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유로파리그 LASK 린츠 원정에 동행했지만, 무관중 경기 방침으로 관람하지 못한 원정팬들에게 인당 1인당 350파운드(약 54만원)의 보상을 해주었다. 모두 24만 5천 파운드(약 3억 6천만 원)의 규모였다.

이에 맞춰서 27일에는 시즌티켓 구매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남은 시즌이 무관중 경기로 끝나거나 시즌이 취소될 경우 티켓 소지자들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만약 이 조치가 이뤄질 경우 맨유는 약 600만 파운드(약 90억 원) 정도를 시즌 티켓 구매자들에게 되돌려 줄 예정이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올 시즌 무관중 경기가 되거나 경기가 취소되더라도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일하는 모든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임금을 정상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000만 파운드(약 145억 원)의 추가 지출을 감수하면서까지 내린 결정에 유럽 축구계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맨유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렇게 맨유는 유럽의 다른 클럽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리그가 중단되면서 유럽의 구단들은 수입이 없어졌고, 이에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무급 휴직을 권고하거나 해고를, 심지어는 선수들까지 계약해지로 내보내는 사태를 맞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등 빅클럽들마저 재정난 여파로 인해 선수들의 연봉을 일부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맨유는 정상적으로 선수들의 임금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직원들의 월급까지 모두 지급하고 있다. 보통의 결단이 아니면 상당히 힘들었을 결정이다. 과연 맨유가 이렇게까지 통 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맨유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맨유의 기록적인 매출과 철저한 준비성에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9년 회계 보고에서 6억 2710만 파운드(약 9,333억원)의 기록적인 매출과 함께 5000만 파운드(약 744억원)가량의 영업 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러한 것만으로는 맨유의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설명하기는 힘들다.

맨유는 이미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기 이전부터 구단 수입의 일부분을 '예비비'라는 항목으로 따로 쟁여놓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맨유는 그 예비비를 활용해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이겨나가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전문 스포츠매체 '디 애슬래틱'의 로리 위트웰 기자에 따르면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약 1억 파운드(약 1,497억 원) 규모의 현금을 비롯한 예비비를 따로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구단에게 영향이 가는 모든 요소에 대해 방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국에도 과감한 결단으로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전적으로 직원들에게 달려있다”라고 이야기하며 전 직원들의 임금 보장을 약속한 애드 우드워드 회장의 말처럼 그들은 팬들을 위한, 그리고 직원들을 위한 구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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