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을 앞두고 MLB는 어느 해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습니다.
각 팀 간의 전력 차가 그 어느 해보다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많았고, 특히 '투수의 시즌'으로 불렸던 2010년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팀 간 격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였습니다.
'투고 타저' 현상은 예상보다 더욱 심화됐습니다. 2010시즌 AL의 평균타율은 2할6푼, NL이 2할5푼5리로 MLB 전체 타율은 2할5푼7리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AL의 타율은 2할5푼4리, NL은 2할5푼1리로 총 2할5푼3리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더욱 떨어졌습니다.
반면 투수 평균자책점(ERA)는 작년에 AL이 4.14, NL이 4.02로 평균 4.07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AL이 3.89, NL이 3.81로 평균 3.8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기당 8.36득점은 1992년 이후 최저로 거의 20년 만에 가장 두드러지게 투고 타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득점이 줄어들다보니 접전이 훨씬 많아 나옵니다. 각 조별로 약팀과 강팀의 격차가 작아지면서 훨씬 치열한 페넌트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페넌트 레이스 전망과 함께 MLB 후반기에 눈여겨 볼 몇 가지 이슈를 뽑아봅니다.

(올해는 어떤 팀이 이런 짜릿함을 맛보게 될까요? 후반기 페넌트 레이스를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후반기 페넌트 레이스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6개조에서 독주하는 팀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1,2위의 게임차가 가장 큰 조가 3.5경기였고, 4개조는 1경기 이하의 차이로 자고 일어나면 조 선두가 바뀔 지경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두와 8경기 차 이내에 들어있는 팀이 무려 20팀이 넘었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현상은 작년에 90패 이상을 당하며 만년 최하위권이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애틀 매리너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이 모두 페넌트 레이스에 뛰어들었다는 점입니다.

AL 동부조는역시 레드삭스와 양키스의 치열한 대결 구도에 탬파베이 레이스가 다크호스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형국입니다.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치열한 혼전이 예상됩니다.
특히 양키스와 레드삭스는 9월에만 9번 정면 대결을 펼칩니다. 그리고 레이스는 두 팀과 각각 13번씩 후반기에 만납니다. 정면 대결의 결과에 따라 의외로 밀려나는 팀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레드삭스와 양키스 중에 조 우승 팀과 와일드카드 팀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18일 현재 각 팀의 득실차를 보면 양키스가 +114, 레드삭스가 +112로 압도적입니다. 30개 팀 중에 유일하게 +100을 넘긴 두 팀이 포스트 시즌에 가장 가깝습니다.

AL 중부조는인디언스의 초반 기세가 꺾이면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접전이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충분히 근접한 4경기차, 미네소타 트윈스도 어느새 5경기차로 좁혔습니다. 후반기 첫 주말이 지나면서 더욱 치열해진 양상입니다.
인디언스가 과연 후반기에도 버틸 수 있을지도 궁금하지만 매년 후반기에는 힘이 떨어지는 타이거스도 쉬워보이진 않습니다. 현재 득실차 -18을 기록하면서도 기적적으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물론 AL 중부조이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타이거스는 지난 3년간 후반기 성적이 96승112패로 저조했습니다. 트윈스와 화이트삭스가 5할도 안 되는 성적으로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추신수가 건강한 모습으로 빨리 복귀한다면 인디언스가 뒷심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AL 서부조는마침내 전년도 AL 챔피언 텍사스 레인저스가 치고 나가는 양상인데 LA 에인절스가 끈질기게 버팁니다.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두 팀의 격차는 단 한 경기였지만 레인저스가 11연승 가도를 달리면서 현재는 4게임차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이제 시작입니다. 양 팀은 후반기 13번이나 정면 대결을 펼치고, 마지막 승부는 정규 시즌 최종 3연전인 애너하임에서의 격돌로 결판날 가능성이 보입니다.
변수는 동부조 강팀과의 대결. 레인저스는 레드삭스와 7경기, 레이스와 7경기 등을 남긴 반면 에인절스는 이제 양키스와 6경기만 남았습니다.

