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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트=조형규 기자] 컵 스완슨(33, 미국)이 이번에도 안타깝게 미끄러졌다.

스완슨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23에서 페더급 신성 브라이언 오르테가(26, 미국)에게 길로틴 초크를 허용하며 2라운드 서브미션 패를 기록했다. 5연승이 좌절됐고, 타이틀샷으로 가는 길목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무엇보다도 가장 아쉬운 사람은 당사자인 스완슨이다. 이 경기는 바로 스완슨의 계약상 마지막 UFC 경기였기 때문.

UFC는 통상적으로 네 경기 단위로 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보통은 계약상 한 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재계약 협상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UFC 측이 제안하는 금액이나 조건에 불만을 표하는 파이터들은 재계약 이야기를 잠시 미루고 도박을 건다. 남은 한 경기에서 강한 임팩트를 보여준 뒤,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함이다. 아쉽게도 스완슨은 이 마지막 경기에서 오르테가에게 패배하며 입맛을 다시게 됐다.

하지만 그런 스완슨에게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계약을 마저 진행하자"며 러브콜을 보냈다.

화이트 대표는 지난 10일 경기 직후 현장에서 스완슨을 향해 "지금 당장 계약 진행하자"며 소리쳤다. 이후 미디어 인터뷰에서도 화이트는 "스완슨을 영원히 (UFC에) 남겨두고 싶다. 스완슨은 정말 대단한 파이터고, 그를 사랑한다. 우린 앞으로 그와 함께 더 많은 걸 만들어갈 수 있고, 그의 행복을 지켜주고 싶다"며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스완슨이 대답을 내놓았다.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계약은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잘 모르겠다"며 즉각적인 확답을 피한 스완슨은 오르테가전 당시 서브미션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풀어냈고, 뒤이어 재계약 협상에 대한 짧은 코멘트도 남겼다.

과연 스완슨은 이후에도 옥타곤을 지키게 될까, 혹은 다른 파이터들처럼 자신의 가치를 시험하기 위해 FA 시장으로 나서게 될까. 다음은 경기 후 기자회견 중 나온 스완슨의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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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쉬운 결과로 끝났습니다. 어떻습니까.

스완슨: 피곤한 하루였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조금 아팠는데, 굳이 코치들에게 말하고 싶진 않았어요. 사실 웃긴 사연인데, 어제 호텔 로비에 있을 때 한 팬이 와서 '딸이랑 같이 사진 찍어주실 수 있나요?'라고 묻더군요. 그 아기와 가까이 붙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울고불고 난리가 났죠. 그런데 그분이 하는 말이, '공개훈련도 갈 수 있었는데 딸이 너무 아파서 못 갔어요'라더군요(웃음). 그리고 나서 자고 일어나니 이렇게 된 거죠. 끔찍한 하루로 시작했지만 그래도 워밍업을 하다 보니 몸이 조금씩 나아지는 걸 느꼈습니다. 정말 환상적인 훈련 캠프를 치렀고, 꽤 차분한 상태에서 경기도 생각대로 잘 흘러갔어요. 제가 느끼기엔 최고의 경기력이었죠. (오르테가에게) 잡히기 전까지는요.

Q. 1라운드 종료 당시 상황을 말해주시겠어요? (오르테가의 아나콘다 초크에) 완전 마무리되기 직전이었나요, 아니면 아직 안전한 상태였나요?

스완슨: 타이트했다가 조금 느슨해지고,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됐어요. 오르테가가 더 세게 조여왔고, 저는 그에 대항했죠.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다행히 운 좋게 1라운드 종료 벨이 울렸지만, (당시 서브미션은) 탈출해나가고 있었죠. 하지만 그가 다시 똑같은 방법으로 나올 것이란 걸 알고 있었어요. 라운드 중간 휴식시간에 우리는 머리 움직임이나 타격에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찰나의 순간에 머리 포지션을 원위치시키는 걸 깜박했지 뭡니까. 오르테가가 바로 제 머리를 잡고 뛰어오르더군요. 엄청 필사적이었습니다. 상당히 크고 길며 까다로운 상대였죠.

Q. 두 번째 서브미션이 머리에 감기기 전까지 당신의 상태는 매우 좋아 보였어요. 승리할 수 있다고 느꼈나요?

스완슨: 100%였어요. 2라운드가 되면서 조금 더 침착해졌고, 큰 보디샷과 레그킥을 계속 맞추고 있었죠. 제가 원했던 공격들을 모두 하고 있었습니다. 1라운드에 큰 거 몇 방을 놓쳤지만, 그에게 약간의 존중심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오르테가가 맞춘 첫 번째 잽에서 앞손 움직임을 읽었는데 상당히 거리가 멀더군요. 겨우 코를 스치더군요. '이 정도면 뭐, 괜찮아'라고 생각하며 계속 움직였습니다. 꽤 좋았거든요. 그리고 결국 다 망쳤죠.

Q. 길로틴 초크가 들어갔을 당시의 상황은 어땠나요? 얼마나 타이트했는지, 기술이 어느 정도로 들어갔는지요.

스완슨: 상당히 타이트했습니다. 마치 자물쇠 같았죠. 봐서 알겠지만, 전 오르테가를 털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어요. 처음에 그랩은 한 손만 들어갔었죠. 전 그의 팔과 손목을 뜯어내면서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르테가는 다시 그랩을 잡았고, 그때까지만 해도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봤거든요. 그런데 그가 다시 조금씩 조정을 하면서, 순간 제 몸을 잡은 다리가 더 높이 올라왔다는 걸 느꼈어요. 그 순간 곧바로 머리에 신호가 왔죠. 바로 쾅 터졌고, 패닉에 빠졌습니다. 

Q. 당신의 계약상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요? 혹시 FA 파이터가 되어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테스트해볼 생각이 있나요? 아니면 다시 이 자리에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당신 계획을 말해주세요.

스완슨: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러더군요. 제가 매번 굵직한 경기에서 이기질 못한다고요. 그래서, 제가 뭐라고 말할까요? 일단 협상은 할 겁니다. 데이나도 경기 끝나고 케이지 밖에서 '지금 당장 계약 성사시키자!'며 소리치더군요. 그런데 그냥 조용히 데이나 뒤에 가서 "좋아, 계약하죠. 내가 NO! 라고 했었던 그 오퍼로"라고 할 걸 그랬나(웃음). 뭐, 곧 볼 수 있을 거예요. 일단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즐겨야죠. 그래도 꽤 괜찮게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원하는 결말이 나오지 않았을 뿐이니까요.

[사진] ⓒZuffa, LLC/ 컵 스완슨 인스타그램
조형규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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