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축구리그가 모두 멈춘 그 시각, 한 나라의 축구리그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구소련의 작은 나라 벨라루스 이야기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축구 리그들은 중단을 결정했다. 무관중 경기를 하면서까지 리그를 강행하던 러시아는 17일에 중단을 선언했고, 역시 같이 무관중 경기를 하던 터키는 선수들의 반발에 19일에 리그를 중단했다.

전세계의 축구리그가 멈췄다고 생각할 때 18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서는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 에너제틱-BGU와 바테(BATE) 보리소프와의 2020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이 펼쳐졌다. 다른 유럽 나라들과 다르게 벨라루스는 춘추제를 채택하고 있다. 때문에 비시즌에 유럽대항전을 펼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같이 춘추제를 채택하고 있는 K리그나 중국 슈퍼리그의 개막이 아직도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벨라루스의 시즌 개막은 이해하기는 어렵다. 개막전이 펼쳐진 스타디엔 RTsOP-BGU에는 관중들이 들어왔고, 식전행사나 악수 등이 허용되면서 코로나 19의 공포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경기는 3대1 에너제틱의 승리로 끝났다.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는 다음날에도 멈추지 않았다. 19일에는 샤흐툐르 살리호르스와 토르페노 조디노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 경기도 마찬가지로 관중이 들어찬 상태에서 경기했고, 경기는 후반 45분에 터진 가브리엘 라모스의 결승골로 토르페도 조디노가 1대0 승리를 거뒀다.

해외 언론들은 벨라루스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무리 중소리그라지만 유럽대항전에도 출전하는 나라인데 현재의 상황을 따르지 않느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하지만, 벨라루스의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면 벨라루스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벨라루스에서 1994년부터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16일 내각 회의에서 손만 씻지 말고, 보드카를 매일 마시면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코로나에 상당히 무감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단 벨라루스 리그는 이렇다할 문제 없이 21일 네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과연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는 코로나 19 없이 무사히 치뤄질 수 있을까? 현재 지구상 유일하게 진행하고 있는 벨라루스 리그에 주목되는 이유다.

사진=게티이미지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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