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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넘버링 대회의 메인이벤트는 거의 타이틀매치로 치러진다. 대회장 전체가 암전이 되고 도전자와 챔피언의 이름이 이어서 호명되고 그 날 가장 뜨거운 환호성이 옥타곤을 향한다.

지난 주말 벌어진 ‘UFC 178‘도 마찬가지였다. 에디 알바레즈, 도널드 세로니, 캣 진가노, 코너 맥그리거, 더스틴 포이리에 등 쟁쟁한 파이터들이 출격한 이 이벤트의 마지막은 플라이급 타이틀전 ’드미트리우스 존슨 vs. 크리스 카리아소‘로 채워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주목도는 언더카드 마지막 경기로 열린 도미닉 크루즈의 3년만의 복귀전보다 낮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UFC 178‘은 존슨의 대회라기 보다는 크루즈의 대회로 기억될 공산이 크다.

이번에도 존슨은 100%

이번 대결에서 존슨이 보여준 모습은 모두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첫 라운드 초반부터 한 수 위의 스피드와 파워로 그는 스탠딩과 그라운드를 넘나들며 상대 크리아소를 압도해 나갔다.

만약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2라운드가 필요 없었을 정도로 1라운드 마지막에는 파괴력있는 펀치가 카리아소에게 적중하기도 했다. 2라운드 들어 카리아소가 약간 힘을 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결과는 2라운드 2분29초 존슨의 기무라 서브미션 승. 영상을 보면 기무라 이전에 시도된 암바에 카리아소가 이미 전의를 상실한 장면이 보인다. 이번에도 ‘마이티 마우스’(존슨의 닉네님)의 경기력은 기대했던 대로였다.

오르지 않는 흥행성

존슨에게 이번 대회는 챔피언에 오른 뒤로 두 번째 PPV이벤트였다.

그는 지난 6월 ‘UFC 174’ 알리 바가우티노프 전을 통해 처음으로 넘버링 메인에서 방어전을 가졌다. 그동안 그는 주로 ‘UFC on FOX’ 대회를 통해 타이틀전을 치러왔다. 그래서 ‘UFC 174’는 플라이급이 PPV이벤트로 치러질만한 흥행성이 있는가 하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던 대회였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UFC 174‘는 기대와는 달리 저조한 PPV 판매량을 기록했다. 대체로 메인이벤트가 주목을 끌 경우 나머지 카드의 중량감이 약간 떨어지더라도 안정적 PPV 판매량을 거두는 경우가 많은데 존슨과 바가우티노프의 대결은 그런 효과를 기대하기 무리인 대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UFC는 당초 존슨과 카리아소의 대결을 ’UFC 177’(T.J 딜라쇼 vs. 조 소토‘) 코메인이벤트로 배치했다. 가장 가벼운 두 체급 타이틀전을 연이어 배치해 흥행을 노린 것이다.

존 존스 부상으로 다시 메인에 배치, 하지만...

하지만 ’UFC 178‘ 원래 메인이벤트 주인공 중 하나였던 존 존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존슨은 다시 한 번 넘버링 이벤트 마지막 경기 주인공이 되었다. 대체 경기를 찾던 UFC는 플라이급 타이틀전으로 존스와 코미어를 대체하는 결정을 내렸다.

존슨 입장에서는 자신의 흥행력을 증명할 기회를 한번 더 얻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흥행성적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존슨으로서는 이번에도 한결같은 경기력으로 5차 방어에 성공했지만 ’흥행‘ 이라는 과제는 아직 풀지 못했다.

최경량급의 숙명?

챔피언의 경기력 문제도 아니고 도전자들이 태업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존슨이 포인트 위주의 경기운영을 하는 선수도 아니다. 결국 문제는 팬들의 주목을 끌만한 거리를 아직 플라이급이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선 ’플라이급‘이 다른 체급에 비해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점이 많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비슷한 시기 출범한 여성밴텀급이 남자들과 다른 특징을 가진’여성들의 MMA’라는 점을 어필하며 계속 관심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과 달리 플라이급은 아직 그런 체급만의 특징이 자리 잡지 못했다.

팬들이 플라이급에서 기대할 만한 빠른 현란한 스텝과 빠른 펀치 스피드는 이미 밴텀급이나 페더급 경기를 통해 채우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상대적으로 선수층도 두텁지 않아 라이벌구도가 형성되기 힘들다는 것도 한 원이이다.

또 존슨이 너무 강력한 챔피언이라는 점도 들 수 있다. 밴텀급에서도 충분히 통하는 스피드와 파워를 갖췄던 그는 플라이급이 신설되자 물 만난 고기처럼 체급을 지배하고 있다. ‘어차피 존슨이 이길 것’이라는 생각이 퍼지면서 자연히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론다 로우지도 도전자와 접전도 허락하지 않는 강력한 챔피언이지만 여성밴텀급의 흥행은 플라이급보다 나은데 이것은 ‘여성’이라는 특징과 로우지 자체의 특출난 상품성때문이 아닐까 한다.)

존슨의 포스가 더해가고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저조한 플라이급의 흥행력은 계속될 공산이 크다. 플라이급 다음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던 밴텀급이 딜라쇼-크루즈-바라오 3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다시 팬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 참고가 될 것이다.

경기력 +@가 필요해

지금 챔피언 존슨을 비롯한 플라이급 파이터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기력 이외의 어떤 것이다. 타이틀전이지만 다른 상위랭커들의 대결보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무리 신설체급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자존심 상하는 일일 것이다.

MMA의 특성 상 팬들의 관심을 모으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지금 UFC 플라이급에는 경기력과 함께 자신들의 대결을 어필할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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