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2013시즌은 공식 경기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이제부터는 소위 '스토브리그'입니다. 각 팀이 내년 시즌을 위해 전력 보강에 돌입하고, 또한 FA가 되는 선수들은 보다 나은 조건에서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나섭니다. 선수뿐 아니라 사령탑의 교체도 빠질 수 없는 스토브리그의 작업입니다.
당장 한국 선수 중에도 추신수가 FA가 돼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섭니다. 윤석민, 오승환, 이대호 역시 FA 대열에 뛰어들어 MLB의 팀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LA 다저스는 투수 카푸아노와 2루수 마크 엘리스의 옵션을 포기하면서 팀 재정비에 돌입했습니다. 워싱턴 내셔널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신임 감독을 이미 선임했습니다. 뜨거운 스토브리그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초반 스토브리그 소식을 정리합니다.

< 디트로이트의 어스머스(사진 좌)와 워싱턴의 윌리엄스는 모두 처음 MLB 감독에 임명된 루키들로 내년 시즌 중임을 맡게됐습니다. >

신임 감독 - 어스머스와 윌리엄스, 프라이스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후 짐 릴랜드 감독이 사퇴를 선언한 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44세의 브래드 어스머스를 감독으로 선택했습니다. 2010년 LA 다저스에서 뛴 것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포수 출신의 어스머스는 최근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단장 특별보좌로 일했고 감독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3년 연속 AL 챔피언십에 진출한 강팀의 사령탑에 앉게 됐습니다. 타이거즈는 신임 감독의 후보로 다저스 3루 코치 팀 월락과 파드리스 벤치 코치 릭 렌테리아, 그리고 타이거즈 타격 코치 로이드 매크랜던 등과도 인터뷰을 했지만 선택은 지난 WBC에서 이스라엘 팀 감독을 맡았던 것이 감독 경험의 전부인 어스머스였습니다. 그러나 18년의 MLB 경력을 지닌 어스머스는 명문 다트머스 대학 출신으로 이미 현역 말년부터 코치나 진배없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실망스런 시즌을 보낸 워싱턴 내셔널스는 애리조나의 3루 코치이던 맷 윌리엄스(47)를 신임 감독에 임명했습니다. 현역 시절 통산 378홈런을 친 윌리엄스는 구단 수뇌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왜 당신을 선택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인상적은 대답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애리조나에서 강타자 3루수로 명성을 날렸던 윌리엄스는 "답은 간단하다. 내가 사랑하는 야구에 정열을 쏟아 부을 수 있다. 야구는 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고 그것을 갚아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 팀이 어떤 상황에 처하든 공격이든, 수비든, 피칭이든 나는 열정으로 그 문제와 상황에 대처할 것이다."라며 강한 자신감과 뜨거운 열정을 과시했습니다.

그런가하면 90승 시즌을 보내고도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해임한 신시내티 레즈는 다소 의외로 투수 코치인 브라이언 프라이스(51)를 신임 감독에 임명했습니다. 지난 4년간 레즈의 투수 코치를 맡았던 프라이스는 3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거침없고 세심한 답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다른 후보자들이 인터뷰를 할 기회도 없이 단번에 감독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베이커 감독은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계약도 내년까지 남아 있었지만 계속해서 첫 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결국 해고됐습니다. 특히 올 시즌 막판에 6연패를 당하며 포스트 시즌에서 유일한 고지를 점하지 못했고 결국 와일드카드로 단판 승부에서 탈락했습니다. 프라이스 신임 감독은 필라델피아에서 투수 코치로 영입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감독에 임명된 세 명은 모두 MLB 감독 경험이 없고 비교적 젊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근래에 감독이 된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마테니나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로빈 벤추라 역시 이같은 추세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경험이 일천해도 리더십이 있고 야구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젊은 감독들에게 기회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임명된 세 명의 감독은 하나 같이 큰 기대감을 등에 지고 MLB 감독을 시작하게 됩니다. 전력으로 봐서 디트로이트, 신시내티, 워싱턴 모두 포스트 시즌을 당연히 노릴만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루키 감독들이 2014시즌 어떤 성적을 낼지도 관심거리입니다.

< 양키스는 올해 부상으로 17경기밖에 뛰지 못한 39세 노장 지터와 내년 1200만 달러 계약을 했습니다. 푸이그와 포즈를 취한 지터 사진=양키스SNS >

재계약, 옵션 행사 혹은 포기 -지터, 레스터, 린스컴, 지토

마리아노 리베라를 떠나보낸 뉴욕 양키스는 팀의 간판인 데릭 지터와는 아직 결별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모양입니다. 올해 부상으로 거의 뛰지 못한 39세의 캡틴 지터와 1년 1200만 달러 계약을 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내년 6월이면 만으로 마흔이 되는 지터에게 큰 기대를 걸기 보다는 지금까지 팀을 위해 그가 한 업적에 대한 보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터는 올해를 끝으로 계약을 끝내고 FA가 될 수도 있었지만 핼 스테인브래너 구단주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계약을 끌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올해 17경기밖에 뛰지 못한 지터는 건강하게 내년 스프링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양키스는 유사시에 대비해 백업 유격수로 영입할 예정입니다.

