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더에게 있어 IFBB 프로선수가 되는 것은 궁극적인 목표다. 모든 선수들이 그 꿈만을 바라보고 수도승처럼 운동을 하고 있으며, IFBB 프로카드를 획득한 선수는 환호하며 자신의 목표달성을 자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 선수는 그 꿈이 이뤄지는 순간에도 무덤덤한 표정으로 프로카드 획득 세레모니를 했다. 왜 그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어보였을까? 이유는 바로 무대뒤에서 남몰래 흘렸던 뜨거운 눈물이 있기 때문이었다. 바로 보디빌딩 인생 20년 만에 IFBB 프로카드를 따낸 박재완의 이야기다.

 



[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22일 스포츠아시아와 인터뷰를 가진 박재완의 쑥스러워하는 목소리에는 겸손함이 묻어있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고 이야기를 한 박재완은 자신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 정작 무덤덤한 표정을 지어보였던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은 박재완과의 일문일답.

그토록 고대하던 IFBB 프로카드를 획득한 것을 축하한다. 실감은 하는지
아직 일상에 변화는 없는 것 같다. 프로카드를 따기 이전처럼 운동을 하고 있고, 축하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 정도가 프로카드를 딴 것을 실감할 때가 아닐까 싶다.

올림피아 아마추어에 참가하게 된 계기를 알고 싶다
일단 올해 프로카드를 따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5월에 있었던 아시아 그랑프리에 참가했는데 실패를 했다. 전반기에 남은 한번의 기회가 중국이었기 때문에 중국행을 선택하게 되었다.

중국에 갔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일단 중국인들의 피트니스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았다는 것과 규모가 매우 컸다는 것이 놀라웠다. 정보는 많이 얻지 못하고 중국에 갔지만, 현지분들이 내지르는 함성이라든지 호응은 정말 국내대회와 비견될 정도로 컸다.

대회는 잘 치러졌다고 생각하는지
중국 특성상 보안이 조금 지나치지 않았나 생각은 들었지만, 끝나고 보면 원만하게 잘 진행된 것 같다.

어떤 면에서 좋았다고 생각했나
일단 참가인원에 비해 시간 딜레이가 많지 않았다. 국내대회 같은 경우에는 딜레이가 되어도 타임테이블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이번 대회같은 경우에는 천여 명이 참가를 했어도 타임테이블도 되어있고 딜레이도 한시간 내외라 퍼포먼스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불편했던 점은 있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중국이다 보니 언어적인 문제가 조금 있었다. 통역도 없어서 사소한 불편은 있었지만, 경기진행면에 있어서는 지장은 없었던 것 같다.

원래는 보디빌딩 종목이었다가 클래식 피지크로 대회에 참가했다. 불편함은 없었나
아무래도 20년 넘게 보디빌딩을 해오다보니 처음에는 낯설고 생소했다. 그래서 5월 대회에 나갔을 때는 좀 부끄러워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것 없이 당당하고 자신있게 편안하게 했다. 심사위원들이 표정같은 전체적인 표현력을 보는 편인 것 같아 더욱 편안하게 했다.

 


몸은 어떻게 만들었나
사실 몸을 만들때부터 사이즈보다는 밸런스 부분에 신경을 썼고, 라인업을 섰을 때 눈에 잘 띄기 위해서는 하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다리와 어깨쪽 부분을 가다듬었다.

클래식 피지크에 이란, 중국선수들이 많았는데 어땠나
최근 클래식 피지크 종목이 대세고 관심이 높다보니 선수들의 전체적인 수준도 높아졌다. 때문에 앞으로는 프로카드를 따는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정작 프로카드를 따던 순간에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는데 이유가 있었는지
(생각을 한참하다) 사실...한 두달 사이에 시합을 연달아 나갔다. 일정이 빠듯하다보니 쉴 텀도 없고, 회복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오버롤전이 끝나고 별탈없이 끝났다는 것에 안도를 해서 많이 울었다. 울고나니 덤덤해지더라(웃음)

오버롤 순위를 기다리는데 초조했을 것 같다
사실 한명만 제치면 오버롤 아닌가. 그래서 한명만 제쳤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두 명을 제쳤다. 기분은 정말 좋았다. 고마운 사람들 생각이 났다.

어떤 분들이 생각이 났나
일단 가족이나 지인들이 생각났고 특히 이진호 멘토가 많이 생각났다.

보디빌딩 스쿨에서도 이진호 멘토 팀에 속해있는데
사실 멘토이긴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이진호 선수로부터 운동을 배웠다. 나에겐 스승님이다. 그분의 존재만으로도 나는 확신을 갖고 운동을 할 수 있다. 선택이 어려운 순간에 형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거기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그 길을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대회 끝나고 만나셨는지
한번 만났다. 나보다 프로카드 딴 것을 더 좋아하셨다.(웃음)


SNS에서 만족하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글을 남겼다
항상 만족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끝이라고 생각을 한다. 항상 신체적이나 정신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채워나가야 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이제 목표인 프로카드 꿈을 이뤘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는가
일단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아직 생각할 겨를이 없다. 프로리그 일정에 대해서는 정보가 많이 없기 때문에 김준호 선배님등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앞으로를 결정해야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프로카드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한다
단지 프로카드가 아니더라도 보디빌딩 자체가 자신만의 외로운 길을 묵묵하게 걸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변화에 휩쓸려 자신만의 것을 잃지 말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나아간다면 언젠가 그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몬스터짐 DB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