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가 추신수를 잡기 위해서는 계속 패해야 한다?'

MLB도 KBO와 마찬가지로 시즌 막판 페넌트 레이스가 치열합니다. 한국시간 8일 현재 NL 동부조와 서부조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LA 다저스가 이변이 없는 한 조 우승이 유력합니다만 중부조에서는 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 신시내티의 3팀이 2경기 안에서 혼전입니다. 그리고 와일드카드는 중부조 2,3위가 앞서가지만 워싱턴과 애리조나가 7.5경기와 8.5경기차로 뒤져 마지막 희망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NL은 어느 정도 정리가 일찍 되는 분위기이기는 합니다.
반면 AL에서는 보스턴과 디트로이트가 동, 중부조에서 탬파베이(-7.5)와 클리블랜드(-5.5)에 앞서가고 서부조는 오클랜드와 텍사스의 1.5게임차 접전입니다. 현재 와일드카드는 텍사스와 탬파베이가 1,2위인데, 클리블랜드, 볼티모어, 뉴욕 양키스, 캔자스시티 등 4팀이 3.5게임차에서 혼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위권 싸움만큼이나 묘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하위권입니다.

내년 시즌 재건을 노리는 뉴욕 메츠는 올겨울 FA 시장에서 어느 정도 힘을 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외야수 보강이 절실해 추신수에 관심이 많고 자코비 엘스베리나 헌터 펜스 등도 레이더망에 올려놓고 저울질을 한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그러나 재건을 노리는 이 팀이 여름 들어 마쓰자카 다이스께와 애런 해랑을 선발로 영입하면서 비웃음을 사고 있습니다. 마쓰자카는 지난 2009년 이후 3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에 평균자책점이 가장 나쁜 투수로 메츠과 계약 후 3경기에서 3패에 ERA가 10.95였습니다. 9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모처럼 5⅔이닝 1실점 호투했지만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해랑은 시애틀에서 8월에 9.12의 ERA를 기록 후 방출되자 메츠가 계약했지만 아직은 빅리그 마운드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재건을 노리는 팀이 퇴물급의 선발을 영입하다니.

그렇지만 마쓰자카의 연패는 오히려 메츠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있으니 바로 MLB의 규정 때문입니다.
마쓰자카를 영입했을 당시 메츠는 전체에서 21위, 그러니까 최하위 휴스턴부터 따지면 승률이 밑에서부터 딱 10위였습니다. 그러나 그 후 메츠는 부진을 이어가면서 9일 현재 64승77패로 하위권에서 8위입니다.
도대체 밑에서부터 랭킹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규정상 대단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즉 FA를 영입할 때 보상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매년 드래프트는 그 전해의 성적의 역순으로 기회가 주어집니다. 즉 휴스턴이 30위가 확정적이니 내년 드래프트 1위 선택권을 가져가게 됩니다. 21위로 시즌을 끝내면 메츠는 드래프트 10번 권리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거물 FA를 영입할 때 보상으로 1라운드 드래프트 권리를 FA 선수의 전 소속 팀에 제공해야 하는 제도가 있는데, 현 규정 상 상위 10위까지는 드래프트 보상에서 면제됩니다.
이 제도의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단적인 예가 바로 작년의 메츠입니다. 당시도 외야수가 필요했던 메츠는 FA 마이클 본의 영입을 신중하게 검토했고 본 역시 뉴욕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판에 메츠가 발을 빼면서 본은 클리블랜드로 갔습니다. 본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메츠가 밑에서 11번째, 즉 전체 성적 20위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었습니다. 거액을 투자해 본을 영입하면서 11번째 드래프트 권리까지 포기하기에는 플러스, 마이너스를 따지면 손실이 더욱 크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순위가 20위권 근처에 모여 있는 팀들은 어떻게든 랭킹을 떨어뜨리려는 신경전을 은근히 펼치게 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부당 거래를 조장하고 있는 규정이라는 비난까지 나오는 이유입니다.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외야수가 절실히 필요한 팀은 메츠를 비롯해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양키스 역시 손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9일 현재 거꾸로 랭킹을 보면 샌프란시스코가 7위, 메츠가 8위, 매리너스가 10위, 필리스가 11위입니다. 추신수가 펄펄 나는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쓰는 콜로라도 로키스가 12위입니다.

공교롭게도 FA 시장의 외야수 영입에 뛰어들 후보로 꼽히는 팀들이 하위 10위권 근처에 촘촘히 모여 있는 양상입니다. 특히 이들 외에 9위인 샌디에이고까지 포함해서 6개 팀은 불과 3경기차 안에 모두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하루 지나면 하위권 랭킹은 바뀝니다. 대략 75승 부근에서 하위 10위권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니까 74승을 하는 것과 76승을 하는 것은 FA 시장에서 대단히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어차피 하위권이고 포스트 시즌은 진즉에 멀어진 마당에 굳이 승수에 연연할 이유가 없습니다. 2,3승 더 거둔다고 팬들의 지지가 더욱 탄탄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다 보니 추신수 등 좋은 FA 외야수를 영입하면서 메츠는 더 많이 패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MLB 사무국은 앞으로 이 조항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손을 볼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올겨울 FA 시장을 애기하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 로빈슨 카노, 추신수, 엘스베리, 맷 가르자, 카를로스 벨트란, 브라이언 매캔 등입니다. 다른 오프 시즌에 비해 투수가 많지 않고 거물도 비교적 적은 편이어서 오히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는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신시내티는 아무래도 작은 규모의 시장을 보유한 팀이라 거액 투자는 쉽지 않습니다. 뉴욕이나 필라델피아, 혹은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도 추신수 영입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이었다면 다저스도 눈독을 들였겠지만 현재 다저스 외야는 포화 상태입니다.
그러나 FA에 관련된 어떤 주제에서도, 심지어 규정의 불합리를 논하는 과정에서도 추신수의 이름은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그리고 메츠가 하위 10위권으로 시즌을 마친다면 추신수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어쩌면 내년에는 미국의 2대 도시 뉴욕과 로스 엔젤레스에서 추신수와 류현진이 활약을 펼칠지도 모를 일입니다.


* 이 기사는 ESPN 데이빗 쇼웬필드의 블로그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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