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한 리그 중지가 결정된 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감독 승격 이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이후 리그가 중단되면서 상승세인 팀 분위기에서 4위로 리그를 마무리한 것이 못내 아쉬운 모습이었다.

이영택 감독은 인터뷰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는 내려야할 결정이었다. 아쉽긴하지만 받아들여야할 일이다. 선수들도 일정이 미뤄지면서 계속 힘들어했다. 이제라도 결정이 나서 다행이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올 시즌을 되돌아보는 소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석코치로 선임되었다가 지난해 12월 서남원 감독이 사퇴하면서 가장 부담스러운 감독 자리를 물려받아야했던 그였다. 감독대행이 된 이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불면의 나날들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이영택 감독대행은 빠르게 팀 분위기를 수습해나갔다. 디우프의 공격력과 국가대표 한송이 오지영의 맹활약 덕분에 올림픽 휴식기를 거쳐 4라운드와 5라운드에서 파죽의 5연승 가도를 달린 인삼공사는 흥국생명을 시즌 끝까지 압박하며 올 시즌 여자부 판도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독대행에서 감독으로 승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영택 감독은 "정말 힘든 시즌이었던 것 같다. 서 감독님이 떠나시고 팀을 맡았을 때는 정말 막막한 마음만 가득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서 "오지영, 한송이를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이 팀 분위기도 잡아준 덕분에 나름 편하게 코칭을 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고마움이 크다."라고 이야기하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제 이영택 감독에게는 내년이 진정한 첫 시즌의 무대가 된다. 이영택 감독에게 주어진 일은 FA 영입과 내부자원 잡기, 선수단 정리작업이다. 이영택 감독은 "일단 시즌이 중단되면서 선수단을 어떻게 개편해야할 지는 어느정도 짜놓은 상태다. 지영이나, 송이, 혜선이, 선아 등 내부FA와도 이미 이야기를 많이했다. 앞으로 프런트와 소통하면서 선수단을 개편할 예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외국인 선수 발렌티나 디우프와의 재계약에 대해서는 "디우프랑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이 한국을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내년 시즌에도 또 볼 수 있게 앞으로도 꾸준히 내년시즌에 대해 나눌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까지 인삼공사는 투자에 인색한 팀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배구계 사이에서는 퍼져있었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이영택 감독에게 아낌없는 투자를 약속했다. 배구를 좋아하는 구단주부터 단장, 사무국까지 힘을 모아 4년만의 봄배구를 향한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이영택 감독은 이에 대한 구상도 하고 있었다. 이 감독은 "염두해두고 있는 선수들이 몇명있다. 새로운 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도 아까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FA 일정이 확정나면 생각한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볼 생각이다."라고 시즌 준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년 시즌 이영택 감독이 그리는 인삼공사의 구상은 어떨까?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전 감독 제리 로이스터가 이야기한 'No Fear'다. 이 감독은 "실수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처음 감독을 맡을 때부터 선수들에게 강조한 부분이고 내년에는 나의 철학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고 싶다. 선수들이 잘 따라주는 것 같아 희망은 있다."라고 웃어보였다.

과연 내년 시즌 이영택 감독의 인삼공사는 어떤 팀이 될까? 인삼공사의 내년이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KOVO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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