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8년이나 지난 이야기이지만, 사건의 당사자는 피해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지난 2012년 리버풀의 루이스 수아레즈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파트리스 에브라 이야기다.
2012년 당시 리버풀과 맨유는 여느 때처럼 치열한 라이벌전을 펼치고 있었다. 공격수인 수아레즈와 수비수인 에브라는 계속해서 충돌해야만 했고, 둘 사이의 신경전은 격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논란이 터졌다. 몸싸움 상황에서 에브라가 수아레즈에게 따지자, 수아레즈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었다. 이 논란은 경기 후 FA의 징계위원회까지 이어졌으며, 수아레즈는 8경기 출장정지에 벌금 4만 파운드를 부과받았다.
이 상황에서 에브라는 리버풀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심한 모욕과 협박에 시달렸으며,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고 있다고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팟캐스트에 출연해 당시의 심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시 리버풀 관계자들과 팬들은 수아레즈를 전적으로 옹호했다. 당시 사용한 단어는 친근함의 표현이라는 수아레즈의 주장을 지지했으며, 징계가 확정된 후에는 선수단 전원이 수아레즈의 번호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나오는 등 단체적으로 수아레즈의 인종차별 행위를 지지하는 듯한 행동을 하며 에브라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또한 리버풀 팬들은 에브라에게 살해하겠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꾸준히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에브라는 당시를 회상하며 "맨유는 나에 대한 수많은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 그 메시지는 주로 감옥에서 왔으며 만약 그들이 감옥에서 나온다면 나와 내 가족들을 죽일 것이라는 내용이었다."라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영국의 훌리건은 그 어느 훌리건보다 악성이 높기로 유명했기에 에브라는 그들의 협박을 받고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었다. 에브라는 "나는 두 달 동안 경호원과 붙어다녀야 했다. 잘 때에도 경호원과 함께해야만 했다. 나는 두렵지 않았지만, 내 가족들은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라고 이야기하며 가족들이 받은 고통에 대해 아픔을 나타내보였다.
에브라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는 명백한 수아레즈의 인종차별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리버풀 관계자들이나 팬들은 진실을 알지 못했다."라고 설명한 에브라는 "나는 인종차별적인 말을 듣고 수아레즈를 때릴까 생각했지만, 만약 때린다면 나는 나쁜 사람이 되고 수아레즈가 한 말은 잊혀질 것이라 생각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청문회에 갔을 때 수아레즈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내 이름을 갖고 있으며 피부 색으로 불릴 필요가 없다. 수아레즈는 인종차별 혐의로 경기를 뛰지 못했고, 벌금을 부과받았지만, 그들은 수아레즈를 지지했다."라고 이야기하며 수아레즈의 감성적 호소에 속은 리버풀 사람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여주었다.
당시 리버풀 소속으로 수아레즈를 지지했던 제이미 캐러거는 최근에 와서야 에브라와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 팀이 큰 실수를 했다."라고 사과했으며 에브라도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 사건이 있고난 후 2015년 에브라와 수아레즈는 각각 유벤투스와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만났으며, 그 당시에는 서로 악수를 했고 대화를 나눴다고 에브라는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