기 후 SNS를 통해 이번 골을 친구에게 바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세징야는 "내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지켜주고, 내가 웃는 것을 보기 위해 모든 것을 해준 주님께 고맙다."라고 이번 경기의 소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오늘 나는 좋은 친구를 잃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지금 주님과 함께 있다고 믿는다. 주님께서 그의 가족들을 돌봐주시길 바란다 편히 쉬어라 친구여."라고 이야기하며 친구의 명복을 빌었다.
친구를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 골을 바친 세징야, 하늘로 떠나버린 친구를 향해 주는 선물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