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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짐=반재민 기자]”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1969년 달에 최초로 착륙한 닐 암스트롱은 달에 자신의 첫발을 내딛으며 이런 말을 남겼다. 이처럼 작은 발걸음 하나가 위대한 도약을 만들어낸 이야기는 적지 않게 존재해왔으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작은 발걸음들도 많이 있다.

격투계에서도 마찬가지다. 1993년 발리투도의 대가인 호이스 그레이시가 무규칙 발리투도라는 이름의 종합격투기를 만들어냈고, 이 작은 발걸음은 퍼티타 형제, 화이트 회장을 거쳐 무려 40억달러라는 가치를 지닌 세계 격투기 역사상 유래가 없는 격투기 대회를 만들어냈다.

한국인 파이터들도 이 붐에 동참하고 있다. 2017년 첫 번째 UFC에 선을 보인 한국인 파이터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다. 

정찬성도 한국인 UFC 파이터로서 작은 발자취를 남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발자국은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 격투기계에 있어 가장 큰 임팩트를 남겼다. 코리안 좀비의 발걸음이 UFC, 그리고 MMA에 끼친 영향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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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충격적인 트위스터는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충격적인 데뷔전, 기상천외했던 트위스터

정찬성은 2007년 국내 중소대회를 휩쓸며 종합격투기의 문에 들어선 이후 일본의 DEEP, It’s Showtime과 UFC의 입문무대인 WEC를 거치며, 거침없이 싸우는 공격형 파이터로 성장해갔다. 그리고 2011년 3월 UFC 24에서 레오나르도 가르시아를 상대로 대망의 UFC 데뷔전을 가졌다.

UFC 데뷔전을 가진 상대인 레오나르도 가르시아는 2010년 4월 WEC에서 맞붙은 적이 있었다. 당시 둘은 화끈한 난타전을 벌였고, 정찬성은 판정 논란 속에 가르시아에 스플릿 판정패를 당했었다.

하지만, 정찬성은 가르시아를 맞아 두 번 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승리는 예기치 못하게, 예상치 못한 기술로 그를 맞이했다. 이미 1라운드에서 가르시아를 몰아붙이며 테이크다운까지 성공시켰다. 그의 거침없는 공격은 2라운드에서 더욱 불을 뿜었다. 이미 상위 포지션에서 경기를 지배하고 있었지만, 가르시아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때, 정찬성의 번뜩이는 기술이 나타났다. 빠져나오려는 가르시아를 백으로 잡은 정찬성은 바로 가르시아의 하체를 자신의 다리로 잠궜다. 그리고 가르시아의 목을 비틀기 시작했다. 트위스터였다. 이제껏 UFC 모든 대회를 통틀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리고 MMA에서도 고난이도 기술이라 웬만한 선수들은 시도조차 못한 트위스터가 정찬성의 몸에서 나온 것이었다.

결국 이 트위스터 기술에 가르시아는 탭을 치며 항복할 수밖에 없었고, 정찬성의 UFC 데뷔전은 곧바로 ‘파이트 오브 나이트’에 올랐다. 그리고 현재까지 UFC에서 나온 기상천외한 서브미션 기술 랭킹에는 정찬성의 트위스터 기술이 빠지지 않고 올라가고 있다. 그 정도로 그가 보여준 트위스터는 매우 강렬하고 센세이셔널한 기술이었다.

정찬성은 이 기술을 주짓수의 대가 에디 브라보의 영상을 보며 연구했다고 이야기 했다. 당사자인 엔디 브라보 또한 정찬성이 쓴 기술에 대해 크게 기뻐했다. 경기 이후 브라보는 코리안 좀비 티셔츠를 입고 자신의 SNS 계정에 트위스터에 대한 교육용 비디오를 올렸다.

그 정도로 트위스터는 MMA에서는 나오기 힘든 기술이며, 구사하기도 힘든 기술을 동영상 하나만으로 실전에서 쓸 수 있었다는 것을 본다면 정찬성의 격투센스와 노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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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초 차이로 놓친 최단시간 KO

데뷔전부터 충격적인 모습으로 해외 팬들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정찬성의 다음 상대는 마크 호미닉이었다. 데뷔전이었던 가르시아보다 더욱 어려운 상대였다. 당시 호미닉은 페더급 챔피언이었던 조제 알도와 판정까지 갔을 정도로 강력한 상대였고, 정찬성은 이제 UFC에서 한경기를 이긴 신인이었을 뿐이었다. 도박사들도 호미닉의 승리를 더욱 높게 점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상황은 정반대였다. 정찬성은 가르시아보다 더 빠르고, 더 임팩트있게 끝내버렸다. 1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글러브 터치를 한 두 선수, 호미닉은 정찬성과 글러브터치가 끝나자마자 맹렬한 레프트 훅을 날렸다. 만약 맞았더라면 맷집 좋은 정찬성이라도 크게 위태로울 수 있었던 기습이었지만 정찬성은 백스텝으로 피한 뒤 호미닉의 가드가 열린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체중을 실은 스트레이트를 적중시켰다.

