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30일 스포츠아시아는 2017 몬스터짐 올스타클래식을 앞둔 김하연 선수와 인터뷰를 할 기회를 가졌다. 당시 “프로카드를 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던 김하연 선수는 인터뷰 뒤 불과 두달만에 IFBB 프로카드와 프로대회 우승을 동시에 이뤄내는 대위업을 달성했고, 1년이 지난 2018년 동양인 최초 올림피아 비키니 무대 출격을 앞두고 있다. 과연 1년동안 김하연 선수와 그의 옆에서 힘이되어주는 권형주 선수, 그리고 권형주 선수와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안현준 선수에게는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



[스포츠아시아=반재민 기자] 지난 7월 ‘몬스터짐 보디빌딩 스쿨 합동훈련’을 마치고 인터뷰를 가진 세 사람의 표정은 밝았다.

비록 프로카드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안현준 선수는 체급 1위를 한번 더 차지할 경우 프로카드의 자격이 주어지며, 권형주 선수는 스페인에서 서양인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체급 2위를 차지, 희망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오는 9월 펼쳐지는 올림피아에서는 김하연 선수의 무대가 메인이라고 이야기한 두 선수였지만, 김하연 선수는 “권형주, 안현준 선수의 무대가 내 무대보다 더 중요할 때가 있다.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겠다.”라며 9월 올림피아에 대한 소망을 내보였다.

부쩍 많아진 해외대회 출전을 희망하는 선수들에게 많은 팁들을 알려준 김하연, 권형주, 안현준 선수의 솔직담백한 대화를 들어보도록 하자.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는 것 같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하연(이하 김): 안녕하세요 IFBB 비키니 프로 선수이자 동양인 최초로 올림피아 비키니 부문에 출전하는 김하연 선수입니다.

권형주(이하 권): 안녕하세요. 저는 김하연 선수의 옆에서 언제나 돕고있는 동반자이자 클래식 피지크 프로를 꿈꾸고 있는 권형주 선수입니다.

안현준(이하 안): 안녕하세요 권형주 선수와 함께 IFBB 프로의 꿈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안현준이라고 합니다.


최근 사진을 많이 찍는 것 같다
김: 사진은 많이 찍는데 SNS에 많이 올리진 않고 권형주 선수가 주로 올리는 편이다.

권: 사진은 내가 더 많이 올리는데 SNS 팔로워는 하연이가 더 많이 늘어난다.(웃음)

김: 프로가 되고 나서 만명정도 하던 팔로워가 3만정도로 늘었더라. 메시지로 사진 올려달라, 어떻게 지내냐고 외국 사람들이 보내기도 한다.


지난해 올스타클래식을 앞두고 처음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어느덧 1년이 지났다. 1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김: 벌써 시간이 1년이나 흘러버렸다. 그때 인터뷰에서 프로카드를 따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은데 진짜로 프로카드를 딸 줄은 몰랐다. 올림피아 대회를 앞두고 막상 가서 뭘 할 수 있을까 생각은 했지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권: 술이 많이 늘었다.(웃음) 술 이야기는 농담이고, 하연이에게 운동 강도는 거의 약하게 하지 않고 고강도 트레이닝으로 가져갔다. 게다가 비시즌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더 세게 운동하고 있다. 


그 공백기를 깨는 첫 대회가 모든 보디빌더들의 꿈 2018 올림피아다. 처음에 나간다고 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김: 어안이벙벙했다. 진짜 나가는게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 처음에는 올림피아 출전자격을 주는지 몰랐다. 산마리노에서도 프로가 되고 나서 프로시합 뛰어야한다고 해서 얼떨결에 뛰었는데 1위도 하고, 그리고 올림피아에 나가는 자격도 얻고, 어떻게 보면 지금도 신기하다.



올림피아 명단에 보면 다들 서양선수인데 김하연 선수만이 유일하게 동양선수다
김: 기분이 진짜 좋지만, 사실 부담도 있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표현은 하지 않지만, 고민이 되기는 한다. 그래도 이왕 하는거 열심히 해보려 한다.


미국 현지잡지인 머슬 앤 피트니스에서 김하연 선수만 단독으로 한 면을 실었다. 그 기사 봤는지
김: 되게 얼떨떨했다. 다른 사람들은 대단하다라고 이야기 해주는데 막상 나는 멍 때리고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외국 사람들이 나를 주목을 해주는구나라고 느꼈다. 작년 NPC 대회를 치르면서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있었는데 이렇게 외국에까지 크게 주목이 될 줄은 몰랐다.


