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을 시작으로 치어리더로 어느덧 19년차 치어리더가 된 배수현, 신경성 난청으로 음악이 잘 들리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도 20년 가까이 치어리더 생활을 하며 많은 후배들의 귀감을 사고 있다.

치어리더에 그치지 않고 2015년에는 치어리더만큼이나 고된 피트니스 선수의 길에 들어섰으며 머슬매니아, 김준호 클래식을 거쳐 2018년에는 당당히 IFBB 프로카드를 따내며 치어리더와 피트니스 선수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내며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고참 치어리더와 피트니스 선수를 병행하며 프로무대를 누비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배수현이지만, 20년 동안 그를 지탱해온 열정 하나로 올림피아 진출과 SK 와이번스의 우승을 이끌 수 있는 응원을 펼치는 또 다른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시즌이 늦춰졌지만, 몸관리와 춤 연습에 여념이 없는 배수현을 만나보았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올해 19년차 치어리더이자 피트니스 선수인 배수현입니다. 여름에는 야구장에서, 겨울에는 배구장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예전과 똑같이 운동 하면서 가족과 또는 못 만났던 지인들과 맛있는 거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일정이 꼬인 것 같다.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 본인의 생각은?
- 안 그래도 치어리더라는 직업의 특성이 날씨도 따뜻해지면서 야외활동을 많이 하게 돼요. 행사도 많고 축구, 야구도 개막해 엄청 바쁠 때인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저희도 강제로 휴식하고 있어요.

국외적으로도 심각하게 확산되고 해외 대회도 취소가 되고 있는 상황인지라 저도 잡아놓은 대회일정을 미뤄야 할 것 같더라구요. 일단 모두의 생명이 귀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종식되길 바랍니다.

전체 치어리더들 가운데에서 최고참인데 후배들보다도 더욱 활발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춤추는걸 좋아했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즐겁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라는 소박한 꿈이 있었어요. 이렇게 춤추는 것을 좋아하고, 또 스포츠를 좋아하니 제가 좋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을 했는데 그 마인드가 가장 크게 작용을 한 것 같아요.

인생을 살면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쉬운 게 아니고, 그리고 이왕 좋아하는 일을 완벽하게 잘하자 라는 다짐도 하다 보니, 일할 때 프로페셔널한 부분도 생기게 되고 그러다보면 팬들이 또 인정해주는 부분도 있더라구요. 저의 성설하고 끈기 있는 노력과. 그런 저를 지켜봐 주는 팬의 마음이 합쳐졌을 때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 생각합니다. 

피트니스 선수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원래는 치어리더 직업의 특성상, 체력관리와 몸매관리를 유지하려고 운동을 했었는데, 당시에는 웨이트보단 유산소 위주로 운동을 해오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30대에 들어서 보니 이 직업의 짧은수명의 선입견을 깨고자 뭔가 해야겠다 싶더라구요.

고참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좀더 귀감이 되고 본보기가 되보자는 생각도 들었고, 또한 자기관리를 잘 하면 좋아하는 일을 오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웨이트를 시작했습니다. 타고난 근질도 보이고 외향적인 피지컬이 좋다보니 주변에서 대회 나가보라고 추천을 해주셨는데, 대회에 출전하게 되면서 선수생활을 겸업하게 되었습니다.

치어리더와 피트니스 선수로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두 직업의 매력을 꼽아본다면?
- 각자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어요 치어리더의 경우 팬과 함께 호흡한다는 점이 가장 커요. 경기장에서 함께 응원가를 부르고 팀 선수를 연호하고, 내가 속해있는 팀을 함께 응원하는 재미가 있죠. 지면 함께 아쉬워하고, 이기면 함께 더 기뻐하고. 경기 중 파이팅 넘치는 공연을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하구요. 저희는 선수와 팬을 이어주는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이 들어요.

피트니스 선수의 경우는 일단 경쟁을 해야 하잖아요? 자기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고, 끈기와 성실함으로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해야 하죠. 그리고 정신력으로 무장을 하고 무대에서 결과만을 보여줘야 하고, 그로 인해 큰 성취감을 느낀다는 것이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이런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 큰 자극제가 되고 롤모델이 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음악과 함께하는 일들이라 그것이 핸디캡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
- 남들보다 안 좋은 청력 때문에, 치어리더를 하면서 선배, 팀에 있는 후배들에게 조차 무시당한 적도 있었어요. 못 듣다 보니 뒤에서 제 욕도 많이 하고 인간적으로 힘들었던 때가 있었지만, 제가 그런 것들을 일일이 신경 쓰고 우울해 있었다면 지금의 제가 없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오히려 핸디캡을 넘어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오기같은 것들이 좀 많이 생겼어요. 남들보다 더 연습하고, 잘하는 거 더 잘하려는 의지로 인해 극복이 된 것 같아요. 지금은 치어리더를 하면서 쌓인 경력 동안 큰 소리에 노출되어있어서 예전보다 청력이 더 나빠졌지만, 제가 그렇게 매달리고 해왔던 것들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고, 제가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하자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습니다.

워킹이나 포징 연습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다.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 궁금하다
- 춤을 오래 춰왔고, 댄서도 했었고, 치어팀 내에서 안무코치와 팀장도 했었다보니 춤에 일가견이 생겨 음악에 맞춰서 무엇을 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그래서 워킹, 포징 같은 건 무대에서 춤춘다 생각하자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어렵진 않았어요. 다만 포징에 실수만 하지말자는 다짐만 했던 것 같아요.

치어리더 겸 선수로서 피트니스 선수를 꿈꾸는 후배 치어리더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치어리더와 피트니스 선수를 겸업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은데, 이루고자 하는 목적과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것을 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리스트를 써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저의 인생의 전부가 아니고, 극히 일부분이기 때문에 이것에 너무 매달려 내 몸과 마음을 소홀히 안 했으면 좋겠어요. 인생의 주 됨은 ‘나’ 인 것이지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죠. 모두들 다치지말고 건강하게 오랫동안 하면 좋겠습니다.

올 시즌 계획에 대해서 알고 싶다.
- 음, 치어리더로서는. 최고참으로서의 역할, 후배들에게 멘토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구요, 올해 제가 맡은 팀에 열정적으로 응원하고, 팬들에게 좀 더 강력한 각인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피트니스 선수로서는 올림피아를 가는 게 목적이었으니 그 목적을 이루어보도록 몸을 잘 만들어서 대회 나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배수현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 부족하지만 넓은 마음으로 지켜봐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받은 사랑 꼭 보답하고자 저도 제 자리에서 변함없이 열심히 하겠습니다. 언제나 어떤 자리에서나 힘이 되어주셨는데, 모두들 항상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지켜봐 주시고 함께 해주세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사진=몬스터짐 DB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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