예상치 못한 돌 폭탄을 맞은 호미닉은 그대로 쓰러졌고, 그에게 기다리고 있던 것은 정찬성의 무자비한 파운딩 세례였다. 결국 주심이었던 허브 딘은 그대로 경기를 종료시켰고 정찬성의 2연승이 싱거웠지만, 화끈하게 완성된 순간이었다.

글러브 터치에서 심판의 스톱선언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7초, 현재 UFC에서 최고의 타격코치로 불리고 있는 드웨인 루드윅이 2009년 조나단 굴렛을 상대로 거둔 6초 KO승에 이은 공동 2위 기록이었다.

UFC에서는 이 경기들의 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했고, 정찬성은 호미닉을 6.26초 만에 쓰러뜨린 것으로 결론지었다. 최단 기록인 루드윅의 6초 06와 겨우 0.2초 차이로 정찬성은 최단시간 승리 2위의 기록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트위스터에 이은 충격적인 7초 KO까지 목도하게 된 국내외 격투기 팬들은 정찬성의 플레이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오게 되었다. 바로 2013년 8월의 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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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능성을 엿본 한국인 최초의 타이틀 샷

2013년 8월 4일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 여기에서 정찬성의 일생일대의 경기가 펼쳐졌다. 그 무대는 ‘UFC 162’, 상대는 조제 알도였다.

당시 조제 알도는 WEC에서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유라이어 페이버를 레그킥 몇 번으로 제압하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페더급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고, WEC가 UFC에 합병이 된 이후에도 극강의 경기력으로 챔피언의 왕좌를 게속 유지 중이었다.

이 경기가 성사되기에는 2012년 5월 당시 강자였던 더스틴 포이리에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찬성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포이리에의 주특기였던 다스 초크로 승리를 거두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경기력도 최고의 경기력이었지만, 승리를 거둔 이후에 가진 인터뷰가 더욱 인상적이었다.

“3라운드에 너무 힘들어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상대 역시 지쳐 보여서 끝까지 싸웠다. 지난번 승리를 거뒀을 당시에는 운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 운이 아니란 걸 증명했다. 이제 그를 부를 수 있게 됐다. I want jose aldo!”


이 인터뷰는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후 컨텐더 자리에서 리카르도 라마스와 격돌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당시 알도의 상대였던 앤소니 패티스가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UFC는 곧바로 알도의 방어전 상대를 정찬성으로 결정했다.

한국인 최초로 서게된 UFC 타이틀매치 무대, 정찬성은 긴장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이 해온 그대로 챔피언 알도와 맞서 싸웠다. 3라운드까지 둘의 싸움은 팽팽하게 펼쳐졌다. 알도는 아웃복서와 테이크다운으로 정찬성을 공략하려 했고, 정찬성은 이에 맞서 근거리 타격을 통해 차근차근 점수를 쌓았다.

하지만, 4라운드 둘의 운명을 극적으로, 어쩌면 아쉽게 결정지을 장면이 벌어졌다. 둘의 팔이 엉켰고, 이를 빼내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고였다. 결국 이 순간은 정찬성에게 있어 두고두고 아쉬울 순간이 되고 말았다.

‘그 순간’ 이후 정찬성은 알도의 킥 두 방과 파운딩에 아쉽게 패배의 쓴잔을 들이키고 말았다. 챔피언의 목전에서 맛본 아쉬운 패배, 실력이 아닌 예기치 못한 사고로 당한 패배였기 때문에 정찬성에게는 더욱 가슴이 아픈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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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를 끝내고 정찬성은 재활과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3년 6개월간의 긴 겨울잠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2017년 2월 코리안 좀비가 다시 돌아온다. 그동안 당했던 패배들을 가슴에 새기며 더욱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번 경기도 그에게 있어서는 작은 한걸음이지만, UFC 한국인들에게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될 것이라는 것을 전세계 격투기 팬들은 모두 알고 있다.

과연 2월 5일 정찬성은 어떤 모습을 우리 앞에서 보여줄까? 결전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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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ZUFFA LLC/몬스터짐 DB
반재민 기자(press@monstergroup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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