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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2년 겨울방학때 하와이(호놀룰루)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일화이다.



그 시절은 매년 겨울에 남녀국가대표를 선발하여 동계훈련을 해외로 15일씩 다녀왔었다.



역시 나는 막내였다. 이후로도 쭉~~ 막내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지금 이름만 들어도 엄청난 선배님들과 같이 했던 자리였고 막내로서 잔심부름정도는 나의 몫이었다. 훈련은 오전 오후 2회의 걸쳐 이루어 졌고 식단은 대부분 비프스테이크였다. 이유는 닭고기가 더 비싸고 쇠고기가 완전 저렴했다. 매년 전지훈련을 갈때면 이번에도 쇠고기를 배터지게 먹고 와야지라는 생각에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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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짐에 입장전 권만근선배와 촬영/대한민국보디빌딩 국가대표로 골드짐에 당당히 운동가는 길)



 



훈련한 장소는 골드짐이라는 유명 헬스클럽이었다. 그때 처음 가보았다. 처음 받은 인상은 간판이 너무 작아 보였다. 우리는 대한민국 보디빌딩 국가대표라는 자긍심과 머쓱함에 유행하는 스판바지와 헬스의류를 입고 모두 입장하였다. 나는 물통을 채워가기 위해 맨 마지막에 입장하였다. 입장은 지하철을 통과할 때 밀고 가는(작대기3개)것을 밀고 좁은 복도를 지나니.. 나의 눈에 펼쳐진 것은 한없이 높은 천장과 끝이 안보일정도의 넓은 훈련장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운동하는 사람들 모두가 흔히 체전급 정도의 근육과 크기를 자랑하고 여성들도 복근은 기본이고 대흉근에 옵션도 장착을 했다는 것. 그 사람들은 그냥 매니아였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가대표선배님들을 찾아보았지만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해체 되버린건지 어디로 가버린건지.. 미국의 매니아포스에 우리가 밀린 듯 하였다. 찾아 다녔지만 정말 어디로 가버린건지... 사실 국내의 대형 헬스클럽운동공간의 크기 정도가 당시 암 존(arm zone)이었다. 한참 걸어가니 쇼울더 존.. 또 걷고 걸으니 레그 존도 나오고 한마디로 단층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크기의 헬스클럽이었다. 물론 다른층에는 유산소 존과 GX존도 있었다. 음악은 아주 조용하게 흘러나왔다. 대부분 자기가 듣고싶은 음악을 따로 팔의 밴드에 플레이어를 끼워 듣고있었고 신발을 벗고 들어오거나 개인락커 따위는 없다. 최소한 국내헬스클럽처럼 강제로 똑같은 음악을 크게 듣지 않아도 된다. 의기소침해진 나는 팔운동구역에서 쪼그리고 앉아 원암덤벨컬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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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엄청난 백인이 슬거머니 다가와 말을 붙인다.. 한국에서는 아무도 말 안붙이는데 역시 미국이다. 그의 눈에 볼 때 동양인은 머리 크고 배나오고 키가 작게끔만 알고 있었는데 몇 명이 눈에 띄었는지 나한테 물어본다. 물론 영어로..



백인)어디서 온 사람들이냐?



나)한국



백인)뭐하는 사람들이냐?



나)운동선수다.



백인)어떤운동이냐?



나)....



사실 보디빌딩이라고 말하려니 웬지 자존심 상했다.. 그녀석 백인은 완전 커보였다. 얼굴도 선탠을 많이 한건지 붉그스럼하고 몸은 전체가 펌핑되어 걸음걸이조차 엉성해보였다. 몸은 항상 아나볼릭 상태의 화난 근육덩어리같이 보였다.



영어가 짧아 간단한 질문은 알아듣고 길게 대답은 못해도 짧게는 답할 정도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탁구가 유명세를 떨친 시절이었다. 그래서 대답을 “핑퐁”이러고 답했다. 그 백인은 나에게 엄지를 척하고 세우더니 광배에 힘주고 멀리 갔다...



웬지 이겼다는 위안감을 느끼면서 씁쓸한 느낌..



당시 보디빌딩팀과 항상 일정이 겹치는 팀이 있었다. 프로야구 해태였다.



야구팀은 운동하러 오면 정말 웨이트를 못한다고 느꼈다. 공원에서 약수 마시러 왔다가 심심해서 덤벨 좀 만져보는 정도의 실력이었다. 그러다 시간 좀 지나면 다 크게 둥글게 모여서 “헛둘셋넷” 하며 체조하고 있다. 그것도 웨이트 보다 오래한다. 외국인들 다 쳐다본다. 웨이트장에서 떼로 체조를 저렇게 오래하는 팀이있다니.. 민폐다. 이 또한 그들에게는 동양인은 웨이트를 못한다는 강한 인상을 심어놓았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몇일후 고재수선배와 다리운동을 하기위해 레그존을 방문했다. 마침 첫날에 나에게 무슨운동하냐고 질문한 백인녀석이 스쿼트를 하고 있다. 그 당시 상황을 표현하자면..