권형주 선수가 1년동안 본 김하연 선수의 변화점은?
권: 일단 작년에만 해외시합을 세 번을 뛰었는데 몸상태는 후반기로 갈수록 완성도가 있었고, NPC에서 본인은 걱정을 많이 했지만, 난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오버롤을 할 것까지는 생각을 못했다.(웃음) 같이 대회를 나갔었는데 내 차례를 앞두고 오버롤 소식을 들어서 자극을 받아 체급 1위까지 하고 그랬다.(웃음)



권형주 선수 역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펼쳐졌던 올림피아 스페인에서 체급 2위를 차지했다 김하연 선수가 본 권형주 선수의 몸은 어땠나

김: 이번에는 딸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스페인에 가니 계측 때 경쟁자들 몸을 보니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한번 부딪쳐보자고 서로 다독였지만, 한 체급에 스물일곱 명이 나오더라. 결과는 2위였지만, 동양인이 클래식 피지크에서 첫 도전한 것인데 좋은 성적이기 때문에 만족하다고 생각한다.


1위를 차지한 이란 선수가 클래식 피지크 오버롤을 차지했다
김: 이란 선수 몸이 좋긴 좋았다. 체격이 한 단계 위의 체급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생각은 했어서 괘씸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 선수가 프로대회에서도 2위를 해서 선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는 김하연 선수를 서포트를 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서포트를 받았다 김하연 선수가 서포트를 잘해줬나
권: 최선을 다해서 해줬다고 생각한다. 짐꾼도 하고 분위기메이커도 해주면서 잘해줬다. 사실 나나 하연이나 서포트는 당연히 잘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김: 서포트를 할때에는 우리 둘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무대에 올라갔을 때 그만큼의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 선수 모두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데 비결이 있는지
김: 운동강도에 있어서 서로 요령을 피우지 않고 정직하고 강하게 하다보니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안현준 선수가 본 김하연&권형주 선수의 장점은?
안: 일단 시즌과 비시즌을 떠나 운동이 매우 한결같고 보통 사람들은 다이어트가 끝나면 일반식을 많이 먹는 편이지만, 두 분은 시즌 때의 패턴을 계속 유지한다. 나 역시 그것을 본받아 열심히 하려고 한다.



둘을 언제 처음 만났나
권, 안: 지난해 IFC 홍콩 올림피아 선발전에서 만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서로 달라진 점이 있나
안: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다. 항상 다정다감하고 운동할 때 잘 알려주고, 언제나 도움이 많이되는 존재다.

권: 나도 역시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은 것 같다. 서로 말을 많이하는 타입은 아니다. 나보다 더 과묵하지만, 속이 깊다. 예전부터 많이 눈여겨본 선수였는데 정말 착하고 예의도 바른 선수라는 것을 느꼈다.


예전에 비해 운동 스타일에 관한 차이가 있나
안: 예전에 배웠던 것과 약간의 차이는 있다. 물론 전에도 많은 것을 배웠지만, 권형주 선수에게는 내가 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채워넣을 수 있는 것들을 배웠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길을 갈 수 있는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권: 현준이가 나를 많이 띄워주기 위해서 이야기를 잘하고 있지만, 나 역시도 운동하면서 현준이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 서로 배우고 공유하면서 공생하고 있다.

김: 둘 다 스타일이 비슷하다보니 친하지만, 안보이는 선이 있다. 그 선을 잘지키고 있고, 한번 통화하면 두 세시간 통화한다. 여자친구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웃음)



해외대회중 가장 힘들었던 대회는?
일동: 스페인!


이유는?
김: 경유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권: 한번에 갔으면 더 편했을 텐데


구체적인 루트가 어떻게 되었나
김: 일단 인천공항에서 출발을 해서 런던에서 내렸다. 근데 우리가 가려는 알리칸테로 가려면 런던에서 갈 수가 없고 다른 공항에서 타야한다고 해서 버스를 타고 그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갔다.


가는 것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김: 하지만 올때가 문제였다. 런던에 도착하면 환승 텀을 이용해서 관광을 할까 생각을 했는데 영국에 도착하니 새벽 세 시더라 바로 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의자에서 잠을 청하고, 첫 버스를 타고 런던으로 갔다.


