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새 구단주가 농구 스타 출신 매직 존슨의 그룹으로 결정된 가운데 2012시즌 NL 서부조의 판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이 지구처럼 혼전을 벌인 곳도 많지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소속 5팀 중에 4팀이 조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매년 예측을 불허하는 접전이 벌어진 곳이 NL 서부조입니다.
올해도 혼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래도 전년도 챔피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하 디백스)와 2010년 챔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좀 나은 전력이 아니냐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다저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도 만만치 않아 우승팀을 점치기는 쉽지 않습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당장은 떨어지지만 장래성은 꽤 높은 팀으로 꼽힙니다. (괄호 안은 작년 성적)

(저스틴 업턴은 올해도 디백스를 정상권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1. 애리조나 디백스 (94승68패 1위)
지난 시즌 애리조나의 돌풍을 기대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커크 깁슨을 비롯한 올스타급 코칭스태프가 더 눈에 들어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디백스는 전년도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자이언츠를 막판 완전히 따돌리고 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밀워키와의 디비전 시리즈 5차전 막판에 깁슨 감독이 강공을 시도하다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돌풍은 포스트 시즌까지 이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작년에 돌풍을 이끈 선수는 드디어 잠재력이 터진 24세 외야수 저스틴 업던이었습니다. 2할8푼9리에 31홈런, 88타점을 기록한 업턴은 MVP 투표에서 5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때 잠재력만 있고 터지지 않던 그였지만 디백스는 앞으로 더 성장이 기대되는 업턴을 중심으로 타선을 구성할 정도로 신뢰를 하고 있습니다.

타선에 업턴이 있었다면 마운드에는 이언 케네디가 있었습니다. 21승4패 평균자책점 2.88로 확실하게 중심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올겨울 타워스 단장은 오클랜드 에이스 트레버 케이힐을 영입했습니다. 2010년 오클랜드에서 18승에 2점대 ERA로 활약한 케이힐은 작년에 12승14패였지만 땅볼 투수라 더 기대가 큽니다. 떠날 줄 알았던 노장 조 손더스(12승13패 3.69)도 돌아왔고 다니엘 헛슨(16승12패 3.49)이 2선발, 조시 콜멘터(10승10패 3.38)가 5선발을 맡습니다. 5명이 모두 10승급에 20승을 노릴 투수가 두 명이나 됩니다. 트레버 바우어 등 마이너에 쟁쟁한 선발 유망주들을 생각하면 당분간 디백스의 선발진은, 변방이라 덜 알려졌을 뿐 리그 최고 수준입니다.
작년에도 나쁘지 않았던 불펜(3.71 ERA)은 케이힐과 함께 건너간 좌완 브레슬로와 믿음을 주는 노장 사이토의 영입으로 더욱 탄탄해진 느낌입니다. 45세이브의 풋츠와 23홀드의 데이빗 에르난데스 등이 건재합니다. 애리조나는 작년 NL에서 9회 리드를 단 한 번도 빼앗기지 않은 유일한 팀이었습니다.

타선 역시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큽니다. 노장 외야수 제이슨 쿠벨을 영입해 다재다능한 헤라도 파라가 4번 외야수로 밀릴 정도. 중견수 영, 우익수 업턴과 함께 외야 수비는 최강입니다. 시범 경기에서도 3홈런을 친 폴 골드슈미트(48경기 8홈런 28타점)는 올해 풀타임을 뛰며 중심 타자로 성장할 것입니다. 포수 몬테로(.282-18-86)와 수비를 기대했는데 공격까지 기여해준 3루수 라이언 로버츠(.249-19-65) 등도 기대가 됩니다. 헛스윙이 많지만 일방장타가 있는 크리스 영(20홈런)도 뒤를 받칩니다.
디백스의 약점이라면 테이블 세터진을 뽑을 수 있습니다. 발목 골절도 작년 시즌을 접은 스티븐 드루가 아직 회복 중인데 1번을 맡길 예정이지만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아니고, 작년 시즌 후반에 영입한 애런 힐도 전형적인 2번은 아닙니다.
그러나 공, 수, 주를 안정적으로 갖춘 디백스는 올해도 서부조 우승을 넘볼 강력한 후보입니다.

(자이언츠가 이 감격을 다시 누리려면 타선의 기대 이상 활약이 절실합니다.)

