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는 2013시즌 MLB 사상 최초로 선발 투수 3명에게 연봉 2000만 달러 이상을 지불하는 팀이 됩니다. 기존의 클리프 리와 로이 할러데이, 그리고 최근 다년 계약을 맺은 콜 해멀스까지 가세해 3명이 내년에 모두 20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게 됩니다.
2010년 8월말을 기준으로 볼 때 MLB의 선수 평균 연봉이 310만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선발 투수의 평균 연봉은 49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2012시즌 선발 투수 최고 연봉자는 뉴욕 메츠의 요한 산타나로 2314만5011 달러이고 뉴욕 양키스의 CC 사바시아가 2300만 달러로 뒤를 잇습니다. 랭킹 10위인 보스턴의 조시 베켓이 1700만 달러입니다.

그렇다면 올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에 나올 수 있는 기아 타이거즈의 윤석민과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은 과연 어느 정도의 몸값과 포스팅 머니를 보장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작년에 조건이 맞았다면 해외 진출이 가능할 수도 있었던 윤석민은 타이거즈 구단이 내주겠다는 의도가 없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오퍼가 없었기 때문에 아예 가능성 타진조차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류현진은 올해 처음 구단 동의하에 해외 진출 자격이 생깁니다.


성적보다는 능력과 실력


한국을 대표하는 두 투수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놓고 올해는 비관론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류현진이 19경기 선발로 나서 5승6패 3.29에 그치고 윤석민 역시 투수 부문을 휩쓸었던 작년과는 달리 선발 17경기에서 6승5패 2.91의 성적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긴 세월에 거쳐 프로야구는 물론 WBC와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도 이미 실력을 입증한 두 투수에 대한 평가는 당장의 성적보다는 능력과 실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승패를 떠나 내용면에서는 두 투수가 여전히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일단 두 투수는 좀처럼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강점이 있습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23이닝을 던지면서 108개의 안타를 맞았습니다. 이닝 당 1개가 안되는 0.88개의 안타를 허용했습니다. 윤석민은 105이닝에서 83안타를 맞아 이닝당 피안타가 0.79개에 불과합니다. 윤석민의 피안타율은 2할1푼6리로 리그 최고이고 류현진은 2할3푼8리로 리그 5위, 국내 투수 중에는 2위입니다. 일반적으로 장타가 터지지 않으면 한 이닝에서 3개의 안타는 몰아쳐야 득점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윤석민과 류현진을 상대로 점수를 뽑기는 어렵습니다.
류현진은 삼진에서 윤석민은 제구력에서 각각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시즌 147개의 삼진으로 이 부문 1위인 류현진은 9이닝 당 10.76개의 삼진을 잡으며 '닥터 K'의 능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단순히 수치만 놓고 보면 MLB 3위에 달하는 기록입니다.
윤석민은 9이닝 당 삼진이 7.06개로 만만치 않은 탈삼진 능력도 있지만 9이닝 당 볼넷이 1.85개로 발군입니다. 류현진 역시 9이닝 당 볼넷이 2.40개로 대단히 안정적입니다. 삼진 대 볼넷의 비율을 보면 류현진이 4.3대1, 윤석민이 3.8대입니다. 각각 MLB 6위와 20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닝 당 출루 허용을 나타내는 WHIP도 윤석민이 0.99이고 류현진은 1.15입니다. MLB 통계로는 2위와 19위입니다.

MLB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그만큼 뛰어난 능력을 지닌 두 투수인 것은 분명합니다. MLB의 한 스카우트는 "두 투수의 능력은 이미 MLB 팀에서도 모두 알고 있다. 올해의 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스카우트는 선수가 가진 능력과 실력을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구단의 의사와 머니 게임


기아와 한화 구단이 팀의 핵심 투수를 내놓을 의사가 있느냐는 대단히 중요한 선결 조건입니다. 그러난 결국은 머니게임이 됩니다.
윤석민은 내년 시즌이 끝나면 FA가 됩니다. 류현진은 2년 후입니다. 그러나 두 선수의 해외 진출 의사는 확고합니다. 최악의 경우 구단은 아무런 보상 없이 FA가 돼는 두 선수를 해외로 내보내야 합니다. 그렇다면 만족할만한 액수의 포스팅 머니를 받는다는 조건이 선결되면 일단 두 선수를 내놓는 것도 구단 운영에 득이 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돌아올 경우 두 선수에 대한 우선권은 각 구단이 보유하게 됩니다.

올해의 성적이나 여러 가지 여건으로 볼 때 과연 제대로 된 포스팅 머니가 나올지 기자는 의구심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 스카우트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 비관적이지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앞에 언급했지만 결국은 실력과 능력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두 투수는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많은 MLB 구단이 내리고 있습니다.

객관적인 평가를 보면 현재의 류현진은 MLB의 3,4선발급 이상이고 윤석민도 충분히 4,5선발급이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류현진이 3선발급이라고 보면 대략적인 몸값이 나옵니다. 선발 투수의 평균 연봉이 490만 달러라는 통계가 나와 있는데 많은 팀은 4,5선발을 신인급으로 메우고 있습니다. 최저 연봉 수준인 50만 달러대를 받는 현재 키우는 단계의 선발 투수도 많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필리스처럼 3선발이 2000만 달러를 받는 팀도 있습니다. 양키스의 쿠로다는 1000만 달러를 받는데 3선발의 평균 연봉 수준입니다. 익명의 한 MLB 스카우트는 "류현진이 3선발급이라고 보면 연봉 1000만 달러 정도의 투자는 가능한 팀이 꽤 있다. 예를 들어 4년 계약을 하면 4000만 달러 정도를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 포스팅 머니로 2000만 달러 정도를 주고 나머지 2000만 달러로 4년 계약을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류현진의 평균 연봉은 500만 달러, 약 60억 원 정도가 책정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정도라면 구단도 선수도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액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230억 원의 포스팅 머니라면 절대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이 정도의 계약을 끌어낼 수 있는 에이전트의 능력이 필요하지만 기존에 언급되고 있는 에이전트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현장에서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8월말에 찾아올 최종 오디션



현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카고 커브스, 시애틀 매리너스, 보스턴 레드삭스, 워싱턴 내셔널스 등이 모두 두 투수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입니다. 그 외에도 적어도 MLB 절반 이상의 팀이 윤석민과 류현진 급의 투수라면 당연히 관심을 보입니다. 특히 WBC와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미 두 투수의 능력을 봤기 때문에 러브콜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두 투수가 확실한 오디션을 볼 기회가 곧 찾아옵니다.
오는 8월30일부터 제25회 세계청소년 야구대회가 서울에서 열립니다. 한국, 미국, 베네수엘라, 호주, 콜롬비아, 네덜란드가 A조에 속해있고 일본, 캐나다, 대만, 파나마, 체코, 이탈리아다 B조에 속해 각축을 벌이게 됩니다. MLB 30개 팀도 대부분 스카우트를 파견합니다.
그런데 많은 팀이 스카우트 부장과 국제스카우트 총 책임자를 파견한다는 소식입니다. 청소년 대회 유망주 들 외에도 그들이 보고 싶은 선수가 또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류현진과 윤석민임니다. 구단에서 수천만 달러의 투자를 결정하려면 책임자가 직접 선수를 보는 것이 MLB의 관례입니다. 이미 두 선수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팀이 스카우트를 파견했었지만 이번에는 결정권을 가진 책임자들이 직접 내한해 류현진과 윤석민을 현장에서 보고 최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8월만 9월초면 류현진과 윤석민이 등판하는 경기에 유독 많은 MLB 스카우트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투수의 미국 진출을 앞둔 최종 오디션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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