와일드 카드 레이스를 점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지만 18일 현재 순위로만 보면 양키스가 1위이고 레이스가 5게임차 2위, 에인절스가 6게임차 3위입니다. 결국은 AL 동부조 2위 팀이 와일드 카드로 가을 잔치에 나갈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NL도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전반기 성적이 중요하지만 사실 후반기가 진짜입니다. 작년 월드시리즈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전반기에 47승41패로 NL 서부조에서 근근이 버티다가 후반기 치고 나가며 결국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페넌트 레이스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NL 동부조는필라델피아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그리고 실제로 빅리그 최고 성적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끈질기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필리스는 전반기 빅리그에서 가장 적은 295점을 내주는 막강 투수진을 자랑하는데 브레이브스도 312실점으로 크게 뒤지지 않는 투수진을 뽐냅니다. 양 팀은 전반기에 12번 만나 6승6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는데 후반기에도 6번 더 만나고 시즌 마지막 3연전을 애틀랜타 터너필드에서 벌이게 됩니다.

NL 중부조는AL 중부조 만큼이나 일대 혼전입니다.
대체적으로 전력이 하향 평준화된 가운데 AL에서 인디언스가 돌풍이라면 NL에서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놀라울 뿐입니다.
18년 연속 승률 5할 실패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해적단은 전반기를 47승43패로 마쳤습니다. 1992년 이후 전반기에 5할을 넘긴 것은 처음입니다. 과연 후반기에도 그 기세를 이어갈지 궁금할 뿐입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선두를 주고받던 밀워키 브루어스는 뉴욕 메츠에서 마무리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를 영입하면 가장 먼저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투타 균형 면에서 볼 때 득실차 -12가 마음에 걸립니다. 특히 원정에서 전반기 16승29패의 성적을 개선하지 못하면 쉽지 않습니다. 후반기 원정은 2승2패로 시작했습니다.
푸홀스가 돌아온 카디널스는 전통과 관록으로 여전히 우승을 넘보는 강호지만 9월 일정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신시내티, 밀워키, 애틀랜타,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뉴욕 메츠 등과 9월에 연이어 만나는 대단히 힘겨운 대진입니다.
이 와중에 전년도 중부조 챔피언인 신시내티 레즈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447득점으로 여전히 NL 최고의 타력을 자랑하는 레즈는 득실차도 +29로 NL 중부조에서는 가장 좋습니다. 16개 팀 중에 14위로 평균자책점이 떨어진 투수진이 조금 살아나 준다면 충분히 페넌트 레이스에 뛰어들 저력이 있습니다.

NL 서부조는이제 두 팀 레이스로 가는 분위기입니다.
자이언츠는 막강한 선발진과 철벽 불펜을 앞세워 허약한 타선에도 불구하고 전반기를 조 1위로 마쳤습니다. 그런데 18일 현재 놀랍게도 애리조나 디백스가 3게임차의 추격전을 벌입니다. 버스터 포지, 프레디 산체스, 마크 데로사 등의 부상에 허덕이는 자이언츠가 후반기에도 정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도 듭니다. 그러나 불펜이 허약한 애리조나도 치고 올라갈 힘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후반기 매직'에 능숙한 콜로라도 로키스도 아직 포기는 일러 보이는데 시즌을 포기하는지 우발도 히메네스를 시장에 내 놓는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결국은 치고 나가기보다는 버티기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데 자이언츠와 디백스는 8, 9월에 9번의 대결이 기다립니다. 지금까지 시즌 성적은 자이언츠가 7승2패로 압도했습니다.

와일드카드는 브레이브스가 훌쩍 앞서가고 애리조나가 5경기, 피츠버그와 세인트루이스가 6경기 차로 뒤져있습니다. 전력이나 기세로 볼 때 이 격차는 오히려 갈수록 벌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야구란 섣부른 예측을 늘 거부하지만 동부조에서 두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큽니다.

