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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편집부] ‘코리안 좀비’가 3년 6개월 만에 공백의 무덤 속을 박차고 일어날 준비를 마쳤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은 2월 5일(한국시간) 일요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펼쳐지는 UFC 파이트 나이트 104의 메인이벤트에서 3년 6개월 간의 공백을 뒤로하고 정상을 향한 행군을 재개한다.

상대는 랭킹 9위의 데니스 버뮤데즈로 오랜만에 UFC의 호수에 낚싯대를 드리운 정찬성의 입장에서는 쉽사리 낚아 올리기가 어려운 대물이다. 전문가들도 정찬성의 3년 6개월 간 가졌던 공백에 대해 매우 궁금해 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시간에는 UFC 전문가들이 바라본 정찬성과 버뮤데즈의 승부 갑론을박(甲論乙駁)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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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뮤데즈와의 승부는 경기 막판에 갈린다

미국 대학레슬링 디비전 I의 올아메리칸 경력은 UFC에서 하나의 인증서로 통한다. 폭발적인 힘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테이크다운 능력은 대개 공격의 선택지를 넓게 가져갈 수 있게 하며, 특히 타격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을 상대로 더욱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주짓수를 바탕으로 하는 그라운드 스페셜리스트라 해도 하위포지션에서 시간을 오래 보내는 흐름이 길어질 경우, 누적된 실점에 대한 부담감으로 후반 운영이 무척 어려워진다. 하지만, 버뮤데즈는 넓게 보았을 때 테이크다운과 상위포지션의 점유에 포인트가 넉넉하게 주어지는 북미 로컬룰에 혜택을 받는 유형의 선수라 볼 수 있다.

버뮤데즈를 ‘양산형 멘데스’로 부르는 팬들이 있다. 채드 멘데스, 벨라토르의 마이클 챈들러도, 그리고 버뮤데즈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장점은 본인의 레슬링 능력에 대한 상대의 의식을 본인의 타격 어드벤티지로 바꾸는데 능숙하다는 점이다.

그들은 과감하게 들어오는 스텝으로 상대가 테이크다운에 대한 방어 테세를 취하도록 압박하고 테이크다운 페인트로 셋업하는 타격, 타격페인트를 깔아놓고 구사하는 테이크다운의 선택을 강요하는데, 이에 대해 생각할 시간은 없고 어느 쪽이나 당할 경우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버뮤데즈와 같은 타입의 선수들과 싸우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현재 6:4 정도로 버뮤데즈의 우세로 나타나는 도박사들의 선택은 정찬성의 장기공백이라는 불확정성과 레슬링 능력의 우위에서 예측되는 상대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짐작된다.

그러나 그에게도 약점은 있다. 5라운드라는 긴 경기시간과 버뮤데즈는 3라운드 이상을 뛰어본 적이 없다는 경험상의 취약점, 또 가장 최근 경기에서 버뮤데즈가 체력문제를 노출했고, 게다가 버뮤데즈의 파괴력이 보기보다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점, 좀비의 내구력은 오히려 반대라는 점 등을 고려해 볼때 3라운드와 그 이후는 정찬성의 영역이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대부분 챔피언십라운드인 4,5라운드에서의 피니쉬, 혹은 전약후강으로 오는 판정으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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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전문가들 “정찬성, 예전처럼 경기하면 위험하다”

지난 일요일 방송되었던 UFC NOW에서 명선수이자 현 UFC 해설가인 케니 플로리안과 UFC의 대표적인 꽃미남 파이터, 앨런 조우반이 정찬성의 컴백에 대해 흥미로운 대담을 나누었다. 오랜 휴식에도 불구하고 정찬성에 관한 관심과 애정은 아직 그대로임을 느낄 수 있으며 많은 국내 팬들도 100%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먼저 정찬성의 복귀와 예전의 경기들을 모두 이야기하며 서론을 풀어간 둘은 정찬성의 경기력에 대해 논평하기 시작했다. 사회자인 젠 브라운은 “그가 매 경기 가능한 모든 것을 다 쏟아 붓는 근성(go for broke kind of mentality)을 가졌다는 점은 명확하다. 하지만, 그에게 커리어 전체를 위한 전략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모든 경기에서 저렇게 싸울 수 있을까”라며 우려했다.

먼저 조우반이 정찬성의 리스크에 대해 운을 띄웠다. 조우반은 매경기 매경기 가진 것을 쏟아 붓는 선수들을 본다면 박수를 치게 된다. 정찬성도 바로 그런 타입의 선수다. 하지만, 나도 이 수준높은 무대에 올라가게 되면서 전략을 수정했다. 모든 것을 쏟아붓는 타입으로는 수준높은 선수들을 이기기 어렵다. 영리하게 싸워야한다."라고 경계했다.