월드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는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에이스 존 레스터의 2014시즌 1300만 달러 옵션을 선택했습니다. 정규 시즌에 15승8패 3.75의 성적을 거둔 좌완 레스터는 포스트 시즌에서만 4승1패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세인트루이스와의 월드시리즈 1,5차전에 등판해 2승에 0.5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레드삭스에서 데뷔 후 정확히 100승을 기록한 레스터는 내년 시즌에도 펜웨이파크를 지키게 됩니다.
한편 월드시리즈 MVP인 데이빗 오티스와 외야수 셰인 빅토리노는 5일 보스턴에서 시즌 내내 길렀던 수염의 면도식을 갖습니다. 한 자선단체의 기금 모급을 돕기 위한 일환으로 면도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마이크 나폴리 등 대부분 선수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수염을 계속 기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우완 투수 팀 린스컴과 2년간 3500만 달러 계약을 발표해 세간을 놀라게 했습니다. 린스컴은 월드시리즈가 끝나면 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지만 FA가 되기도 전에 2년 계약을 발표해 야구계를 술렁이게 했습니다. 1750만 달러 연봉이면 예상보다 큰 액수지만 FA가 됐다면 4~5년 계약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예상이었습니다. 구위가 과거보다 떨어졌지만 MLB에서 지난 6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10명 중에 하나인 린스컴의 FA 포기는 외의였습니다.
반면 자이언츠는 좌완 배리 지토의 1800만 달러 옵션을 포기하고 700만 달러 바이아웃을 선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35세 노장 지토는 구단의 결정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는지 지난 주말 지역 신문에 '힘든 시절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감사한다.'라는 전면 광고를 싣기도 했습니다. 자이언츠는 안드레스 토레스의 300만 달러 옵션도 포기하고 50만 달러 바이아웃을 선택했습니다.

비디오 판독 확대

현재 MLB의 경기운영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조 토리씨는 한 인터뷰에서 비디오 판정 확대가 거의 확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지막 단계로 이번 주부터 열리는 애리조나 폴리그에서 새로운 비디오 판독 방법을 실험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NFL 풋볼리그에서 사용하는 감독의 '이의 신청권' 등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 경기에서 감독이 몇 번의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을지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 발표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1차전부터 판정 번복이 나왔고 주루 방해와 견제사로 경기가 마무리 되는 등 대단히 중요한 시점에 심판의 상황 판단에 따른 '저지먼트 콜'이 계속 나왔던 점 등으로 비디오 판대 확대가 결정적으로 필요하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2013시즌 유독 판정 시비가 많았던 KBO에서도 주목해볼 일입니다.

이 기사는 espn.com, MLB.com, baseballreference.com, fangraphs baseball, Wikipedia, baseballprospectus.com, Bleacher Report, minkiza.com 등을 참조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7 [민기자칼럼] 최고의 야구 인생을 살고 간 제리 콜맨 출처 [1] 팀몬스터짐 2014.01.15 24182
436 [민기자칼럼]동양 선수의 MLB 실패를 막겠다-GSI [1] 팀몬스터짐 2014.01.07 4600
435 [민기자칼럼]다저스는 왜 마이클 영이 필요한가 [1] 팀몬스터짐 2014.01.22 4368
434 [민기자칼럼]다나카, 추신수의 연봉 기록 넘을까 [1] 팀몬스터짐 2014.01.13 3071
433 [민기자칼럼]다나카의 종착역은 어디가 될까? [3] 팀몬스터짐 2013.12.31 2475
432 [민기자칼럼]'약물과 거짓말'에 엄격했던 명예의 전당 출처 [2] 팀몬스터짐 2014.01.09 3453
431 [민기자칼럼]추신수는 왜 텍사스를 선택했을까? [1] 팀몬스터짐 2013.12.22 2740
430 [민기자칼럼]약물 스타과 명예의 전당의 논란 [1] 팀몬스터짐 2014.01.03 3027
429 [민기자칼럼]추신수 세금, 에이전트비 480억 원 넘어 팀몬스터짐 2013.12.23 3958
428 [민기자칼럼]윤석민, 도전이냐 실리냐의 갈림길 [3] 팀몬스터짐 2014.01.02 3123
427 [민기자칼럼]멀고도 험했던 추신수의 고행과 새 출발 [1] 팀몬스터짐 2013.12.28 2779
» [민기자 MLB컬럼]신임 감독, 재계약, 옵션 실행, 뜨거운 스토브리그 [1] 팀몬스터짐 2013.11.04 1864
425 [민기자 SL컬럼]'고진감래' 추신수 대박 예감 이유 [1] 팀몬스터짐 2013.11.13 2180
424 [민기자 SL리포트]추신수의 텍사스행 관건은 액수 차이 [4] 팀몬스터짐 2013.12.11 2148
423 [민기자 MLB리포트]탬퍼링에 강력하게 대처하는 MLB의 위상 [1] 팀몬스터짐 2013.12.18 2596
422 [민기자 WS컬럼]레스터, 우에하라, 빅 파피, 레드삭스 3승 [3] 팀몬스터짐 2013.11.01 1558
421 [민기자 WS컬럼]95년 만에 홈에서 우승 감격 레드삭스 [4] 팀몬스터짐 2013.11.01 1555
420 [민기자 SL리포트]2014 명예의 전당 노리는 매덕스와 글래빈 [1] 팀몬스터짐 2013.12.06 2312
419 [민기자의 SL컬럼]윤석민 6~7팀 관심, 2년+ 계약 추신 [1] 팀몬스터짐 2013.12.06 1738
418 [민기자 SL컬럼]점점 흥미로운 로빈슨 카노 서커스 [1] 팀몬스터짐 2013.12.06 2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