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군.jpg


쇼군 Ver.2 vs LHW판 업그레이드 버전 밥 샙

전형적인 [vs 기술] 양상이 될 가능성 농후

 

어깨로 짓누르는 힘만으로 상대를 실신시키고 터틀 포지션인 상대의 팔을 단순히 힘으로 잡아당겨 그대로 뽑아버린다. 그런가 하면 가드 포지션의 상대에게 단 7번의 파운딩으로 실신 KO를 따낸다. 현대 MMA는 고사하고 그 전 세대에서조차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장면들이 근 1년 사이 연달아 UFC 라이트헤비급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오빈스 생 프뢰(#10/31, 미국). 통칭 OSP라 불리는 그는 현재는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라이트헤비급에서 충격적일 정도로 인상적인 경기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스킬 적으로는 어느 무엇 하나 투박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완력과 신체능력으로 상대들을 문자 그대로 '짓뭉개며' 명실상부한 라이트헤비급 톱 15에 올라온 것 자체만으로도 그가 존재는 이미 신비로울 정도인 상황. 그의 UFC 커리어는 '힘은 기술이 이기지만 기술을 이기는 것은 압도적인 힘'이라는 말을 그대로 입증하는 듯하다.

 

잽 등의 셋업 동작들은 완전히 배제하고 특유의 붕붕훅으로 일관하는 괴상한 타격, 거의 옆으로 서는 희한한 스탠스, 무식할 정도로 그냥 잡아 뽑는 소위 '힘부미션'. 그렇다고 밸런스가 좋은 편도 아니며 레슬링 테크닉도 그리 훌륭하지는 못하다. 가끔 나오는 묵직한 킥이 그나마 스킬풀해 보일 정도. 흡사 사기적인 신체 스펙으로 과거 프라이드와 K-1 헤비급을 뒤흔들었던 밥 샙(41, 미국)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2라운드 체력, 정상급 테크니션에게는 한계를 보이는 모습 같은 약점마저도 닮아있다.

 

물론 그 뿐은 아니다. 투박한 궤도와 달리 기묘하게 잘 맞히는 펀치의 임팩트 타이밍, 이스케이프 능력과 지친 상태에서도 베이더에게 순간적으로 덤벼들어 테이크다운을 시킬 수 있을 정도의 순발력 등 비교적 강점이 많고 능력치가 상향되어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그라운드 이스케이프를 제외한 상당 부분이 신체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과, 그가 지금 뛰는 무대가 2004년의 헤비급과 달리 기술적 진보가 한참 이루어진 2014년의 UFC 라이트헤비급임을 감안할 때 그는 이미 밥 샙을 한참 넘어서는 리얼 피지컬 몬스터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관건은 그의 이러한 파이팅이 과연 어디까지 통할 것이냐는 것이다. 이미 타격으로는 중견급 타격가인 라이언 짐모(32, 캐나다) 전에서 사이즈로 압박하다 2라운드 초에 되레 수세에 몰리는 등 한계를 보였고 남은 주특기인 파워 그래플링도 그를 넘길 수 있는 힘 좋은 레슬링 테크니션인 컨텐더 문지기 라이언 베이더(#8/31, 미국)에게 막힌 상황이기에 컨텐더 급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인 만큼, 사실 이미 그의 한계는 드러나있다. 아직 젊은 편이기에 발전 가능성도 있겠지만 현재의 기량으로서는 당장 보여줄 최선이라면 아무래도 랭커이면서 상성이 맞는 작은 타격가를 잡아내는 것이 되겠다.

 

그리고 그런 그가 그에 가장 적절한 상대와 대결하게 되었다. 다름 아닌 전 챔피언 마우리시오 쇼군(#9/32, 브라질). 어느 하나 약한 모습을 보기 힘든 라이트헤비급 톱 10에서 거의 유일하게 약점이 뚜렷한 아슬아슬한 강자다. 물론 그가 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경기였던 댄 핸더슨(#7/44, 미국) 전에서 클린치에서 떨어지며 얻어걸린 한방에 다 이긴 경기를 놓쳐버렸지만 기량적으로 확실히 Ver.2 단계에 들어섰음을 증명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로서 그의 최대 약점 중 복싱은 확실히 보완 되었지만 레슬링은 아직 검증된 부분이 적은데, 그러한 면에서 OSP가 레슬링 스킬이 좋지는 않으나 타격가들은 제법 잘 넘기는 만큼이 경기는 쇼군에게도 하나의 검증 무대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쇼군의 극악 상성이라 불리는 장신의 사우스포이기까지 하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타이틀을 노리는 쇼군 입장에서는 좀 더 파괴적인 보급형 존 존스를 상대한다고 볼 수도 있다.