2,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86승76패 2위)
작년 5월말 포수 버스터 포지가 홈플레이 충돌로 시즌 아웃되면서 자이언츠의 희망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최강의 투수진에 바닥을 기는 타선이던 팀에서 주포마저 빠져버린 것이었습니다. 결국 NL 최저인 570득점에 그쳤고 버티고 버티던 투수진도 막판 힘이 떨어졌습니다. 중반에 영입한 카를로스 벨트란도 큰 힘이 되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포지는 건강하게 돌아왔습니다. 시범 경기에서 3할2푼4리에 홈런도 하나 쳤습니다. 벨트란을 다시 잡지는 못했지만 좌완 산체스를 캔자스시티로 보내고 외야의 멜키 카브레라를 보강했습니다. 불펜의 라몬 라미레스를 메츠에 내주고 중견수겸 1번 타자감인 앙헬 파간도 데려가 라인업의 스피드는 더 붙었습니다. 2년전 영웅이던 코디 로스를 비롯해 노장들을 대거 내보냈지만 그 외에 큰 영입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타선 보강은 도대체? 작년에 실망을 주었던 브랜던 벨트가 올해는 1루수로 제대로 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범 경기에서 벨트는 4할1푼7리에 3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3루수 산도발, 포지와 함께 타선을 이끌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자이언츠의 힘은 역시 마운드입니다.
린스컴-케인의 원,투 펀치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습니다. 둘 모두 20승을 기대케 하는 최고의 투수입니다. 범가너(13승13패)는 작년에 2년생 징크스를 떨고 나름 선전했고, 반전의 주인공이던 라이언 보글송(13승7패)이 DL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그리고 아, 배리 지토! 아직 2년 계약이 남은 지토(시범 경기 ERA 7.92)가 5선발을 맡아줘야 하는데 만약 4,5선발에서 구멍이 생긴다면 탄탄한 불펜에 부하가 걸릴 수도 있습니다. 브라이언 윌슨(36세이브)이 이끄는 불펜은 여전히 최강입니다. 서지오 로모(23홀드), 하비에르 로페스(20홀드), 제레미 아펠트(13홀드), 모타, 카시야 등이 주축인 불펜은 클레이 헨슬리가 가세했습니다.
마운드의 힘은 강하지만 약간 우려되는 점이 있고 타선 보강은 크게 되지 않아서 작년보다 오히려 강해질 디백스를 잡을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모이어는 만 49세에 재기해 로키스의 2선발이 됐습니다. 로키스 투수진의 현주소이기도 합니다.)

3. 콜로라도 로키스 (73승89패 4위)
지난 시즌 로키스는 엉망이었습니다. 조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간신히 조 꼴찌를 면했습니다. 마일 하이 시티 덴버에서 공격력이 문제가 됐던 적은 거의 없습니다.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문제는 투수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7월 시즌을 포기하고 우발도 히메네스를 트레이드하며 선발진 재건을 노리기까지 했습니다만 당장 효과는 시원치 않습니다.
올 시즌 로키스의 2선발은 우리 나이로 51세인 제이미 모이어입니다. 겨울에 트레이드로 볼티모어에서 영입한 제레미 거스리가 개막전 선발입니다. 히메네스 트레이드의 중심이던 드루 포머랜츠는 스프링에서 좋은 모습(2승 0.82)으로 선발 한 자리를 맡길 예정. 요울리스 차신(시범 1승1패 5.19), 후안 니카시오(시범 2승 3.08) 등이 선발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믿을만한 선발 호르헤 데 라 로사는 초여름에나 복귀할 수 있습니다. 안그래도 선발진이 강한 NL 서부조라 상대적으로 더욱 위축돼 보입니다. 마무리도 뒷문 단속 경험이 거의 없는 라파엘 베탄코트(작년 8세이브, 9년 통산 27세이브)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로키스 타선은 여전히 강합니다.
툴로위츠키(.302-30-105)와 카를로스 곤살레스(.295-26-92)의 최강의 중심 라인이 건재하고 우타자 마이클 커다이어의 영입은 타선에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포수도 35세 노장 라몬 에르난데스로 교체됐고, 2루수 역시 노장 마르코 스쿠타로가 맡습니다. 스쿠타로는 키스턴 콤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3루도 38세의 케이시 블레이크가 맡습니다.
올겨울 정신없는 트레이드와 계약과 방출을 한 로키스는 전체적으로 보면 대단히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선수층은 오히려 훨씬 노령화됐고 가장 중요한 투수진은 크게 강화되지 않았습니다. 디백스나 심지어 자이언츠를 따라잡기에도 힘겨워 보입니다.

(커셔가 이끄는 다저스 투수진은 경쟁력이 있지만 캠프가 이끄는 타선은 다소 미흡합니다.)

