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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다이어트하면 저염식 혹은 무염식이 당연하듯이 받아 들여지고 있다. 닭가슴살, 고구마, 견과류, 생야채만 먹으면서 왠지 나트륨(소금)을 줄여야 지방이 빠지고 다이어트가 되는 거라는 공식이 생기고 있는 듯 하다.


사실 한국인의 식습관에서 나트륨 섭취가 걱정되는 건 맞는 말이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나트륨 저감화" 사업을 시작하면서 나트륨줄이기운동본부를 설립하였고 '나트륨 줄이고 GO, 건강 올리GO'라는 표어 하에 전국민 소금섭취 줄이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수준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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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1일 나트륨 권장섭취량은 1,500mg(소금량 3.75g)이다. 실제 나트륨은 소금에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금량으로 계산하면 꽤 많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평균 4g이상으로 권장섭취량의 거의 3배 가까이를 먹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나트륨 2,000mg 섭취를 목표섭취량으로 잡고 열심히 대국민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결과는 참혹스럽다.


"나트륨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과연 그럴까? 나트륨은 우리 몸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역할이 삼투압 조절이고 그 외에도 영양소의 세포내 이동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 몸은 어떠한 상태든 체액 농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 긴밀한 조절이 나트륨/칼륨 그리고 수분량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몸은 여러가지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세포 내에도 수분이 존재한다. 그 수분을 세포내액(intracellular fluid)이라고 하고 세포 밖을 이루는 여러가지 수분을 통틀어 세포외액(extracellular fluid)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세포내액은 거의 변화가 없으며 세포외액을 먼저 조절한다. 하지만 세포외액의 변화가 너무 크면 세포내액도 변화가 된다. 이 조절의 중심에 나트륨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여름철을 대비해 다이어트를 하면서 나트륨 섭취를 극도로 줄이면서 운동량을 늘려간다. 더욱이 보디빌딩 시합이나 바디프로필 촬영을 하는 사람들은 무염식을 하면서 수분을 끊고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도 모른채....


무염식을 하거나 운동이나 더운 날씨로 인한 땀 손실이 많은 경우 나트륨 분비량이 과도하게 많아지고 그럴 경우 저나트륨상태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저나트륨혈증이라고 하는데, 저나트륨혈증이 오면 세포내 칼륨(K+) 농도 또는 칼륨/칼슘(Ca+) 농도의 변화를 유발하고 세포막의 안정성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세포외액을 근육 세포 내부로 끌어당기게 되어 세포막의 안정성을 직접적으로 깨뜨리고 이는 횡문근 융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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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왠만큼의 운동으로는 저나트륨혈증이 오지 않는다. 대부분 저나트륨혈증은 마라톤, 철인3종 경기 등 장시간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하지만 여름철 특히 시합준비 등을 하면서 무나트륨식을 장기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저나트륨혈증에 대해 조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조건이 많기 때문에 땀으로 인한 수분 손실량이 많다. 땀으로 많은 양의 나트륨이 손실되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과 나트륨을 섭취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보디빌딩 혹은 대중들에게 유행하는 다이어트 식단은 대부분 저염식 혹은 무염식 그리고 고칼륨식이다. 고구마, 감자, 바나나, 오렌지, 견과류, 브로콜리, 양배추와 같은 식품들은 대부분 칼륨/나트륨 비가 매우 높은 식품이다. 고칼륨식을 하면서 저나트륨 혹은 무나트륨식을 할 경우 체액의 균형은 쉽게 깨지기 마련이다.


장시간 운동 동안에 땀을 흘려 세포외 나트륨 농도가 감소하면 세포내 칼슘 균형이 손상되고, 이로 인한 칼슘 농도의 증가는 근세포의 손상을 유발한다. 저나트륨혈증 동안 세포내에 풍부한 칼륨은 나트륨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세포외로 이동되고 세포내 칼륨은 고갈된다. 이 상태가 오면 세포외 삼투압이 감소하는 저삼투성 상태가 되고 이는 부종을 유발하게 된다. 이 부종이 심할 경우 세포가 파괴되는 증상이 나타나고 이는 횡문근융해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횡문근융해증의 경우 바소프레신(항이뇨호르몬 : 소변배출을 막는 호르몬) 분비를 통해 수분이 몸 밖으로 못 빠져나가게 함으로서 저나트륨혈증을 유발하는데, 운동 후 부적절한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횡문근융해증이 저나트륨혈증에 대한 자극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1,500mg의 나트륨, 소금으로 3.75g은 일반적인 사람들을 위해 정해진 양이다. 운동을 통해 많은 땀을 흘리고 고칼륨식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양이 아니다. 다이어트 혹은 수분조절이 걱정된다면 1일 1,500mg 정도의 나트륨은 충분히 먹어도 되는 양이다.



MONSTERZYM SPORTS SCIENCE TEAM

기사작성 : 이호욱

기사감수 : 고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