안현준 선수와는 또 다르게 갔다고 들었는데
김: 처음에는 비행기를 같이 잡았다가 올림피아 아마추어 차이나 일정 때문에 비행기 표를 바꾸려고 했는데 맞는 비행기편이 없어서 따로따로 다녀야만 했다. 결론적으로 모두 참가를 하지 못했지만.(웃음)


현지 적응은 어땠나
김: 시차 같은 것은 괜찮았다. 알리칸테가 유명 관광지는 아니다보니 선수들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좋았다.


먹는 것은 어떻게 해결을 했나
김: 안현준 선수 여자친구가 같이 갔는데 그 분과 친해져서 먹으러 많이 돌아다녔다. 스페인 음식은 좀 짰다. 나트륨 섭취는 확실하게 한 것 같다(웃음)


그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김: 첫날에 갔었던 중국음식점이 있었는데 거기가 제일 맛있었다. 스페인에 갔는데 중국음식이 제일 맛있었다.(웃음)


권형주 선수 역시 스페인 대회가 힘들었나
권: 스페인 대회도 그렇고 지난해 11월에 올림피아 아마추어를 갔을 때도 힘들었다. 그때는 서포터 없이 혼자 갔는데 영어를 하나도 몰라서 환승 터미널을 못찾아 두 시간을 해맨 것 같다. 비행기를 놓치기 직전에 간신히 타서 도착은 했는데 아는 사람도 없고 힘들었다.


인도에 갔을 때도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들었다
권: 아무래도 인도에 가면 물갈이가 심할 것 같아서 잘 챙겨먹으려고 이거저거를 많이 챙겨갔었는데...

김: 그때 안현준 선수와 같이 갔을 때 밴딩과 로딩을 해야하는데 로딩을 할때는 물을 줄이고 탄수화물을 섭취해야하는 데 그때 떡을 2키로 정도 둘이 나눠먹었다고 하더라 그게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9월 올림피아에 세 선수가 출전을 한다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권: 전반기를 보니 실수를 한 부분이 눈에 딱 보이더라 그 단점을 보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김: 지난해까지 아마추어를 보면서 아마추어에 걸맞는 몸매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프로 시합을 나가면서 아마추어 시절에 봐왔던 프로선수들과 함께 겨뤄야하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걸맞는 몸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전체적으로 몸 컨디션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김: 지금 한 3~40% 까지 올라왔다고 해도 후한 것 같다. 이번 달부터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권: 역시 그정도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하연이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먹어도 금방 빼는 재능을 가졌기 때문에 올림피아까지는 잘 관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이기 때문에 (웃음)


안현준 선수는 체급 1위를 한번 더 하면 프로카드를 얻을 수 있다 9월 대회 어떻게 임할 생각인가
안: 어떤 도움을 받지 않고 형주형과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



해외 대회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팁을 준다면?
김: 우선 간단하게 영어공부는 꼭 하고, 선수들이 해외에 가면 식단조절이 어렵다. 기내에서 미리 이야기를 하면 저염식이 가능하다. 그리고 다른나라에 가면 호텔에 묵기 때문에 조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진공포장된 닭가슴살이나 먹을 것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권: 수분을 미리 말려놓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비행시간이 오래걸릴 경우에는 부종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완벽하게 해놓고 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안: 즉석밥을 가져가도 전자레인지가 없어서 해먹을 수 있는 곳이 얼마없다. 그때를 위해서 전기포트를 준비하면 좋다. 가져가서 포트에 넣으면 밥이 만들어진다.

김: 그리고 한국음식도 가져가는 것이 좋다.

권: 스페인 때 김치를 가져갔어야 했는데...


마지막으로 올림피아에 나서는 각오 한마디
김: 동양인 최초로 올림피아 무대에 나가게 되었는데 나라를 대표해 나가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권: 내 시합도 있지만, 하연이의 시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내 모든 것을 하연이에게 투자를 할 것이고 최고의 서포터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내 시합 때에는 하연이가 서포트를 잘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웃음)

안: 매번 열심히 노력하자라는 마인드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것이고 사실 하연 선수가 그 꿈의 무대에 나가는 것을 직접 보면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같이 가는 것도 있다. 평생 추억에 남을 무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권형주 선수 제공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