조우반은 덧붙여 "정찬성이 초창기에는 트위스터로 이긴 적이 있었지만, 당시 상대에겐 그에 대한 대비책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하지만, 최근엔 모두 트위스터를 경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균형잡힌 경기력을 추구해 승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케니 플로리안의 의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플로리안은 “그가 만약 UFC에서 가장 화끈한 선수가 되려한다면 그는 이미 필요한 걸 가지고 있다. 하지만, 챔피언이 되고자 한다면, 연승을 이어가고 싶다면, 그런 스타일을 버려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리스크에 있었다. 플로리안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NBA와 NFL 선수들의 예를 들었다. 그는 “내 생각으로는 모든 걸 다 걸어버리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테크닉이 부족한 선수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승리를 원하는 것이라 본다. 하지만, NFL이나 NBA의 최고 선수들을 보면 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들은 정밀하고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 같다.”라며 최근 UFC 파이터들의 수준이 올라갔음을 지적했다.

이어서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올인 스타일은 위험하다. 게다가 다른 종목과는 달리 여기서 실수하면 바로 역습을 당하며 얻어맞고, 나중에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맞이할 수가 있다.”며 정찬성의 스타일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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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간의 공백에 대한 UFC 전문가들의 갑론을박

3년간의 공백도 정찬성에게 있어 큰 위험부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운은 “데이나 화이트는 장기간의 경기공백은 위험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케인 벨라스케즈나 론다 로우지의 경우를 보면 확실히 증명할 수 있다, 뭔가 완전하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도미닉 크루즈의 예를 보면 확실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3년은 MMA 파이터의 기준으로 정말 긴 시간이다. 그렇다면 공격일변도의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라고 예측했다.

플로리안은 3년간의 공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3년 동안 굉장히 성숙해졌을 것이라 믿는다. 2년간 군복무를 하면서, 한국 군대 특유의 기강이라는 것이 그에게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아마도 그의 접근법은 달려졌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본성은 가끔 나올 것이라 본다 그것을 어떤 시기에 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하며 병역의무가 그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이야기했다.

조우반도 이에 대해 동의했다. 조우반은 “공백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생각이 경기에 반영된다. 자신에게 남은시간이 2년 정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전략과 게임플랜에 대해 더 깊은 고려를 하게 된다. 정찬성도 지난 경기들에 비해 좀 더 깊은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나설 것이라 본다. 경기가 시작되면 특유의 공격적 본능은 나오겠지만, 좀 더 체계가 잡힌 좀비(Methodical zombie)를 볼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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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챔피언이 보는 코리안 좀비와 버뮤데즈

한편, 지난 29일 ‘UFN: 덴버’ 대회장의 FOX 브로드 캐스팅 팀인 미쉘 워터슨, 도미닉 크루즈, 다니엘 코미어도 이벤트 종료 후 정찬성과 버뮤데즈의 대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세 명의 파이터들도 정찬성의 복귀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 보였다.

먼저 지난해 12월 페이지 반젠트를 맞아 승리를 거둔 미쉘 워터슨은 이 경기에 대해 “불꽃놀이 같은 경기가 될 것 같다.”라며 화끈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녀는 이에 덧붙여 “코리안 좀비는 상대가 어떤 것을 던져도 밀고 들어간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할일을 하는 스타일이다. 데니스 버뮤데즈도 상승세다. 두 사람이 엄청난 것을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총평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날 코디 가브란트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밴텀급 챔피언 자리에서 내려온 도미닉 크루즈 또한 정찬성과 버뮤데즈의 장점을 이야기하며 논평했다. 크루즈는 “마스비달을 통해 이 세계의 싸움이라는 것과 아무리 많이 찢어지고, 계속 다운을 당하고, 고통이 계속 이어지더라도 끝까지 견뎌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두 선수 모두 그것을 가지고 나오는 선수들이다.”라며 두 선수의 투혼에 대해 이야기했다.