4. LA 다저스 (82승 79패 3위)
드디어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만으로도 다저스 팬에겐 희소식이 될 것입니다. 매직 존슨이라는 LA 지역 최고 스포츠 스타 출신이 구단주가 되면 작년에 기록한 최악의 관중 18% 감소는 반등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구단주가 바뀐다고 갑자기 팀 성적이 오를 수는 없습f니다. 만약 다저스가 몇 개월 전에 구단주가 교체됐다면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FA 시장에서 프린스 필더를 기어코 잡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미 다 지난 이야기, 필더는 디트로이트로 갔습니다. 지난겨울 다저스가 영입한 가장 유명한 타자는 2루수 마크 엘리스였습니다.
사이영상을 수상한 클레이턴 커셔(21승5패 2.28)와 MVP 2위인 맷 켐프(.324-39-126)가 버티지만 야구는 팀플레이입니다. 선발진은 건실한 구로다(13승16패 3.07)가 떠나고 애런 해랑(작년 샌디에이고에서 14승7패로 재기), 크리스 카푸아노(작년 메츠에서 11승12패) 등이 들어왔습니다. 테드 릴리(12승14패 3.97)와 채드 빌링슬리(11승11패 4.21)와 함께 로테이션을 구성합니다. 릴리는 DL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10승대 투수인 해랑과 카푸아노를 포기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마무리 브럭스턴이 몰락한 후 전격 마무리를 맡아 21세이브를 기록한 하비 게라에게 풀타임 마무리를 맡겨야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뚜껑을 열어봐야합니다. 전통적으로 투수진이 강하고 잘 키워내는 팀이 다저스지만, 그리고 야구가 지명도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리어, 맥도걸, 잰슨, 엘버트, 커피 등의 불펜은 딱 끌리지는 않습니다.
안드레 이디어와 제임스 로니 등 타선의 조연들도 조금 급이 떨어집니다. 후안 리베라가 가세했고 유격수 디 고든과 외야수 제리 샌즈 등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주역이 되긴 이릅니다.

다저스의 희망이라면 전반기에 어느 정도 상위권에서 버텨주고 새 구단주가 MLB의 인증을 받게 되면 여름에 대대적인 투자로 팀 전력을 보강하는 것입니다. 투타의 기둥이 확실하고 디백스나 자이언츠 등과의 격차가 엄청나게 크지는 않기 때문에 희망을 살려간다면 후반기에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5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71승91패 5위)
파드리스는 확실한 리빌딩을 시작했고 그 평가는 대단히 좋습니다.
작년에 간판타자 아드리안 곤살레스를 떠나보내고 올겨울엔 에이스 맷 레이토스와 최강 마무리 히스 벨이 떠났습니다. 레이토스를 신시내티로 보내고 1루수 욘더 알론수와 포수 야수마니 그란달을 받았는데 당장 주전급은 물론 오랜 기간 활약을 기대합니다. 그란달은 중심 타자인 포수 닉 헌들리가 있어 당분간은 자리가 없을지 모르지만 포지션 이동이나 혹은 또 트레이드 대상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샌디에이고로 건너간 에드윈 볼케스는 시범 경기 2승 무패 3.37로 활약하며 당장 개막전 선발로 낙점을 받았고, 마무리 휴스턴 스트릿과 중심 타선에 카를로스 퀜틴도 보강했습니다. (퀜틴은 개막전을 DL에서 맞을 듯.) 스트릿은 지난 5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1루 유망주 안소니 리조를 커브스에 내주고 강력한 불펜 투수 앤드루 캐쉬너도 보강했습니다.

작년에 데려간 카메론 메이빈이 빅리그 중견수로 성장한 것도 희소식이고 헤수스 구스만은 작년 깜짝 활약으로 알론소와 1루 경쟁을 벌이며 선수층을 두텁게 하고 있습니다. 올란도 헛슨-제이슨 바틀렛의 키스턴 콤비로 탄탄하고 노장 마크 콧세이는 외야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미래는 밝을지 모르지만 당장 서부조에서 힘겨루기를 하기에는 우선 선발진에서 많이 밀립니다. 더스틴 모슬리(20경기 3승10패 3.30), 팀 스토퍼(9승12패 3.73), 클레이턴 리차드(18경기 5승9패 3.88), 그리고 작년에 선발과 구원을 오간 코리 룹키(46경기 6승10패 3.29) 등으로 로테이션을 꾸려갑니다. 어차피 서부조는 마운드의 싸움으로 치열하게 진행되겠지만 그나마 자이언츠나 디백스에는 밀리고, 타선은 디백스, 로키스에도 밀립니다. 영건들이 성장하는 1,2년 후에는 경쟁력이 훨씬 강해지겠지만 올해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하위권 팀으로 선전하는 정도가 될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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