◆변수는 트레이드
지난 2년 연속 여름 시장을 달궜던 선수는 클리프 리였습니다. 2009년에는 필리스로 이적해 가을 잔치에 나갔고, 작년에는 레인저스로 이적해 월드시리즈까지 갔습니다. 그러나 올 여름 리의 이적 가능성은 0%입니다.
우발도 히메네스가 리 정도의 임팩트를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시장에 나온다면 선두권 팀, 특히 양키스가 큰 관심을 보일 것입니다. 그 외에도 뉴욕 메츠의 유격수 호세 레이에스와 중견수 카를로스 벨트란이 매물로 나온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애스트로스의 헌터 펜스, 말린스의 아니발 산체스와 핸리 라미레스, 커브스의 아라미스 라미레스 등도 충분히 눈길을 끌만한 선수들입니다.
파드리스 마무리 히스 벨에 눈독을 들이는 팀도 많고 시애틀의 데이빗 폴리, 오리올스의 우에하라 코지, 워싱턴의 타일러 클리파드 등 중저가의 효율적인 투수들에게도 눈길이 쏠립니다.

만약 작년 여름 레인저스가 클리프 리를 못 잡았다면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을까요? 트레이드 시장의 움직임이 후반기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은 기정사실입니다. 과연 어떤 트레이드가 이루어질지가 관건입니다.

◆20승 투수의 약진
20년 만에 마운드가 방망이를 가장 압도하는 시즌인 2011년, 그 여파로 20승 투수가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9시즌만 해도 CC 사바시아와 펠릭스 에르난데스, 애덤 웨인라이트, 저스틴 벌랜더가 공동 다승왕이었는데 19승에 멈췄습니다. 작년에는 사바시아와 로이 할러데이가 각각 21승, 웨인라이트가 20승으로 3명의 20승 투수가 탄생했습니다.
지난 1974시즌 무려 9명의 20승 투수가 탄생한 이후 20승 투수는 갈수록 희귀해졌습니다. 2009년 0명, 2008년에 4명, 2007년에는 1명, 2006년에는 0, 2005년에 4명, 2004년에 3명으로 늘 0~4명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전반기에 무려 13명의 투수가 10승을 넘겼고, 18일 현재 17명이 10승고지에 도달하며 20승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사바시아가 14승으로 2년 연속 20승 고지가 보이고, 제어 저젠스(애틀랜타), 밸런더, 제레드 위버(에인절스)가 12승으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1990년 오클랜드의 봅 웰치 이후 25승 투수가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입니다.

또한 지난 2000년 외계인 페드로와 2005년 로저 클레멘스 이후 규정 이닝을 채우고 평균자책점 1점대 투수가 나올지도 관심이 쏠립니다. 전반기를 마친 현재 위버가 1.86 ERA, 저젠스가 1.87 ERA로 역투했습니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부진했던 저젠스의 ERA가 2.23이 됐지만 위버는 여전히 1.9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페드로는 1.74, 클레멘스는 1.87의 ERA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다만 클레멘스의 기록에는 *표 즉, 약물 복용 마크가 붙을 수도 있습니다.

◆외로운 슬러거 바티스타
투수와 마운드가 압도하는 리그에서 외롭게 투쟁을 벌이는 '방망이쟁이'가 있으니 바로 토론토 블루베이스의 호세 바티스타입니다.
바티스타는 약물 시대 이전에는 전설의 기록이던 '한 시즌 60홈런'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프로리그가 처음 생긴 1871년부터 1998년까지 60홈런 고지를 밟은 타자는 베이스 루스와 로저 메리스 등 딱 두 명뿐이었습니다.
그러나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배리 본즈 등이 도합 6번이나 60홈런 고지를 넘었고 심지어는 70홈런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역사의 오명으로 남을 약물 시대가 종결되면서 홈런은 다시 격감합니다.
2001년 본즈의 73홈런을 끝으로 더 이상 70홈런, 아니 60홈런 시즌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37개와 39개로 리그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10시즌 혜성처럼 나타난 바티스타가 54개의 홈런을 치며 괴물로 올라섰습니다. 2위와의 차이가 무려 15개.
바티스타의 기세는 올해도 수그러들 줄 모릅니다. 전반기 31 홈런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현재 추세로 그대로 간다면 55홈런이 나온다는 계산이니 60홈런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몰아치기에 능한 바티스타가 뜨거운 후반기를 보낸다면 1961년 로저 매리스 이후 처음으로 진정한 60홈런 타자가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일기와 함께 MLB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 어떤 시즌보다 치열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후반기 레이스가 기대됩니다.

이 기사는 WSJ와 ESPN.com, MLB.com, baseballreference.com 등의 자료와 통계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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