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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시아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인천아시안게임이 개막했지만 격투 팬들은 9월 20일, 오늘을 더 기다렸을 것이다.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 UFC 이벤트가 열린 것. 요즘은 매주 볼 수 있을 정도로 UFC 대회가 흔해졌지만 이번의 경우 국내 팬들이 많은 관심을 나타낼 만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이날 대회가 인상적이었던 점은 국내 팬들이 응원하는 모든 선수들이 승리했다는 점이다. 과거 K-1과 프라이드에서의 활약으로 인기가 많은 마크 헌트는 로이 넬슨에게 KO승을 거뒀고, 추성훈은 2년 7개월 만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부진에서 탈출했다.

또 2012년 비슷한 시기에 UFC에 진출한 강경호와 임현규는 처음으로 동반 승리했다. 두 선수는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지금까지 함께 출전해왔지만 결과는 항상 엇갈렸다. 일본 현지에서 두 선수가 함께 웃으며 승리를 즐기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 헌트, '맷집왕' 넬슨에 KO승

'슈퍼사모아' 마크 헌트가 로이 넬슨에게 KO승을 거두며 헤비급 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간의 대결이지만 타격 수준이 느껴지는 경기였다. 넬슨은 헌트의 움직임을 못 따라갔고 헌트는 기습적인 공격으로 넬슨을 괴롭혔다.

승부는 2라운드에 갈렸다. 콤비 공격이 조금씩 들어가며 우위를 점해나간 헌트는 가벼운 왼손 펀치로 넬슨을 케이지로 몰은 뒤 강한 어퍼컷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2라운드 3분만이었다.

헌트는 경기 후 "톱 10의 누구든 좋고 재대결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리스타 오브레임,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 안토니오 실바가 헌트와 맞붙은 적이 있다.

추성훈, 4연패 뒤 1승…UFC와 재계약할까?

요즘은 '사랑이 아빠'로 더 유명한 재일교포 출신 UFC 파이터 추성훈(39, 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드디어 승리했다. 2009년 UFC 데뷔전이었던 'UFC 100' 이후 무려 약 5년 만에 맛보는 승리다.

승리가 절실했기 때문일까. 이날 추성훈은 과거보다 안정된 운영을 선보였다. 방어적으로 임하다 기회가 왔을 때 몰아쳤고, 상위포지션을 잡았을 때 역시 과감한 공격보다는 유리한 자세를 유지하려는 모습이었다.

1라운드부터 우세했다. 추성훈은 유도기술을 활용한 변칙 테이크다운 이후 오랜 시간 아미르 사돌라를 눌러놓았다. 2라운드 들어 사돌라의 킥에 당황했지만, 침착히 대응하며 유리한 분위기를 이어갔고 3라운드 후반에는 상위포지션을 잡으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관심이 가는 점은 앞으로의 행보다. 추성훈은 2011년 2~3년 뒤 은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날 한 말을 고려하면 아직 은퇴할 생각이 없다. 경기 후 추성훈은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반더레이 실바와 붙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바는 최근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UFC 입사동기'강경호·임현규, 드디어 동반 승리

2012년 여름 나란히 UFC에 진출했던 강경호(27, 팀매드)와 임현규(29, KTT)가 드디어 같이 웃었다. 세 차례 같이 출전했던 지금까지는 항상 결과가 엇갈리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네 번째 출격에서 함께 승전고를 울렸다.

둘은 20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UFN 52'에 출전해 나란히 승리했다. 강경호의 판정승이나 임현규의 TKO승 전부 높은 가치의 승리였다. 이번 대회는 한일전 두 경기가 치러진 최초의 UFC 대회였기도 했다.

강경호는 일본의 신성 타나카 미치노리와 예상대로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강경호의 전진 전략이 들어맞았다. 초반 강한 공세에 당황한 타나카의 급한 테이크다운을 막아낸 강경호는 그라운드에서 백마운트를 점유하며 기분 좋게 1라운드를 마쳤다.

하지만 그래플링에 일과견이 있는 타나카도 만만치 않았다. 2라운드에 엎치락뒤치락 하던 중 상위포지션을 내주며 밀리고 말았다. 3라운드 역시 유리한 포지션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했으나 강경호가 막판에 승기를 잡았다. 결과는 2:1 판정승이었다.

임현규는 일방적으로 사토 타케노리를 꺾었다. 태클을 막아내며 타격으로 압박하던 임현규는 결국 상대의 태클에 기회를 잡았다. 넘어트리기 위해 상대가 달라붙는 순간 막아내며 강한 팔꿈치 공격을 적중시킨 것. 강력하게 넣을 수 없는 자세였음에도 사토가 충격을 입고 고꾸라졌다. 바닥으로 넘어진 사토에게 맹공을 퍼붓자 심판이 경기를 중지시켰다.

이번 승리로 강경호는 UFC에서 2승 1패(1무효), 임현규는 3승 1패를 기록했다. 타렉 사피딘에게 당한 패배 이후 건재함을 과시한 임현규와 UFC에 완전히 적응한 강경호의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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