그 사람은 무릎에 압박붕대를 감는다. 다른 쪽도 감는다 대략 이야기하며 10분정도 걸린 듯 하다.그리고 허리벨트를 차려한다. 혼자 못찬다. 분명 근육인데 배가 나와서 둔한 느낌이다. 나이든 보조자(매니저)가 도와준다. 그 영감님은 일방적으로 보조만 해주는 상황인데.. 시합을 준비시키는 스승같은 느낌이었다. 스쿼트바에는 20킬러짜리 원판이 한쪽에 4장씩.. 계산해보면 180킬로다. 마지막으로 스쿼트렉에 들어가기전 탄바가루(역도선수들이 손에 바르는 흰가루)를 목과 어깨에 바르고 영감이 백인의 따귀를 왕복으로 마구 때린다. 아마도 기압을 넣는 듯 하였다. 아파보이는데... 그리고 스쿼트 들고 나오는데 영감님이 뒤에 착 달라붙어 보조들어간다. 아직 한 개도 안했는데.. 그리고 내려가는데 풀스쿼트도 아니고 하프스쿼트도 아니고 2/5스쿼트다. 올라올때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또 한명이 영감님을 보조해준다. 인간지네형상이다. 딱 1회만 했다. 그때 보조자도 보조가 필요하구나라며 느꼈다. 고작 저거하려고 그많은 시간 붕대를 감고 탄바가루를 낭비하며 불꽃싸다구를 맞았는가... 그 광경을 고재수선배와 나는 지켜보고 그 백인의 2칸 옆의 스쿼트렉에 갔다. 참고로 스쿼트렉이 옆으로 10대 정도는 있었다. 고재수선배는 다른선수보다 특히 다리 힘이 좋았다. 고선배와 나는 묵묵히 원판 4장씩을 끼웠다. 백인과 영감과 영감님의 보조는 자기들 끼리 이야기하며 애써 외면하려한다. 하지만 거울을 통해 나와 몇 번 눈이 몇 번 마주쳤다...크크.. 신경쓰이는 모양이다.



몸푸는거 따위는 없다. 벨트도 이 무게에서는 필요없다. 고선배는 그냥 스윽 들고 나와서 풀스쿼트로 10개만 딱하고 내려놓았다. 그 백인과 일행들을 보니 서로 충격먹었는지 영혼없는 대화를 하는 듯 했다. 그리고 고선배와 나는 붕대를 만지작 거리는 백인앞을 지나며 나는 한마디 던졌다. “핑퐁”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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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백인이다)



 



다음날 또 만났다. 벤치프레스를 한다. 팔꿈치에 붕대감고 역시 탄바가루를 바르며 엄청난 보조를 받으며 2/5벤치 1회만 한다. 그래도 근육이 펌핑이 되어있다. 이백인은 운동전부터 펌핑이 되어있어 저렇게해도 운동이 되나보다라고 느겼다. 마지막날 나랑 “픽쳐 프리즈”하니깐 짜식 기분이 좋은지 팔을 들어올려 이두근포즈를 잡는다.. 신기하다.. 오히려 팔을 내리고 있을 때 더 좋아보인다. 포즈를 잡으니 봉우리가 안올라온다. 그냥 통나무가 세워져있다가 누워진 형태다. 한국에 오면서 느낀점은 상체는 어떠한 이유로 매니아층에도 국대가 밀릴지는 모르지만 스쿼트 운동만큼은 한국의 아저씨가 가지는 인식만큼이나 한국사람들이 대부분 잘한다는 것이다. 남자는 하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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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수선배님과)



보디빌딩에서 가장 중요한부분이 인체의 근육미와 상하좌우 발란스이다. 상체운동을 많아하면 하체의 힘은 별개이다. 하지만 스쿼트를 열심히 하면 상체의 힘은 어느 정도 따라온다.



선천적으로 힘줄의 길이가 상당히 중요하다. 서양인의 경우 힘줄이 짧은경우가 많다. 대신 근육의 길이다 길다고 보면된다. 특히 팔과 광배근이다. 힘줄이 길면 광배근은 위쪽에 붙어 프론트 더블바이셉포즈때 광배근이 위로 말려 몸이 1자가 된다. 극복하기 힘든 현실이다. 반면 힘줄이 짧으면 아래서부터 광배근의 근육이 시작되어 역삼각형의 몸매가 완성된다. 이처럼 동서양인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자신의 체형이 파악이 된다면 장점과 단점을 어떻게 살릴지를 고민해보기 바란다.



새 파일 7_8.jpg (해변에서 만난 나랑 아무상관없는 키작은 백인녀)



새 파일 7_9.jpg (당시에는 저바지가 유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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