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빌딩은 외로운 스포츠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운동으로 자신에게 맞는 몸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그러기에 각자 다른 동기부여를 가지고 몸을 만들어나간다. 어떤 선수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어떤 선수는 남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몸을 만들어 나간다. 이 선수도 역시 남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몸을 만든다. 하지만, 그에게는 동기부여가 되는 요소가 한가지 더 있다. 바로 어머니다. 올 6월 10일 김준호 클래식에서 어머니를 위한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민일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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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을 위한 시합이 아닌 어머니를 위한 시합이 될 수 있게, 그리고 좋은 성적을 거둬 어머니에게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민일도,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16일 인터뷰 전화를 받은 민일도는 상기된 목소리였다. 인터뷰가 처음이라고 말한 민일도는 어머니를 위한 무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에 매우 설레 있었다.

지난 4월 보디빌딩 스쿨에 김준호 팀에 합격해 더욱 신나게 몸을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한 민일도는 이제까지 나만을 위한 보디빌딩을 해왔지만, 어머니를 위해 운동을 하다보니 더욱 책임감 있게 몸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민일도와의 일문일답.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저는 팀비알 소속의 보디빌더이자 트레이너 활동을 하고 있는 민일도라고 합니다.

저번 보디빌딩 스쿨 오디션을 봤을 때 몸이 정말 좋아보였다. 혹시 운동을 언제부터 시작했나
20대 초반에 일 때문에 카타르를 갔었다. 거기에서 우연히 운동을 하는 아랍 친구들을 만나 입문을 하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서 그 친구들과 연락을 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대회도 꾸준히 출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12년에 구대회를 통해서 처음으로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다. 178cm에 65kg일 정도였으니(웃음) 그 대회에 나가기 전까진 그냥 복근만 좋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다른 참가자들을 보다보니 자극이 많이 되더라 그래서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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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어떻게 몸을 만들었나
선수생활을 하면서 선수출신 친구들과 만나다보니 자연스럽게 식단도 알려주고 내 것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부족함이 많이 보였다. 비시즌에도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지 못하다보니 때가 지날수록 몸이 더 떨어져보였다.

그 때 보디빌딩 스쿨이 나타난건가
그렇다. 정말 이거다라고 싶었다. 처음에는 멘토도 없이 인터넷만 보면서 혼자 운동을 해왔다. 그러다보니 발전이 없는 것 같더라. 게다가 대회를 앞두고는 어떻게 식단조절을 하고 컨디셔닝을 해야하는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그 멘토들을 찾기 위해 지원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머니가 지난해 12월에 암 판정을 받았다. 위암 말기였다. 갑자기 그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하니 운동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러다가 마음을 다잡고 1등하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어머니에게 용기를 드리고 싶어서 대회에도 더욱 많이 출전하고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열정이 생겼다. 그 열정하나 만으로 보디빌딩 스쿨에 지원을 하게 되었다. 만약 합격을 한다면 어머니에게 더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디빌딩 스쿨 오디션장에 들어섰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사진으로, 영상으로 보던 선수들이 내 눈앞에 직접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 정말 말로 표현이 되지 않았을 정도였다. 김준호, 강경원, 이진호, 오경모.. 다들 보디빌딩의 전설들이 아닌가 그랬기 때문에 더욱 합격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컸었던 것 같다.

오디션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멘토의 말이 있었는지
멘토분들이 내 자기소개서를 보고 “어머니를 위한 시합이라...”라고 되뇌이셨는데 그때가 정말 가슴에 와닿았었다. 내가 보디빌딩을 하고 있는 이유를 멘토님들이 봐주신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그리고 최종합격까지 세미나와 합동훈련이 있었다. 어땠나
사실 내가 지방에 살고 있어서 수도권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가기가 조금은 무리가 아닌가 생각했는데 정말 알찼고 많이 배웠다. 멀리간 것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아마추어 코리아 오픈과 합동훈련을 지나 합격자 발표 순간이 왔다. 기분은 어땠는지
사실 오전부터 확인을 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에는 명단이 안떠서 먼저 체념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후쯤에 갑자기 여자친구한테 축하한다는 연락이 왔고, 이어서 팀원들도 축하하다는 전화가 막 왔다. 그래서 SNS를 확인해보니까 합격을 했더라. 그 순간 소름이 크게 돋았다. 정말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쳤다. 그리고 바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떨어진줄 알고 격려를 하시더라. 그래서 어머니에게 합격했다는 소식을 알려드리니 어머니도 우시고 어머니가 우시니 나도 울고, 정말 감격적인 순간이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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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자 발표 이후에 몇 번의 대회를 나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디빌딩 스쿨의 도움도 받았나
물론 받았다. 김준호 멘토님께서 친절하게 이것저것 알려주셨고, 팀원들과도 대회정보나 대회준비 방법 공유도하고 일상이야기도 하면서 대회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다.

얼마전 김준호팀 세미나가 있었는데
김준호 멘토님의 머슬아카데미는 예전부터 정말 가보고 싶던 곳이었다. 그래도 막상 가려니까 정말 떨리고 가슴이 벅찼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고, 끝나고도 집에 가기가 싫더라 그래서 개인적으로 운동을 더 했다.(웃음)


주로 어떤 조언을 받았나
일단 컨디셔닝 조언을 해주셨다. 그리고 대회에 나서는 것도 좋지만, 건강을 챙기는 것이 어머니에게 효도하는 또다른 길이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건강을 생각해 김준호 클래식 이후에는 대회출전을 조절해서 나갈 예정이다.

이번 6월 10일에 펼쳐지는 김준호 클래식이 아주 중요한 대회인데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나
사실 올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컨디셔닝을 해보고 있다. 물론 시행착오도 겪고 있다. 처음 했을때는 응급실도 실려가고 해서 실패로 끝이 나기도 했지만, 점차 나에게 맞는 컨디셔닝 방법을 찾았고, 그러다보니 몸 컨디션도 전체적으로 많이 올라왔다. 몸상태는 80%정도로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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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어필을 하고 싶은 부분은?
일단 내 장점은 포징을 잘한다는 것이다. 다른 선수들도 포징 잘하는 것은 인정을 했다.(웃음) 아무래도 무대에서 긴장을 잘하지 않는 체질이다보니 내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포징할 수 있는 것 같다.

지난해 김준호 클래식에서도 1위를 했는데 올해대회에는 또 다른 점이 있을 것 같다
일단 김준호 팀에 소속되어서 대회를 나간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는 않는다. 그 팀에 들어가면서 멘탈적인 부분이 많이 바뀌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합격을 했는데 그 팀에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만큼 더 좋은 모습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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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의 최종목표는?
목표는 당연히 그랑프리다. 그것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 이전에 했던 모든 대회들은 이 김준호 클래식 그랑프리를 위한 연습이었다. 모든 것을 쏟아낼 각오로 운동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도 알고 싶다
일단 김준호 클래식을 마친 다음에는 멘토님들의 조언에 따라 쉬며 어머니 병간호를 할 예정이다. 그리고 10월에 있을 아마추어 코리아 오픈과 강경원 클래식에 출전하고 싶다. 물론 김준호 클래식에서 우승하면 나갈 수 있는 김준호 클래식 in 아시아도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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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대회에 나서는 각오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이 대회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다.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고 걱정도 있지만, 무조건 해내겠다는 자신감 하나만 가지고 운동하고 있다. 정말 내가 아닌 우리 어머니를 위한 시합을 만들어가고 싶다. 어머니께 바치는 무대를 지켜봐달라.

몬스터짐 DB, 민일도 선수 SNS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