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최지만(사진 좌)과 투수 김선기(우)는 시애틀의 유망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가운데는 이들을 친형처럼 돌봐주는 통역 케니 윤.
<사진=장석천 기자> ⓒ민기자닷컴


미국 프로야구의 마이너리그 캠프는 다음 주에 시작합니다.
그런데 지난 2월 7일부터 애리조나 주 피오리아에 있는 매리너스 캠프에서는 매일 입에서 단내 나는 맹훈련을 하는 32명의 마이너리그 선수가 있습니다. '미니 캠프'에 소집된 이들 32명은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레벨에 상관없이 매리너스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입니다.

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피오리아의 미니 캠프에서는 청백전이 열렸습니다.
청백전에 훈련하는 곳을 찾으니 최지만과 김선기 등 스무 살 동갑내기 한국 선수들도 훈련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들도 당당히 매리너스가 엄선한 유망주 32인에 포함됐습니다.
최지만은 경기에 앞서 이날 등판할 투수의 공을 받았습니다. 다음날 등판 예정인 김선기는 투수 조에서 수비 훈련을 받았습니다. 동료들과 장난스럽게 어울리며 즐겁게 운동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날 청백전에서 최지만은 지명 타자로 나서 3타수 1안타를 때렸습니다. 첫 번째 잘 맞은 타구는 중견수 정면으로 잡혔고, 두 번째는 삼진,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는 중앙 페스 상단을 맞추는 2루타를 때렸습니다.
이날 등판하지 않은 김선기는 일찍 들어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고, 최지만은 경기가 끝나고 곧바로 웨이트 트레이닝실로 갔습니다.

작년보다 체격이나 힘이 훨씬 좋아진 김선기는 평균 구속을 150km 가까이 끌어 올리며 갈수록 기대을 모읍니다. ⓒ민기자닷컴

훈련을 모두 마친 후 마주한 김선기는 작년에 비해 훨씬 당당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작년에 캠프에 왔을 때는 187cm에 83kg로 겉보기에 외소해보였는데 이번 캠프 입소 때 93kg까지 몸을 불렸다가 현재는 90kg입니다. 김선기는 "열심히 먹고 운동을 많이 했다. 겨울 내내 아버지와 수영을 다니고 구단에서 만들어준 프로그램과 보강 프로그램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계속 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에 체인지업을 완성했고 커브 제구력을 가다듬은 김선기는 145km 정도이던 속구의 평균 구속을 시즌 막판에 150km 가까이 끌어 올렸습니다. 작년 최고 구속은 151km. "경기를 꾸준히 자주 나가다보니 구속이 올랐다. 조금 더 올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김선기의 올 목표는 건강과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평균자책점을 3점대로 낮추는 것. 지난 시즌 성적은 6승2패에 ERA 4.90이었습니다.
그는 "작년 전반기에는 장기인 슬라이더를 못 던지게 하고 처음 배운 체인지업을 익히느라고 참 많이 맞았다. 후반기엔 훨씬 좋았다. 그래서 올해는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작년 전반기엔 속구의 제구가 흔들리거나 체인지업과 커브가 말을 안 듣는 날은 난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체인지업이 좋아지면서 후반기에 안정된 모습으로 보였고 미니 캠프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김선기는 "교육 리그에서 함께 뛴 선수 중에 40인 로스터에 들어간 선배도 있는데 나도 충분히 잘 할 자신이 있다. 작년에 정말 많이 배웠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최지만은 작년 루키 리그에서 타격왕에 오르는 활약을 펼쳤고 수비력 보강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민기자닷컴

최지만은 작년에 루키 리그 타격왕에 올랐을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50경기에서 타율이 3할6푼이었습니다. 다음 주에 타격왕 상을 받습니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 상위 싱글A로 승격되면서 무리한 것이 화근이 돼 허리 통증으로 한 동안 고생했습니다. 최지만은 "한국에 가서도 계속 허리 통증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다. 아침부터 병원에 가서 물리 치료 받고 침 맞고 교정 받고 그랬다. 그러면서 매일 꾸준히 운동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캠프에 와서는 치료 없이 운동에 전념하다 보니 다시 조금 통증이 왔지만 최근에 몸이 거의 완전해 졌다는 최지만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처음 캠프에 와서 페이스를 빨리 끌어 올리려고 했더니 허리가 다시 조금 아팠다. 그러나 검사를 하니 이상이 없고 꾸준히 운동하면 괜찮아 진다고 했다. 아이싱과 함께 계속 운동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진짜 좋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의 목표는 안 아프고 시즌을 다 소화하는 것. "우선은 안 아파야 한다. 아프면 실력이 있어도 발휘하지 못하니까. 아프지 않도록 계속 철저히 관리하면서 풀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성적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작년보다 더 즐겁게 하고 싶다. 작년에도 즐겁게 하려고 했지만 생각대로 안 됐는데 케니 형(통역)과 코치님들, 선기, 그리고 추신수 선배 등이 도와주셔서 그래도 좋은 성적이 나왔다."라고 말했습니다.
작년에 에이전트와의 문제로 장비도 제대로 없을 때 추신수가 방망이 등을 지원해 줘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작년부터 친형처럼 이들을 곁에서 돕고 있는 케니 윤씨는 "지만이와 선기에 대한 구단의 평가는 아주 좋다. 지만이는 작년에 워낙 잘해서 타격은 인정을 받았고 그래서 수비 연습에 더 집중하고 있다. 선기는 힘이 붙고 몸도 좋아져서 공의 위력이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둘 모두 갈수록 팀에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풀 시즌 루키리그나 싱글A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큽니다. 갈 길은 멉니다. 그러나 이제 2년차, 자신감이 훌쩍 붙은 김선기와 최지만은 어느새 매리너스의 눈여겨볼 유망주로 쑥쑥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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