크루즈는 정찬성을 일찌감치 주목하고 있었다는 것을 밝혔다. 크루즈는 “버뮤데즈는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역전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리고 코리안 좀비는 옥타곤에서 치른 전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WEC에서 싸울 때부터 지켜보고 있습니다. 알도와의 페더급 타이틀전에서도 정말 잘했다. 이제 그가 돌아온다. 두 선수가 어떻게 싸울지 기다리기가 힘들다.”라며 흥분섞인 말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4월 앤소니 존슨과 방어전을 치르는 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 또한 정찬성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정찬성은 어깨가 빠졌는데도 그는 계속 싸우려 헸다. 알도가 마무리를 잘했다. 버뮤데즈는 이제 조심해야 한다. 그는 전진태클을 즐겨 사용하는데, 좀비는 그걸 받아서 서브미션으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정찬성에 대해 논평을 끝냈다.

UFC 해설자 조 로건의 경우는 1월 31일 공개된 영상을 통해 “정찬성과 버뮤데즈는 현 페더급에서 쉽게 간과 되는 선수들이지만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제한 후 “정찬성은 3년 넘게 옥타곤을 떠나 있었지만 선수로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며 타이틀전 까지 두 경기면 충분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버뮤데즈에 대해서는 “페더급의 정상권에 도달한 맥스 할로웨이를 꺽는 등 최고레벨의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소개하면서 “버뮤데즈가 과연 정찬성과 같이 익사이팅한 파이터를 능가할 만큼 성장했는가? 그것이 문제다.”라는 멘트로 경기예상을 마무리했다.

UFC의 기대와 세계 MMA팬들 바람이 어느 쪽을 향해있는지 가닥을 잡을 수 있는 분위기다. 뚜렷하지는 않아도 세계의 마음이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느껴진다. 정찬성은 언제나 기대이상을 해온 선수다.

2월 5일에 들려올 낭보에 대한 기대감을 감출 수 없는 이유는 그가 걸어온 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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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브라운과 플로리안, 조우반 셋은 정찬성이 트위스터로 끝낸 UFC의 데뷔전을 같이 보며 경기예측을 마무리했다. 이미 6년이나 지났지만, 그들은 여전히 정찬성의 트위스터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트위스터에 대한 셋의 코멘트를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브라운: UFC 데뷔전에서 트위스터를 성공시켰다니 정말 대단했어요. 저건 그의 이전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그 이후의 6년이 지나는 동안 다시 보지 못하고 있는 스킬이잖습니까, 저 테크닉이 MMA에서 구사되기가 그렇게 까지 힘든 이유가 무엇이고, 왜 아직까지 한번도 보지 못하는 것일까요?

플로리안: 저걸 다시 보니 갑자기 안마를 받고 싶어지네요. 척추와 등에 고통이 느껴져요.

조우반: 카이로프랙터(척추교정사)가 보고 싶어지는 장면입니다.

플로리안: 맞아요, 카이로프랙터 거기를 방문하고 싶어지는 장면이죠. 왜 트위스터는 정찬성 이후에 다시 나오지 않는 것인지, 그 이유라면, 무엇보다도 트위스터라는 기술이 파이터들이 웬만해서는 사용하지 않는 스킬이기 때문입니다. 주짓수에서 조차 저걸 보기는 힘들어요.

에디 브라보가 보여주는 10th 플래닛 시스템(에디 브라보의 주짓수 체육관 이름) 주짓수는 유니크합니다. 명성이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죠. 하지만 새로운 기술은 아닙니다. 에디 브라보가 직접 창작한 테크닉이 아니에요 레슬링에서도 배웁니다, 컨트롤 포지션에서 폴을 노릴 때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10th 플래닛 시스템에서는 저걸 굉장히 많이 사용합니다만, 다른 곳에서는 저것을 특별히 사용하지 않습니다. 보통은 백을 잡으면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노리니까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기술이었던 것입니다, 저 기술로 어떻게 피니쉬를 하는지 가르쳐주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특히 수준 높은 레벨에서는 볼 수 없었죠.

조우반: 100% 그랬죠, 주짓수에서도 보기 힘들어요, 그리고 어떤 대회에서는 아예 금지되기도 합니다. 척추를 손상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위험하기 때문에 일정 이상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선수들은 구사 자체를 제약당합니다.

브라운: 정말 위험하네요, 저도 저걸 보면서 케니에게 물어보게 되더라고요, 저건 목이나 척추를 공격 하는 것 같아서요.

플로리안: 척추와 목을 비트는 공격입니다. 걸리면 척추와 목에 어마어마한 압력이 가해져요. 당하면 기분 참 별로입니다.

조우반: 매우 별로죠.

브라운: 그다지 경험해 보고 싶지 않네요.

MONSTERZYM PRESS
에디터: 반재민
사진: ZUFFA LLC / 몬스터짐 박제영 PD/ 몬스터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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