 

단순히 상성만 놓고 본다면 쇼군이 재미를 볼 부분이 딱히 없어 보인다. 힘은 약하지만 마법 같은 하프가드 플레이를 보여주던 쇼군이 OSP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도 그러할 수 있을 지부터가 의문이며, 번번이 장신의 사우스포에게 약점을 보인 만큼 스탠딩에서도 불안 요소가 분명 존재한다. 설령 상위 포지션을 잡는다고 해도 베이더도 눌러놓지는 못한 OSP를 쇼군이 눌러 놓을 수 있을까? 이는 상당히 비관적이다. 체력적으로도 본인부터가 자주 체력을 지적받은 쇼군이 그렇게 유리할 것이 없을 듯하며 쇼군이 더 잘 버틴다 해도 라운드 후반까지도 한번씩은 몰아칠 순발력이 있는 OSP에게 역공을 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재발하기라도 했다면 더 더욱이나 그렇다.

 

그렇다면 쇼군에게 답은 없는 것일까?

 

사실 정말 상성'' 놓고 볼 때나 이렇게 극단적인 것이지 쇼군과 OSP 사이에는 소위 말하는 '클래스'의 차이가 분명 있다. 쇼군은 거의 항상 랭커들만 상대해 온 테크니션인 반면 OSP1류 선수 상대 경험이 그나마 최근의 베이더 정도라는 것만 놓고 보더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쇼군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상대해 왔던 레벨보다 낮으면 낮았지 더 높은 수준의 선수와 맞붙는 것도 아니며, 도박사들 또한 이를 감안하여 -150/+130 정도로 쇼군의 약 우세를 점치고 있다.

 

이를 떠나서 단순히 전 경기만 찾아보더라도 쇼군에게 희망이 보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쇼군의 부활을 알렸던 전 라이트헤비급 랭커 제임스 테 후나(33, 오스트레일리아) . 이 경기에서 이번 대진의 열쇠가 이미 나와 있기 때문이다. 이 경기 또한 완력이 압도적이며 장신의 사우스포에 복싱과 레슬링 스킬까지도 좋았던 상대를 맞이했었는데, 이날 쇼군은 드디어 스프롤로 태클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이며 깔끔한 카운터 한방으로 테 후나를 끝내버린 바 있다. 한 팔과 한 다리가 부러져도 부러진 팔로 파운딩을 날리며 승리하고 테세이라(#6-35, 브라질), 구스타프손(#1-27, 스웨덴)도 그라운드를 선택하게 했던 테 후나의 근성과 맷집도 쇼군의 펀치를 견딜 재간은 없었다.

 

타격을 내지를 때 허우적대는 습관, 상대가 코너에 몰려도 허공에 주먹질을 하는 OSP의 빈틈 많은 타격은 더욱이나 이러한 장면을 기대하게 만든다. 앞서 언급한 짐모 전을 본다면 쇼군이 타격전에서 KO시키는 그림이 오히려 당연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결정적으로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이는 요소인 레슬링의 경우에도 테 후나처럼 태클의 형식을 빌려 덤벼드는 레슬링이 아니라 아무 때나 기회가 보이면 집어 던지는 패대기에 가까운 OSP'저렙' 테이크다운이라면 비교적 방어가 쉽지 않을까-싶은 부분.

 

이렇듯 OSP가 테크닉은 테 후나보다 훨씬 떨어지지만 완력, 순발력, 사이즈에서 더 많이 뛰어난 만큼, 이번 경기는 더욱이나 [vs 기술]의 양상이 두드러질 듯하다. , 만일 쇼군이 타격으로 테 후나 전 같이 상대를 공략할 수 있다면 초반 라운드에 금방 KO가 나겠지만 OSP의 힘에 한번 말려들기 시작한다면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로 공략할 부분이 확실한 만큼 한 끝 차이로 경기 결과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대결이 될 듯하며, 두 선수 모두 체력 저하가 온 시점 이후의 경기력이 상당히 떨어져 역전승이 나오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가 있다면 아무래도 쇼군의 부상이다. 그 전부터 있던 어깨 문제와 더불어 존스 전 이후의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체중 관리부터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제 기량이 나오질 않았는데, 테 후나-핸더슨 2연전에서 보여준 깔끔한 몸 상태에서의 경기력과 비교했을 때 스킬적 보완을 감안 하더라도 그 격차가 현저했다. 부상을 입고서 경기력 저하가 없는 선수는 당연히 없겠지만 쇼군은 그 편차가 현저하게 크다. 다행히 최근에는 완치한 듯 하지만 만에 하나 재발하기라도 했다면 상황이 상당이 나빠지며 부상을 제쳐 놓더라도 최근 쇼군의 분위기가 불안정하다는 것이 팬들에게는 불안 요소로 다가온다. 쇼군이 스킬적으로는 압도적임에도 불구하고 배당률 격차가 크지 않은 것이 이를 입증한다.

 

베이더가 OSP를 무난히 이긴 만큼 타도 존 존스를 원하는 쇼군은 이 경기를 이기는 정도가 아니라 압도해야하며, OSP는 진다면 당분간 톱 10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 힘든 상황. 둘의 나이 차는 1살 밖에 나지 않지만 커리어를 놓고 볼 때 신인에 가까운 OSP에 비해 초 베테랑인 쇼군은 이번 경기에서 패한다면 경쟁력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기에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신구 교체의 전형적인 이 대결에서 밀려날 쪽은 누가 될 것인가?

 

제품 랭킹 TOP 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