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UFN 52'에서 강경호(27·팀매드)와 접전을 치른 끝에 패했던 일본의 강자 타나카 미치노리(24·일본)의 약물복용이 적발됐다.

UFC 측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실시한 검사에서 타나카가 슈도에페드린과 에페드린 양성반응을 보였다. 두 약물은 경기력 향상과는 관련이 없지만 흥분효과가 있고 각성작용을 하는 만큼 금지 약물로 지정돼있다. 이에 UFC는 타나카에게 9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벌금은 부과되지 않았다.

눈길이 쏠리는 점은 타나카가 받을 보너스가 강경호에게 돌아갔다는 점이다. UFC는 보너스에 선정됐더라도 약물검사를 통과해야만 금액을 지급하며,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의 경우 한 명이 약물검사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전액을 상대에게 몰아준다. 강경호로서는 뜻하지 않게 두 개의 보너스를 획득한 셈이다.

강경호는 "사실 3주 전에 (추)성훈 형과 식사를 하다가 들었다. 타나카의 약물복용으로 일본에선 난리가 났다고 하더라. 처음엔 UFC에서 아무 말이 없어 조금 이상했지만 보너스 지급이 늦어지기에 그것 때문에 그렇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경기 후 1개월 이내 지급되지만 2개월이 다 되도록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최근 은행에서 입금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경호가 받은 보너스 총액은 10만 달러(약 1억 1천 백만원)다.

농담이 현실이 됐다. 강경호는 경기 이후 양성훈 감독에게 "타나카 체력이 너무 좋네요. 약물 걸려서 보너스가 저에게 넘어오는 것 아닐까요"라며 농담 삼아 웃으며 말한 바 있다. 안토니오 실바의 약물 양성반응으로 보너스가 상대인 마크 헌트에게 넘어간 상황이 떠오른 것이다.

타나카가 금지약물을 복용했지만 강경호로선 나쁠 게 없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했고, 보너스를 받은 것만 해도 기쁜데 두 개의 보너스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챙겼기 때문이다. "만약 판정이 비기거나 진 것으로 나왔다면 상대의 보너스까지 받더라도 억울한 마음이 있었을 텐데 이긴 만큼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타나카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듣고 경기 전 섭취했던 것을 하나하나 알아갔더니 봄과 가을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복용한 약초 성분에 에페드린 성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판매가 금지돼있지만 일본에서는 시판되는 감기약이나 한약에 사용된다"며 "프로로서 섭취하는 물질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지식이 없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주위 분들에게 피해를 입혀 미안하고, 이번 일을 교훈삼아 프로의식을 높여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내년 입대가 예정된 강경호는 가능한 한 경기를 치르고 입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내년부터 출국 제한이 있기에 장담할 수 없지만 더 뛰고 싶은 마음에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 1월 말 출전했으면 좋겠고 가능하다면 한국대회까지 바라보고 있다. 안 되면 바로 입대할 것이다"고 밝혔다. 강경호는 현역 입대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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